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주의와 미국문화
조지 마스든 / 생명의말씀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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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원제는  "Fundamentalism and American Culture; The Shaping of Twentieth-Century Evangelicalism: 1870-1925" 이다. 원제가  의미하듯 이 책은 20세기초(1870-1925) 복음주의의 형성 배경에 대한 글이다.  마스든은 19, 20세기 미국 기독교에서 근본주의 운동을 지나치게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에 국한시킴으로서 그 이해의 폭이 제한된다고 생각하며, 문화의 관점에서 미국 근본주의를 재구성하였다. 즉 근본주의 운동은 단순히 신학적인 면 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스든은  근본주의 이전인 1870년대 낭만주의의 영향 아래 나타난 자유주의의 도전에 대한  반응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1차대전 초기 평화주의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부인하던 전천년주의는, 전쟁을 통해 미국에 대한 충성은 야만에 대항하는 문명을 옹호하는 의무라는 견해로 급변한다. 공격하는 편에 섰을 때, 혹은 평화기에는 평화주의자이던 그들이 수비하는 전쟁에서는 전쟁을 옹호하게 된 것이다. 반정치적이던 근본주의는 1918년 전쟁이 끝날 무렵은 미국의 기독교 문명 옹호를 주요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을 만큼 애국적 성향으로 바뀌었음을 설명한다.

 근본주의는 종교적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1차 대전에 뒤이은 문화적 위기의식이 이 운동을 중요한 여러 방향으로 모양짓고 수정하였다는 것이다. 급진적인 성결운동 및 오순절 집단과는 달리 근본주의는 사회의 변두리에만 존재하기 힘들었고  문화위기에 대한 배타성과 신조의 강조의 성격을 띄게 되었다. 또한  그들의 문화적 체험은 이차적 문제 특히 정치관의 형성과 많은 관계가 있었다. 진보적인 정서의 소멸은 자유주의의 사회 복음 지지에 대한 근본주의자들의 반발과 관련된 복합적  현상이었다. 비록 조직적인 정치사상은 드러나지 않지만 근본주의자들은 보수적이고 공화적인 색채를 가졌다. 1차대전 이후 정치화는 우연이었다. 그들은 자유주의에 대한 반발로 표류하여 보수로 밀려갔다. 위로부터 물려받은 선입관과 상투적 신조에 입각하여 이슈들에 우발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근본주의는 진정한 과학은 사실에 입각하지만 진화론은 단순한 가설일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베이컨적 과학 사고의 모델과, 인식을 해석과정으로 보고자하던 칸트 이후 철학적 전통과의 패러다임적 충돌이 빚은 현상이다. 양측은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의사소통도 불가능했다. 근본주의의 연합 또한 이런 자유주의에 대한 공동전제가 있어 가능했다. 그것은 진리에 대한 지식이 최우선적인 영원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진리는 불변하고 진정한 과학과 양식에 의해 진리를 알 수 있다는 견해이다. 양식을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앙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이런 견해는 상식철학에 근거한 것이다. 근본주의는 자체의 기독교 신앙을, 진리와 도덕에 대한 19세기의 특정 미국적 사상과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 전통의 점진적 발전에 뿌리깊은 인식이 존재한 반면, 미국은 합리적 규정,새출발,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했다.이는 역사의 진화적 발전과 현재를 과거의 산물로 이해하는 가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직접적이고 초자연적인, 혹은 적어도 섭리적인 개입을 당연시하는, 성경 역사로부터 자신들의 역사를 해석해 온 미국의 체험은 성경을 역사의 렌즈를 통해 보아야 한다는 고등 비평 사상과 양립할 수 없었다.  또한 다양한 이 나라의 인종성은 쏟아져 들어오는 새로운 견해를 받아들이기보다 퇴행적으로 고착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했다. 복음주의자로 특히 미국적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내 신앙의 한부분 한부분을 마치 배를 열고 장기를 꺼내어보듯 보게 된 것이다. 마스든의 논조가 결코 이런 신앙에 대해 따뜻하지는 않지만,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본질과 미국 문화적 영향을 갈라서 생각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틀을 제공한데서 이 책이 나에게 갖는 특별한 의의가 있다.  

Fundamentalism and American Culture (Galaxy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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