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 미덕은 두가지다. 하나는 군소리가 없다는거다. 200여편을 싣자니 군말할 수도 없었겠지만 원본인 펭귄본이 워낙 가능한데로 이솝우화를 짧은 지면에 모두 실으려 했기 때문이리라.물론 시원시원한 편집의 출판사는 빈 공간을 많이 만들어 지면이 늘긴 했지만, 책도 어차피 미학적으로 보기 좋아야 하고 경제학적으로도 그정도는 독자가 떠안아야 줄 수 있는 정도다.또 하나는 애들 모르는 이솝 이야기를 잔뜩 확보할 수 있는거다. 대부분의 이솝이야기에 중복되어 나오는 40여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고 인생의 해안을 담은 이야기가 수두룩뻑쩍이다. 여우가 어떻게 사자를 만났고, 만나러 가는 길에 경치는 어떻고 어떤 어투로 사자에게 아양을 떨었고, 모두 내맘이다. 어제 딸내미한테 한편 이야기 해주는데 20분 걸렸다. 이 책으로는 10줄인데...이솝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단골메뉴다. 하지만 읽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다. 친구의 배신, 힘 가진자의 횡포, 뒷통수 때리고 또 얻어맞기 안 겪어 본 사람이 이 이야길 가슴으로 느낄까? 한편씩 애들한테 이야기 해줘봐라 아마 가장 인생의 득을 보는 이는 당신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