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전집 1 - 시
정지용 지음 / 민음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2011년 8월 옥천을 다녀와서

정지용은 1902년 음력 5월 15일 충북 옥천 청석교 바로 옆 촌가에서 한약상을 경영하던 부친의 큰아들로 태어났다. 본격적인 작품활동은 일본 도지샤대학 재학시절에 시작되었다. 1929년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한 뒤 휘문고보 영어교사로 부임하고 <시문학>지 동인, [카토릭 청년]편집인, [문장]지의 추천위원으로 문학계에 몸담아왔다. 해방후 휘문고보에서, 이화여자대학교 문과과장으로 옮겼고, 6. 25. 당시 월북 혹은 납북되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2001년 이산가족 상봉시 북한의 셋째아들도 그를 상봉대상자로 올려 그가 북한에도 산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혹은 그가 납치되어 북으로 옮겨지던중 1950년 9월 25일 폭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한다. 

그의 이런 인생여정은 그의 시에 반영되어있다. 정지용의 시를 연대순으로 묶은 이 시집으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스물 다섯살의 카페 프란스, 그리워. 26세의 바다, 향수, 발열, 말, 태극선. 29세의 유리창. 31세의 바람, 봄, 고향[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의 서정적 시세계로부터, 32세의 갈릴레아 바다[주를 다만 깨움으로 그들의 신덕은 복되도다]의 신앙고백을 거쳐, 35세이후 유선애상(流線哀像), 파라솔, 폭포[산골에서 자란 물도 돌벼람박 낭떨어지에서 겁이 난다.]의 은유와 의인화, 이후 옥류동, 구성동의 자연묘사. 40세의 도굴, 예장, 호랑나븨에 나타나는 사건취재적 시에 이르는 그의 청년기로부터 장년기까지의 변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시는 가장 아름다운 한국 현대문학의 꽃봉우리로 여겨진다. 구절구절 우리말로만 표현될수 있는 아름다운 소리들과 그 정경들이 드러나고 이제 우리는 시라는 방법으로 우리의 깊은 서정과 귓가를 스치는 바람까지도 잡을 수 있게 된다. 그의 위대한 시는 우리네 아픈 일제 침략과 분단 전쟁의 역사만큼이나 참혹하게 찢겨져와서 더욱 가슴 시리다. 너무 오랜 시간 분단된 나라의 틈바구니에 끼어 그의 싯구들은 숨겨져 있었고 가르쳐지지 못하여 왔다. 이제 좋은 현대어 서술과 시어 해석을 통해 그의 시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친숙해질 일만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그러면 그는 우리의 척박한 뿌리없는 정서와 우리 소리에 대한 사랑을 살찌우고 열매맺게 할 비옥한 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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