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케이리디온 - 도덕에 관한 작은 책
에픽테토스 지음, 김재홍 옮김 / 까치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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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에픽테토스의 대표적 저술인 [담화록]의 축약본이다. 스토아 철학의 후기 대표적 인물 중 한명인 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토아철학자인 로마황제 아우렐리우스나 중세 기독교 사상가들에게도 영향을 준 인물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에픽테토스에게 인간의 가장 이상적 상태이다. 그에게 [자연스럽다]라는 말은 [이성스럽다]라는 말과도 통한다. 다시 이것은 [신(神)의 의지와 일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삶은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슬퍼하거나 화내지 않고 자기영향권  안에 있는 일들에만 집중하는 상태이다. 그리고 자기영향 아래에 있는 일을 이성에 따라 판단한다.
 
또한 외부적 환경이란 것은 나를 어쩌지 못하고, 오직 그에 대한 반응이 나를 좌우하는 것이므로 결코 일어난 사건 자체에 대한 성급한 판단으로 격동되지 말라고 한다. 그것이 질병이든 사고이든 배신이든 이런 상황을 신적 결정 사항으로 받아들이고, 오직 판단은 냉정한 이성 (부동심) 위에서 하라는 것이다. 결국 자연이 운행하는 연극 안에 우리는 한 배우일 뿐이므로...

고통의 삶은 누구에게든 마음을 휘저어놓는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체념, 그리고 의연함을 위한 나름대로의 세계관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실제적인 삶에 대한 이해조차도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한가보다. 에픽테토스 자신도 일반인은 좀처럼 도달할 수 없고 왠만하면 애시당초 시작도 말라고 권유할 정도니까...소수만이 환경과 천성적 성품에 의해 가능한 삶의 방법인지 모른다. 바가바드기타의 아트만에 이르는 사람이 크리슈나에게 사랑받는 몇몇에 불과하듯이...

헬레니즘이란 유럽문명과 페르시아, 인도 문명의 충돌이 가져온 산물이다. 아시아의 지혜와 그리스의 철학은 인생에 지혜의 빛을 찾고자 했다. 스토아 후기에서 불교적 인생관이나 무념무상의 가치를 발견함은 큰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은 구분하여 생각하는 인도, 유대의 지혜와, 그리스, 중국의 철학들이 이미 한데 녹아 로마 안에서 하나의 이론체계를 이루고 내고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동의하는 공통적 윤리의 해결책은 서로 공감을 주는 모양이다. 그렇게 살 수 있느냐? 그건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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