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요약 및 평가

1) 요 약
  실존주의의 관점에 의하면 인간으로서 우리는 자기인식의 능력을 갖고 있다. 자기인식이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반성하고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탁월한 능력이다. 자유와 책임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 또 다른 기본 특성인 실존적 불안을 야기시킨다. 우리가 그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또는 이런 자유에 대한 반성을 아무리 피해 보려고 하지만 우리는 자유롭다. 비록 그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선택을 하여야만 한다는 인식은 우리를 불안으로 이끈다. 이 불안은 우리가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에 직면할 때 가장 고조된다. 그러나 죽음은 피하지 못할 숙명이라는 사실에 직면함으로써 우리는 현재의 순간이 의미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과제를 수행할 시간을 결코 영원히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기 때문이다.우리의 과제는 의미있고 목적있는 삶을 창조하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참신한 목표를 추구하고 삶에 의미를 주는 가치를 추구할 때 고유하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선택을 해야만 하는 자유와 헌신을 통해 발달된다.


  실존치료는 인간관계에 중점을 둔다. 이것은 내담자의 성장은 순수한 관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보며 여러 가지 다른 치료법에서 빌려 온 기법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내담자와 치료자의 관계의  질(quality)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접근법은 기본적으로 치료의 목표, 인간존재의 기본 조건 그리고 내담자와 치료자가 함께 하는 여행으로서의 치료 등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치료자는 특수한 기법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접근법에서 기법을 빌려 올 수 있다. 

 

2) 실존적 접근법의 공헌
  실존적 접근법은 인간에 초점을 두며 최고의 수준에서 인간을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형성해 가는 존재이며 끊임없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성취시켜 가는 존재임을 보여 준다. 실존적 접근법은 인간실존, 즉 자기인식과 자유에 초점을 둔다. 실존주의 학자들은 죽음을 두려운 운명적 전망이 아닌 긍정적 전망으로 제시하였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에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들은 불안, 죄의식, 좌절, 고독, 그리고 소외를 이해하는 데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나의 판단으로는 실존적 접근법의 중요한 기여의 하나는 치료관계에서 인간관계의 질을 강조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접근법은 심리치료를 기계적 과정으로 만듦으로써 심리치료를 비인간화시키는 기회를 줄이게 했다. 또한 나는 실존요법에 내재한 철학이 매우 흥미로움믈 알게 되었다. 나는 특히 자각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과 능력을 강조한 점에 마음이 끌린다. 내 관점으로는 이런 전망은 심리치료의 실제에 개별적이고 독특한 유형을 만드는 심원한 철학적 기저를 제공해 준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 자체가 현대인의 핵심적 갈등을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존적 신념은 임상가들에게 그들의 이론적 성향에 관계없이 무언가를 준다. "실존적 접근법은 치료자에게 훈련되지 못한 쓸모없는 허가증을 주는" 이론이라는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얄롬은 "'실존적 접근법은 다른 접근법만큼 합리적이고 일관적이며 체계적인 것으로 가치이고 효율적인 심리치료의 틀(paradigm)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나아가 그는 실존적 접근법은 치료자에게 일련의 임상적 통계자료들을 설명하는 체계를 제공해 주고 체계과정의 체계적 전략을 구성하는 체계를 제공해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 모형이 다음과 같은 이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이론은 알뜰하고(극히 기본적인 가정만 설정하고 있음)접근하기 쉽다(이 가정들은 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는 자료에 기초하기 때문에). 그리고 인간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는 모형이다. 그러나 얄롬은 이것을 확고한 이론적 틀(the paradigm)로 보기보다 그냥 하나의 이론적 틀(a paradigm)로 간주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전부 유용한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치료자들이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의 치료자들이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이다. 나는 그의 관점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인간존재는 너무 복합적이어서 하나의 방법을 통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존적 접근법을 갖고 활동하는 학자이면서 임상가인 부겐탈(Bugental, 1978)은 이접근법이 효과가 좋은 유일한 접근법은 아니지만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할 수 있는 어떤 유일한 접근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 는다. 보편성을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거나 순진하게 느껴진다. 많은 이론적 체계들은 유용하지만 인간존재는 너무 다양하고 복합적이고 알 수 없기 때문에 궁극적인 심리치료법이 제시될 수 없다. 아니 존재한다고도 말할 수 없다.


  실존적 접근법에 가장 적합한 문제는 무엇인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이 치료에 가장 적합한가? 가장 좋은 경우는 인간의 성장을 향한 유용한 선택과 통로에 초점을 두는 경우이다. 아주 짧은 상담에서도 실존치료는 내담자가 개인적 책임을 가정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일을 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자각을 확대하도록 하는 일에 초점을 둔다. 발달적 위기와 싸우는 내담자에게 실존치료는 특히 유용하다(May & Yalom, 1984).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결정적 전환점의 예로 청소년의 자아정체감확립을 위한 투쟁이 있다. 중년기의 실의와 싸우는 몸부림이 있다. 집을 더나 적용하려는 아동의 투쟁도 있고 직업과 결혼에서의 실패에 대처하려는 성인 초기의 몸부림도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듦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적 과점은 개인이나 집단상담에 적절히 적용할수 있으며 이 기본 개념은 다른 치료로부터 빌려온 기본의도는 이 기본 개념과 주제를 모든 학파의 치료기법과 통합시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통합이 분명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3)실존적 접근법의 한계와 평가
  이 접근법에 대한 중요한 평가는 이 접근법이 심리치료의 원리와 실제에서 체계적 전술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법론에서 엄격함을 결여한 점과 신비적인 언어와 개념들을 사용한 점이 비판받고 있으며, 과학적 접근법에 대한 반동에 기초한 일시적 변덕이라는 비판도 있다. 실증적인 연구에 기초한 상담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치료의 개념들이 실증적이어야 하고 정의가 조작적이어야 하며 가설은 검증될 수 있어야 하고 치료의 실제는 치료의 과정이나 실제 모두에서 연구결과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메이(1958)는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의 실존주의적 운동은 보다 경험적인 실행에서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과학적 방법은 통계자료를 정당화하려는 것 뿐만 아니라 내담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드러내려고 하기보다는 감추려고 하였다. 실존적 접근법은 선입견으로 내담자를 보거나 또는 좋아하는 이미지로 만들려는 경향에 반대하는 운동이다. 이런 점에서 이 접근법은 넓은 의미에서 과학적 전통의 입장에 선다.


