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서설 -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현복 옮김 / 문예출판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방법서설]과 그 내용의 자세한 설명에 해당하는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이 묶어진 책이다. [...규칙들]은 1628년 파리에서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애초에 1장은(1-12규칙)은 정신훈련의 예비방법, 2장은(13-21규칙) [완전하게 이해된 문제], 즉, 찾고자 하는 것이 그 발견을 인식할 수 있고, 연역의 출발을 알고 있으며, 이 둘의 관계가 서로 의존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방법적으로 어떻게 이끌어가는가를 논한 것이다. 3장은 [불완전하게 이해된 문제]의 해결방식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18규칙까지만 자세한 토가 달리고 19-21규칙은 규칙만 나열되고 3장은 기술되지 않은 미완성으로 남고 말았다.

[방법서설]은 사실 [규칙들]의 적용인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 있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서설, 그리고 이 방법에 관한 에세이들인 굴절광학, 기상학 및 기하학] 중 방법론 부분인 것이다. 규칙들이 요약되어 있고 적용을 위한 논의들이 진행되므로 사실 [규칙들]을 이해해야만 올바른 접근이 가능하다. 이 책의 미덕은 여태껏 미완이라는 이유로 빠져있던 [규칙들]을 방법서설 앞에 실어 진정한 이해를 가능케 한 점이다.

데카르트의 방법은 첫째, 인식가능한 것만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둘째,대상에 대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거나 확실히 연역되는 것만을 고찰한다는 것이다. 셋째, 단순화된 이 주제에 대해 쭉 연결되는 생각의 프로세스를 연속적으로 관찰하거나, 충분히 순서가 잡혀있는 철저한 열거를 통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넷째, 이 과정은 이해를 직관화하기 위한 도형과 그림, 비례와 기호로 대치될 때 더 성공적이고 오류없이 진행될 수 있다. 위의 방법이 지적 원칙이라면, 이 길을 가는 동안 모든 것은 제도권내에서 열정과 결단으로 자기개혁을 중점으로 추진하는 것이 그의 의지적 원칙이다.

그는 이런 원칙에 따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가정아래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고, 이성이 없는 인간육체를 동물과 동일선상의 자연학적 탐구대상으로 본다. 한정된 시간밖에 살지 못하는 존재인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집약하여 탐구하는 것만이 일말의 진리라도 건드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의도했든, 시대의 조류때문이든 인본주의 철학의 창시자가 되었다. 어쩌면 이론적이었던 플라톤의 이원론이 과학의 탐구로 들어가면서 신론을 철저히 분리해내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프란시스 쉐퍼).

이 책은 나에게 현대과학이 자주 놓치고 있는 문제, 즉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으로서의 과학의 방향을 깨닫게 해 주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의 부족함과 알려고 하는 것들에 대한 무모한 방법들은 여전히 데카르트가 그 대치자(카운터파트)로 생각한 강단철학, 스콜라적 논의를 닮았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은 존재하고 그것은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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