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쇠망사 - 그림과 함께 읽는
에드워드 기번 지음, 데로 손더스 엮음, 황건 옮김 / 까치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87년 기번은 그의 12년에 걸친 로마멸망 역사의 저술을 마쳤다. 책제목에서도 보이듯이 이 책은 로마의 흥망사가 아니다. 즉 로마의 역사가 아니다. 어떻게 로마가 망해갔고 그것을 막아보려는 노력들이 어떻게 소진되어 갔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주제는 인류역사 전체를 걸쳐 중요한 관심이 된다. 로마가 그랬고 포르투갈, 스페인을 거쳐 당시 프랑스, 또 언젠가는 영국의 순서가 올 것이었다. 로마의 경험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휴머니즘적 국가의 존망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그는 루소의 관점을 공유하는 듯 보인다. 국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내부의 종교와, 외부의 강력한 도전.
 
기번은 이 이야기를 복잡다단한 역사의 사건을 꿰뚫으며 펼쳐보인다. 그는 다만 로마의 역사, 지리, 법률, 기술에만 정통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스와 인근 지방의 역사, 철학,문학 모두에 꿰뚫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다. 뿐만 아니고 나아가 로마이후 서양 철학, 문학, 역사 전반에 걸쳐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그는 로마의 멸망을 서술한다. 그의 장점은 일사천리로 내닫는 입담이다. 이는 아마도 그가 한 chapter를 머리속에서 남에게 이야기 하듯 모두 표현한 후 써내려갔다는 그의 집필 방식 때문일 것이다.

열권에 달하는 원본에 대해, 일반인으로서 접근 가능한 통로인 이 발췌본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도 기번의 원래 서술을 크게 해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각 장마다 논의의 핵심이 잘 드러나고 너무 건너뛴다는 느낌이 없는걸 보면...대략 앞 부분은 자세하고 동로마 부분은 많이 축약하여서 유럽의 역사로 연결하여 읽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오히려 축약본 안에, 천년의 대국이 빠르게 가라앉는 것을 보며 인간 영화의 덧없음과 그 역사가 지금 우리 시대에도 또한 진행되고 있음을 더 절실히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