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세>의 원전에 대해 

근래에 와서 인간 파스칼에 대한 연구 못지 않게 <팡세>의 원전에 대한 연구가 크게 진전을 보여, 파스칼의 자필초고의 해독이나 어구의 교정이 거의 완벽에 가까울 만큼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파스칼을 연구한 사람들을 괴롭혀 온 <팡세>의 편찬방법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이 밝혀졌다.


       파스칼이 죽은 직후에 발견된 초고가 단편적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한권의 책으로 출판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처음으로 <팡세>를 출판한 포르 르와얄 판 간행 위원회에서 많은 논의를 거듭했지만, 결국 위원회가 채택한 것은, 많은  초고 중에서 비교적 명료하고 완성된 것을 골라 같은 주제에 관한 것을 동일한 제목 아래 정리하고, 그 밖의 별로 명료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미비한 것은 모두 삭제하는 방법이었다.


       그리하여 이 포르 르와얄 판은 1670년 파리에서 간행된 후 1761년 마지막 판에 이르기까지 거의 개정되지 않았다.  18세기 말옆에 와서 포르 르와얄 판의 분류를 무시한 새로운 <팡세>가 몇 가지 나왔으나 편찬 방법에는 다른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그 후 반 세기가 지나 지금까지 간행된 <팡세>와 파스칼의 자필 초고 사에에 어구상 차이가 있는 것을 지적하고, 원전 비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후로, 파스칼의 연구가들은 직접 초고 원문의 충실한 재현에 힘써, 1844년부터 1897년 사이에 다섯 종류의 <팡세>가 출판되었다.  또한 이 책 첫머리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1904년에는 브랑슈비크가 19세기에 있었던 운전비평의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팡세>를 내놓았는데, 그는 초고 원본과 사본에 있는 <팡세>의 단장을 모두 수록했다.  그는 출처가 분명한 단장을 내용에 따라 14개의 주제 아래 정리하여 편찬하는 방법을  채용했다.  이 <팡세>에는 내용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단장들이 서로 한군데로 몰려있기 때문에, 20세기 전반에 널리 유포되어 오늘날 <팡세>의 장구를 인용할 때의 번호는 일반적으로 브랑슈비크 판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 후에도 1925년부터 1947년 사이에 각각 특색있는 몇가지 새로운 <팡세>가 출판되었는데, 주로 제 1일 사본의 분류에 따라 <팡세>의 신판을 편찬하고, 파스칼 자필의 초고에서 지워 버린 곳이나 다시 쓴 것, 또는 가필한 곳을 활자로 구별하고 있다.  그리하여 초고의 해독이 정확하고 교정이 엄정한 점에서 <팡세>의 원전 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팡세>의 초고 원본은 파리의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여기 포함되어 있는 초고의 대부분은 물론 파스칼 자신이 직접 쓴 것이지만, 다른 사람의 필적이 약간 섞여 있고, 후에 파스칼 자신이 부분적으로 가필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제 1 사본도 1795년에 파리의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었다.  이 제 1 사본과 초고 원본을 비교해   보면 구성의 순서가 다르고 또 수록한 단장도 모두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제 1 사본 이외에 제 2 사본도 파리의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이것은 제 1 사본이 작성된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초고에서 배낀 것으로 보인다.  구성순서는 제 1 사본과 다르지만, 단장의 수는 후에 다른 사람이 추가한 것을 제외하면 제 1 사본과 거의 같다.


       그리하여 근래에 와서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팡세>를 편찬하기 위해 세가지 원전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즉 초고 원본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판독한 것을 토대로 하여 제 1 사본의 순서대로 단장을 배열하고, 제 1 사본에 빠진 초고 원본 중의 단장을 거기에 추가하고, 다시 제 2 사본에 따라 단장을 보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출처 http://www.peaceone.net/frame.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