검은 고양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9
릴케 지음, 김주연 옮김 / 민음사 / 197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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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시집은 릴케의 두 시집 [조형시집1902], [신시집1907]을 발췌하여 엮은 것이다. 릴케의 시인으로서의 생애 중 2,3기에 속하는 이 시들은 그의 생애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다. 릴케의 생애 중 제1기인 고향 프라하에서 그는 [인생과 소곡] [가신봉폐]로 시인의 삶을  시작했다.2기는 러시아 기행과 톨스토이와의 만남을 통해 종교에 눈뜨는 기간이었다. [구시집] [조형시집] [기도시집]이 이 때의 결과물이다.파리에서의 3기는 경제적 이유로 아내 클라라와 딸 룻과 떨어져 고독하게 보낸 시절이다. 당시 그는 인간 실존의 모습에 집중하고 죽음과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는 시를 썼다.4기는 두이노성과 뮈조트에서 보낸 시절로,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를 완성한다.
 

이 시집은 2기와 3기에 걸친 [말테의 수기] 이전의 릴케의 모습을 잘 보여주며, 비록 그가 목격하기는 하였으나 붙잡지는 못한 삶의 의미와 신적 존재에 대한 복합적 감정을 드러낸다. 너무도 세기말적인 당시의 유럽의 감정을 잘 반영하면서도, 릴케만의 섬세함과 어두운 진실에 대한 참담한 감정을 잘 드러내는 시집이다. 시인이란 결국 삶의 진정한 향기가 나는 곳의 냄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집요한 눈길의 [검은 고양이]와도 같은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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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05-11-0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품절?..! 이러다...품절, 절판 전문 서평자가 되시겠어요.
오랜 만에 올라온 서평 잘 읽었습니다. 요즘 릴케와 로댕을 살피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 반가웠어요.
열심히 고전을 정복하시길...
고전 완전 정복의 그 날을 향하여...!

카를 2005-11-0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어느덧 20세기초까지 왔군요
우리가 갖는 사고의 협소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믿음의 중요성에 더 놀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