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영한대역문고 56
헨리 입센 지음, 시사영어사 편집부 엮음 / 와이비엠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사실 충격적이었죠. 노라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준 정말 몰랐거든요(한숨)

저 나름대론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었다니깐요...

물론 제가 그날 좀 심했다는건 알아요. 내 자식을 기를 자격이 없다는둥. 남남처럼 이야기한건 사실이니깐요

하지만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자기가 쌓아올린 지위가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리게 생겼는데 좀 제 정신이 아닐수도 있쟎아요?

처음엔 억울하고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나쁜 남편이라 욕하는게 화가 나고 그랬었죠. 하지만 그러다가 노라가 한 말들을 곰곰 생각하게 됐죠. 그 날은 내 머리론 도저히 그 말들을 이해할 수가 없더라구요...

이젠 좀 알것도 같아요. 노라가 무슨 말을 한건지...그녀는 제가 자기를 내 인생에 도구로 사용한데 화가 난거죠. 그녀가 나의 인형? 장난감? 저도 실은 그 사실을 그때까지 몰랐어요. 사랑스러워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좋고...(눈물)

하지만, 사실 그건 사랑이 아니었던거였어요, 제 주위 친구들도 다 그렇게들 살죠. 제가 어떻게 그게 잘못인지 알았겠어요. 남들도 다 그러는데...그리곤 다들... 먹고살만하니 권태다 황혼이혼이다 그렇게 치부해 버리죠. 저는 노라에게 처음 배운 셈이에요. 알고보면 직장이나 친구관계 심지어 형제 부모자식 관계까지 요즘 다 그렇잖아요...이 세상이 다 그렇게 살벌하게들 움직이는데 유독 부부관계만 인간적일수가 있겠어요...정말 저 자신도 제가 그녀를 그렇게 대하는게 얼마나 잘못인지는 잘 알아차리지 못했었죠.

글쎄요. 다시 시작한다구요? 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노라가 떠날땐 그녀가 돌아오면 언제든 그녀를 맞아준다고 했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아직 제가 준비가 안됐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과연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양반? 사실 아이들에게나 아내에게 그들 자신에 대한 깊은 애정, 저를 위한 애정 말고요..아직 자신이 없어요. 해본 적이 있나 싶기도 하구요...

(눈물을 닦는다) 하지만  해 봐야겠죠. 누구나 처음부터 할줄 아는건 아니겠죠... 하지만 노라에게 달렸죠.그녀가 결정할 일이니까요. 누군가 먼저 이런 사실을 내게 알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돌이켜보면 노라가 말한 [놀랄만한 굉장한 일]은 저에게나 노라에게나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해요...옛날의 노라와 저의 관계라는건 당하는 노라에게나 멋도 몰랐던 저에게나 진정한 행복, 사람과 사람이 서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존경과 희생이 있는 건 아니었잖아요? 그만합시다.  부디 제 얘기가 다른분들께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