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영구 옮김 / 푸른숲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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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트라비에게 갈채를]이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전 동독의 국민차인 2기통 트라비를 타고 시속 40km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 어떤 동독의 라틴어 선생님 가족의 이야기이다. 거지취급하는 서독의 친척과 아우토반에 오르자 욕하며 쌩쌩 지나가는 옆차들. 그들이 따라가는 여정이 바로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의 행로이다. 좋은 자동차와 집, 발전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잃은 것을 이 선생님은 찾아가고 있었다. 가족과 인생, 예술과 의미들...

괴테는 이길을 1786년 9월 3일에 출발헸다. [새벽 3시에 칼스바트를 몰래 빠져나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까.] 그의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성공과 바이마르 공국의 추밀 고문관 자리를 떠나 그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20 여개월의 이 여행은 그를 원래의 자리, 그의 인생의 목표로 돌아가게 했고 그의 문학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를 갈 기회가 있었던 어느해 떠나기전에 손에 잡았다. 괴테의 삽화와 그 풍속의 로마는 이제는없고, 그곳은 패션과 관광객의 거리였다. 트라비의 가족이 보았던 것처럼 그곳엔 [인생의 의미]가 없었다. 여행은 내 마음의 상자에서 벗어나는 방법일뿐, 의미를 찾는 건 어쩌면 아무도 나를 [그 어떤 누구]로 대하지 않는 껍데기가 벗겨진 나의 상태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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