  실존적 태도를 견지하는 일부 치료자들은 그들의 치료유형을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 대화적 만남(dialogic encounter), 자발성(authenicity), 그리고 세계 내의 존재(being in the world)라는 모호하고 일반적인 용어로 기술한다. 이런 식의 명확성의 결여로 때로는 혼동이 생기고 실조치료의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연구를 하기가 어렵게 된다.


  또 다른 기본적인 한계는 이 접근법의 용어의 대부분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실제 치료에 적용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키에르케고르, 니체,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의 실존주의 이론가들은 상담자나 치료자를 위해 그들의 이론을 만든 것이 아니다. 철학적인 성향이 없는 초심자나 발전도상에 있는 치료자들은 실존적 개념들의 대부분이 공허하고 교묘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철학에 익숙한 상담자들도 때로는 이것을 치료에 적용할 때 당황해 한다. 이미 살펴온 바와 같이 이 접근법은 내담자를 먼저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기법을 적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실존적 접근법 본래의 기법이 없다는 사실은 치료자가 자신의 창조적인 치료절차를 발달시키거나 다른 학파의 기법을 빌어다 쓰도록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 접근법은 인간을 사회적, 심리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기능하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지만, 낮은 수준에 있는 사람이나 위기에 있는 사람 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되고 있다. 자유와 책임에 대해 실존주의자들의 강조는 무감각하거나 미숙할 수 있다. 또한 철학적 통찰도 어떤 내담자들에게는 그들의 능력을 넘어선 것이다. 따라서 실존적 접근법은 장애가 심한 사람에게는 부적절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라잉(Laing, 195)은 실존적 관점이 정신병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지적하였다. 라잉의 긍정적 결과는 실존적 성향을 지닌 치료자는 모든 종류의 사람들과 잘지낼 수 있다는 것과, 내담자의 고유한 성격에 맞는 능동적이고 지시적인 중재방법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6. 반성과 논의를 위한 질문들

(1) 개인적인 자유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의 당신은 선택의 결과라고 믿는가 아니면 환경의 산물이라고 믿는가?


(2) 당신의 삶에서 결정적 전환점들을 생각해 볼 때 무엇이 현재의 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나타나는가?


(3) 자유를 인정하고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자유와 책임으로부터 도피하려고 하는가?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해 안일하게 지내기 위해 지율성을 포기하려고 하는가?


(4) 근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각기 혼자라는 데 동의하는가?  그런 사실이 상담에 어떤 의미를 주는 가? 어떤 방법으로 혼자라는 경험을 회피하였는가?


(5) 불안의 경험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 불안은 자신이 선택해야만 한다는 생각, 혼자라는 인식, 죽어야 할 운명이라는 사실의 자각, 그리고 삶에서 자신의 의미와 목적을 창조해야 한다는 자각의 결과에서 온 것은 아닌가? 자신의 삶에서 불안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6) 만일 죽음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삶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7) 삶에서 가장 가치있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들이 없으면 삶은 어떻게 되겠는가? 삶에 의미와 목적을 주는 것을 무엇인가?


(8) "실존적 공허"(existnetial vacuum)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때로 삶이 실체, 깊이 그리고 의미가 없음을 경험하는가? 이러 허무감을 경험하는 것은 무엇과 같으며 어떻게 거기에 대처하는가?


(9) 내담자와 치료자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실존적 관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느 정도까지 내담자와 미지의 영역으로 치료여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삶에 도전하고 삶을 변화시키려고 하는가?

 

7. 읽을 만한 보충교재들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저술들은 대부분 너무 기교적이고 모호해서 상당한 철학적 배경이 없으면 읽기 어렵다. 그러나 이 깊이 있는 사상가들의 글은 이 방면에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명문들이다. 이런 명문 중 두 가지는 "도스토에프스키에서 사르트르까지의 실존주의"(Kaufmann, 1975)와 "실존주의"(Solomon, 1974)이다.


  내가 실존적 심리치료의 근원으로 추천하고 싶은 글은 "실존적 심리치료"(Yalom, 1980)이다. 이 책은 실존적 정신의학에 대한 최초의 포괄적인 교과서이다. 작가는 자신의 임상경험과 문헌에서 인간존재의 네 가지 관심사에 초점을 둔 역동적 치료법을 만들었다. 네 가지 관심사인 죽음, 자유, 고립 그리고 무의미성이 많은 임상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실존적 관점을 미국사회에 도입한 주요 인물의 하나는 메이(May)이다. 그의 최근의 저서 <<자유와 운명>>(1981)에서 그는 선택, 운명, 자유와 불안, 죽음과 삶의 의미, 삶의 소생, 절망과 기쁨등과 같은 인간사로부터 심리치료의 실행을 위한 의미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것은 가장 중요한 책이며 우리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