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처럼 재미있는 곰브리치 세계사 1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이내금 옮김 / 자작나무(송학)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곰브리치 세계사는 그의 20대 후반에 씌여진 책이다. 그런 나이에 이런 책을 쓸 수 있다니 그 식견과 지식의 양, 그것을 엮는 실력이 놀랍다. 특히 내게 있어 그의 일관(一貫)하는 능력은 그의 종교에 대한 설명에 두드러진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몸담고 타종교에 대해서도 공부하지만 그의 책에서와 같이 정확히 각 종교의 특징과 목표를 짧은 글로 잘 설명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1. 곰브리치가 설명하는 불교  

불교가 설명하는 모든 괴로움으로부터의 구원이란, 바로 우리가 스스로를 괴로움으로부터 구하고 싶으면 우리 자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괴로움은 자신의 욕심에서 오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여러 해동안 노력하여 이 욕심을 다스리면 자기가 원하는 것 이상은 바라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 세상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단계는 결국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면의 평온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을때 느낄 수 있는 커다랗고 고요한 행복감. 그리고 자신이 욕망의 주인이 되면 죽은 다음에도 더 이상 인간세상에 태어나지 않는다.욕망도 없고 번민도 없는 무, 니르바나.  이 길은 중도中道에 있다. 쓸데없는 자기학대(힌두)와 지각없는 안이함(세속) 사이에서 구원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올바른 말과 행동, 생활, 올바른 노력과 의식, 사색의 방법으로.(팔정도)

2. 유교 

유교의 목표는 더불어 사는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살아가는데 외형적인 것들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외형이 갖추어지면 생각이 따라온다. 수천년 동안 지켜온 예절이나 관습에는 심오한 뜻이 들어있다.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아도 예의범절로 모든 일이 저절로 잘 이루어지는 인간관계가 생겨난다. 인간은 선한 마음을 타고나므로 그것을 잘 지켜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이 수행을 방법이다. 가족에서 이것은 시작되고 부모에게 잘 하는 자가 다른 사람에도 나라의 법률도 잘 지키게 됨에 이르는 것이다.  

3. 도교 

세상 모든 것에는 하나의 위대한 법칙인 도가 존재한다. 인간은 불안함, 바쁜 계획과 궁리, 제물바치기와 기도하느라 이 도가 자기에게 다가와 작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게 하고 살고 있을 뿐이다.사람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것.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 때서야 비로소 모든 일은 자연스레 도로 통한다.

4. 기독교 

사람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이며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하며 그 앞에서 모두가 죄인인 우리를 긍휼히 여기신다. 죄인인 우리는 정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으로 구원받는다. 구원 얻은 자는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시고 우리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큰 사랑을 알게 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풀듯이 우리도 똑같이 주위사람과 모르는 사람에게도 베풀며 산다. 심령이 가난한 자나 슬픔과 고통을 당하는 자 박해받는 사람들 모두가 불행을 당함에도 도리어 복된 것은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그 자녀를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시며 이런 사람들이 곧 그 자녀들인 표지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역사는 어쩌면 인간이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로 인해 빚어지지 소소한 일들의 연속으로 바라볼 때만 뜻이 통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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