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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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차 대전은 세계의 중심축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바야흐로 미국은 돈이 되는 곳이었다. 10-20년 전의 한국이나 요즘 중국이 그렇듯 머리 잘 굴리고 배포만 있으면 대박이 있었던 시절, [위대해질 수 있는] 시대였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불안정이 낳은 환경이다.

그가 위대한, 선망의 대상이 되고자 했던 이유는 하잘 것 없는 사랑놀음 때문이었다. 상대는 가볍게 생각하지만 자기 혼자 몰두하는 사랑, 그것이 그가 위대하고자 하는 이유였다. 막상 사람들이 본 것은 그의 그런 숨은 열정을 모르는 껍질 뿐...화려한 파티와 신비적 이미지의 사교계의 거물에 대한 덧씌워진 이미지들. 사람들은 여전히 이런 이미지들에 흥분한다. 그것은 신흥 자본주의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천박한 시대정신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겉이 아닌 속의 다른 개츠비는 이 사랑으로 인해 위대한가? 지치지 않는 사랑의 집착.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고마워해주는 이 없는 죽음. 그것이 인생이다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뭔가가 나올 줄 알았던 신비한 인물의 속내, 그것이 우리네 삶과 같은 천박하고 유치한 집착과 미성숙이라면...인생의 대단한 것 같은 이상들과 이념, 그리고 환상적인 로맨틱이 들추어보면 구리구리해진다는 건 우리가 매일 겪는 일상이다.

삶은 우리에게 바다건너 깜빡이는 그 불빛을 불나방처럼 찾아 들었다가 그것이 아니라고 깨닫고 다른 불빛을 좇기에는 너무 짧다. 아예 한번 살고 갈 바에야 처음 노렸던 것, 성공, 부 , 사랑, 명예, 어떤 이름의 상(prize)이나 지위, 그리로 올인하는게 결국 삶의 진실일까? 위대해지고자 했고 그렇게 보였던, 멋쟁이 신비의 인물은 사랑 아니면 집착을 위해 올인한다. 위대하다. 저것도 하나의 선택이지...푯대 없는, 인생이란 항해의 도착지는 어차피 없는 거라 생각한다면 말이다. 또 한편으론 측은하다. 올인하는 대상이 개츠비라는 연약한 한 사람보다 위대하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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