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론 - 하나님의 도성
성아우구스티누스 지음, 조호연 외 옮김 / 현대지성사 / 1997년 12월
평점 :
절판


그의 고백록이 [신적 개입에 의한 개인의 변화에 대한 인식적 틀]를 보여준다면, 신국론은 [사회현상 해석의 구속사적 틀]을 제시한다.

1. 하나님의 통치와 나의나라

먼저 이런 구분의 근저에 있는 [관계]의 측면이 그 기준으로 제시된다. 나의 욕심과 권력욕, 나의 판단과 힘, 경험을 위주로 하는 인간의 영역인 나의 나라(하나님과 무관하다고 주장되는 영역]과 하나님의 계시와 역사에 대한 계획에 따르며, 그분의 성품, 자녀로서의 위치, 동료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실천, 봉사로 대표되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창조자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의 관계)가 있다.

2. 현실의 하나님나라와 종말의 이해

그 나라는 아직 오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나타난 이스라엘과 교회 모두 불완전하고 잠정적이며 섞여져 있다. 즉 관념적 하나님의 나라의 순수성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래의 실현은 역사에 예고되어있으며 결코 위험한 종말론의 안전장치로서 내세(죽은 후에 천국가는 것)로 밀어버릴 수 없는 확고한 약속으로, 미래라는 시간 안에 제시되어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이런한 직선적 역사관은 로마적 사고와 무관한 히브리적 성경의 역사관이었으며, 로크가 설명한 대로 역사의 출발이라는 것을 상정한 인간의 사고의 틀안에 영원에 대한 인식과 함께 직선적 진행으로서의 역사철학이 서양역사관을 결정짓게 된 계기가 된다.

3. 서양사상의 변화

결국 처음으로 역사에 대한 철학적 틀을 형성한다.  고대의 회귀적 연속(succession)의 단편들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에서 그 극단까지의 영원을 보여주는 역사관으로 바뀌어진다. 이런 거시적 역사관은 국가와 인간의 의미에 대한 철폐를 의미하며, 이후 역사철학과 발전이라는 주제의(헤르더와 헤겔) 틀을 만들어낸다.

또한, 그의 이 책을 통해 인간론의 기저에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에 나타난 이성적 우월에 의한 인간구분이 아닌, 인간이해의 근저에 근본적 타락과 형상의 왜곡에 의한 비참과 허무와 권태(팡세)를 보여주며, 이성의 한계와 신적 계시의 절대적 필요를 기본적 전제로 삼게 된다. 심지어 데카르트와 로크조차도 기본적으로 이성에 대한 이런 전제에서 출발한다.

종교라는 주제에 대해선는 인간이성의 한계너머를 정념적으로 형상화한 것이 아닌 명확한 로고스적 명증에 의해 이끌어지는 계시적인 것이 된다. 또한 기억속에서 하나님의 인도를 찾는 고백론에서 보듯 종교는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찾아오시는 것이 되며, 각 개인은 기억과 경험을 반추(reflecction)하고 형상화하며 계시의 말씀에 비추어 해석하여 자신을 발견케 된다.

이 책을 건너뛰고, 서양의 역사철학과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논의로 넘어가긴 다소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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