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영웅들 - 신이 선택한 나라
플루타르크 지음, 임명현 옮겨엮음 / 돋을새김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플루타르크 영웅전은 원래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을 나란히 대비하여 쓴 영웅이야기였다. 즉 저자 자신의 목적이 뚜렷이 개입된 작품인 셈이다. 하지만 그 양과 읽기 위한 배경지식이 일반인에게 벅차므로 여러 축약본과 이야기 형식의 재미본들이 있다. 사실 읽고 싶었던 부분은 리쿠르고스와 솔론이었으므로 플루타르크 원래의 의도를 접고, 비교적 쉽고 여러 설명과 그림이 있는 이 책을 고르게 됐다. 청소년 권장도서답게 읽기 편하게 쓰여져 있고 책의 편집도 돋보였다.

스파르타의 아버지,리쿠르고스는 공산주의의 원형을 서양사에 심은 사람이다. 공동생활과 배급, 집단노동과 사상학습, 폐쇄적 경제 운영과 군운영의 강조. 그리스인에 둘러싸인 도리아인의 소수지배 체제의 견고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혁명이었으나, 과연 모든 사람이 이런 방식으로 사는 정체가 가능한지는 20세기에 인류가 실험한 바 있다.

다른 한편에는 아테네의 입법자 솔론이 있다. 그는 중재자다. 기득권자와 신흥중산층 및 노동자의 욕구를 토지분배를 제외한 정치참여안으로 참여민주주의의 원시형태를 고안한 셈이다. 비록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진 못했으나 분명 이 체제는 사회의 안정화와 입법 사법의 공론화를 이루어 법질서를 정착시킨 큰 발전임에 틀림없다. 21세기, 그로부터 2500년을 지나 우리는 이제 참주 정치를 끝내고 참여적 권리를 요구하는 국민과 호민관 출신의 대통령하에서, 원로원과 여러 행정관의 반대를 중재하며 나라를 꾸려야 하는 형편이다. 페리클레스보다 지혜롭고 공정한 솔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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