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프랑스아 자콥, 이정희 옮김 / 궁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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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수아 쟈콥이 이 책에서 다루고 싶어하는 것은 [생물학과 인간의 한계]이다.

그는 생물학적 지식의 적용이 가져온 수많은 재앙을 인정하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생물학에 대한 지식의 추구만은 멈추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재앙은 잘못된 적용에 있는 것이지 지식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간이 무지 안에 갇히게 된다면 더 큰 재앙을 초래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과학이 발달할수록 얼마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영역이 넓은지 깨달아가는 존재이다. 자신의 무지가 깨어질때 인간은 그 탐구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점점더 커져가는 그 엄청난 파괴력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쟈콥의 주장에서 우리의 생물학이라는 것이 무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깨닫는다. 과학을 통한 인간존재의 탐구... [과학이 인간의 존재를 대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생각은 언뜻 걸리버 여행기의 래가도 아카데미의 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과학은 인간의 존재를 대답할 수 없다는걸 너무나 잘 알던 시대의 비웃음거리가 이제는 우리의 연구 동기가 되어가고 있는건 아닌지...혹 17세기에 데카르트에게서 시작되었던 지식에 대한 명료한 접근의 방법론이, 神부재의 시대에 목적론으로 뒤바뀌어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에게 생물학은 존재를 답하기 위함이 아닌 존재의 복지를 위한 것일 때 더 의미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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