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 1 - 아이스킬로스ㆍ소포클레스 편
아이스킬로스ㆍ소포클레스 지음, 조우현 외 옮김 / 현암사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3부작이 실려있다.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그리스 비극의 전형을 보여준다. 아가멤논은 아르고스의 왕이다. 그는 트로이의 승전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 변절한 아내 클리타이메스트라와 그 정부 아이기스토스는 그를 살해하고 만다. 백전노장 아킬레우스와 눈을 번뜩이며 꾸짖던 이 영웅은 전쟁터보다 위험한 곳이 자기 집임을 알지 못했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는 이들을 모두 살해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지만 에우메니데스 복수의 여신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끊임없는 복수와 죽음의 연속. 결국 아폴론의 비호와 아테네의 중재로 복수의 여신은 오레스테스를 용서하며 끝맺는다.

사실 아가멤논의 죽음도 복수로 인한 것이다.  자기 딸을 죽인것에 대한 아내의 복수, 아이기스토스는 그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아가멤논을 죽인거다. 또 그 위로는 아가멤논 아버지 아트레우스와 아이기스토스의 아버지 티에스테스의 원한이 맺혀있다. 복수는 인간이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이며 인간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가보다.

우리의 시대 또한 피의 복수의 연속이다. 미국은 또 이라크에 원한의 씨를 뿌렸다. 후세인의 아들의 주검은 세계 방송에 공개됐다. 포로들은 두고두고 원한이 맺힐 모욕을 당했고, 이제 이라크인들의 피가 끓어오른다.  참수당한 미국인, 또 원한들...그전은 9.11이 있었고 그전은 걸프전, 팔레스타인, 중동전쟁, 그전은 이스라엘 건국, 그전은 예루살렘 학살, 그전은 가나안 정벌이 있었다. 누가 복수의 여신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복수할 삼족을 멸해 복수의 씨를 아예 제거하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용서를 시작할 것인가? 폭격당한 아프카니스탄도, 학살당한 쿠르드족도, 누구 자식인지 모르는 아이를 키우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부모들도 지난하게 계속되어온 원한에서 벗어나올 수 없는 굴레에 갇히고 말았다. 우리도 이 일을 시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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