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 민음사 세계시인선 38
E.디킨슨 지음, 강은교 옮김 / 민음사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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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에서 1886년까지 매사추세츠 암허스트에 살며 쓴 1700 여편의 원고를 서랍속에 감추고 소리없이 세상을 하직했던 시인이다. 첫 시집은 사후 4년만에, 그 후 간헐적으로 시집이 나오다 1894년에는 편지가, 1896년에는 세번째 시집이 출판되었다. 1914년 조카 마르타 디킨슨 비앙쉬가 [single hound]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다시 선을 보였고, 이 후 비앙쉬와 다른 옹호자들에 의해 점차 알려지게 되었다. 1955년, 시인의 사후 69년이 지나서, 그녀의 시집 3권은 Havard에서 전권 출판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Emily Dickinson은 한 위대한 미국의 여류시인으로서 재조명을 받게 된다.
 
그녀의 시는 자연이 주제가 되는 시와 죽음이 주제인 시, 그리고 그녀 자신의 실연이 주제인 시로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자연에 대한 시 또한 대부분 인생을 비유하며 낙조와 그와 어울어진 모습은 죽음을 형상화하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는 그녀의 자연에 대한 관심조차도 인간의 의미와 신적 주제에 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집은 그녀의 시들 중 테드 휴즈가 뽑은 42편을 수록한 것이다. 앞의 10여편은 자연과 죽음, 중간의 15편 정도는 죽음과 영혼불멸, 뒤의 나머지는 삶의 모습으로서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시들로 구성되어있다.
 
칼라일이 이야기한 것처럼 진정한 문인은 그 시대의 예언자이며, 현상 이상의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가 정말 그렇다. 자연의 모습 하나하나에서 인생의 모습을 발견하며, 그 의미에 한줄기 빛을 비추어준다. 같이 실린 영어원문으로 읽는 재미만큼 시인 강은교 번역의 묘미도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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