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시공간성
프란시스 쉐퍼 / 생명의말씀사 / 197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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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쉐퍼의 이 책은 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의 역사성이 현대인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한 책이다. 창조에서 타락과 분리, 그리고 아브라함의 약속에 이르기까지 각 계시들이 갖는 의미와 인생의 해답됨을 보여주고 있다. 

쉐퍼에게 있어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있는 현대인의 철학적 고뇌는 무의미, 부조리, 무가치 혹은 이성적 가치, 자기정의적 가치이다. 근대 서양철학 500년에 도달한 이성적 결론이 젊은이들에게 준 삶에 대한 환멸과 혼란과 공허함. 그는 창세기를 통해, 그 해답으로서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떻게 나타나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읽는 라이프니쯔의 철학적 신관(神觀)은 옳은 이야기 같으면서도 답답함을 주는 무언가가 있었다.[깡디드]의 볼테르가 사람을 잘 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 책을 보면서 이런 갈증에 대한 시원한 해갈과 같은 즐거움을 느꼈다. 물론 전에 읽을때 깨닫지 못한 쉐퍼의 말상대를 아는데는 여러 서양철학의 책들이 도움이 되었지만... 타락과 그로 인한 왜곡의 세계. 그것이 거기에 있었다.

개인적으론 선함에 대한 뉘우침이 있었다. 선하게 창조하셨으나 망가진 형상으로 그에 만족하고 사는 삶에 대한 반성. 이렇게 사는게 너무 [자연]스러운데...그런데 창조의 원래 있었던 조화와 하나님의 시선은 나에게 선하지 않다는 것과 선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길이 내게 있지 않음도.

또 한편으로 뒷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 든 것은 창세기가 정의하는 인간이다. 하나님의 형상이며 무한한 가치를 지닌 존재들. 그들을 존귀히 생각하며 두려워해야 할 대상으로 가르치는 철학과 세계관은 성경 이외에는 어디도 없다. 그러니 내가 다른 사람을 가볍게 생각하고 대상화 시키는 것도 무린 아니지만.... 성경은 내가 틀렸다고 그들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셨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의 맘 아프게 하는 사람을 만날 때, 이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기도가 절로 나온다. 운전할 때 적용할 걸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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