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목소리로 - 동녘선서 75 동녘선서 75
캐롤 길리건 지음, 허란주 옮김 / 동녘 / 199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여성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씌어진 여성 심리발달의 새로운 해석이다. 길리건은 기존의 남성에 대한 관찰에 기초한 심리발달 이론이 여성의 심리이해에 사용되는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자신의 상담에 기초한 여성발달의 심리학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성차별의 뿌리에 심리학 이론들이 자리잡고 있음을 지적한다. 심리발달상 여성이 미숙하다는 기존의 이론. 이것은 여성의 생태적 열등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논리의 밑바탕에는 남성의 잣대로 여성을 측정하는 모순이 존제한다는 것이다.  

남성의 발달이 권리와 독립의 과정이라면 여성의 발달은 책임과 보살핌의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 도덕의 발단단계는 남성과 달리 1) 자기 생존 확보에서 2) 모성과 연결된 보살핌-순응과 불평등 수납-과정을 거쳐 3) 타아와 자아의 모두에 유익-인간관계 상호성, 이기심과 책임 대립 해소-을 취하는 단계로 이행한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1)에서 2) 전이기는 타인의 판단을 의식하여 그것을 받아들이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려하지 않음이고, 2)에서 3) 전이기는 "이기적" 인 것이 모두 나쁜 것이 아니라는 자기자신의 주관적 시선을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은 이런 발달을 통해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이며 소중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단도직입적이고 솔직할 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길리건의 이런 이론의 뛰어난 점은 이 이론이 여성발달 설명에 그치지 않고 양성의 발달의 상호보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 있다. 결국 독립적인 투사형의 남성들이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이유가 여성발달에서는 2단계에 속하는 보살핌과  이미 성취한 자신의 독립성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며, 여성은 도리어 이미 성취한 보살핌의 능력을 독립확보로 조화시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남성은 독립에서 인간연결로, 여성은 보살핌과 애착에서 독립과 진실대면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 것이다.이런 두 도덕관의 상호보완은 여성과 남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할 뿐 아니라. 각자 자기 안에서도 어느 정도 발달해 주어야 자신도 행복하고 상대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옳다라는 것이 결국 법률이나 규율적 내규가 아닌, 인간관계에 권리와 함께 책임과 보살핌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 즉 인식론적으로는 지식이라는 것이 기존의 이데아를 형식이 찾아가는 과정으로보는 그리스적 이원론 아닌,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획득된다는 신약성서적 관점으로의 변화는 우리 시대 여성문제 뿐 아니라 계층과 나이, 인종, 고용관계를 넘어서는 하나의 패러다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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