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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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소세키의 나이 48세인 1914년에 아사히 신문에 연재한 그의 비교적 후기작품이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자하는 자에게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이 작품을 권한다]고 그가 말한 이 작품 속의 인간은 무엇인가? 그것은 호손의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죄를 저지를땐 모르고 자신의 죄에 나중에야 놀라게 되는 존재]이다. 1963년이래 고교 국정교과서에 실린 그의 이 책은 근대적 일본인에게 윤리성의 근거로서의 자신에 대한 반추라는 도식을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는 돈맛을 알게된, 조금만 손을 뻗으면 얼마든 타인을 제맘대로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추악한 자신에 대한 반성이다.

제2의 화자인 [선생先生]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교훈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라는 걸 알려준다. 이것은 한편으로 아프리카 콩고의 정글에서 인간을 발견하였던 조셉 콘라드의 반향이 들려오는 듯도 하다. 인간 자신에 대한 긍지가 끝을 모르고 치솟던 19세기말과 20세기의 초에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은 인간의 밑바닥을 보았다. 어쩌면 이러한 자신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누구도 옆사람을 참아줄 수 없는 시대였기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점잖은 신사와 상냥한 숙녀의 속마음의 경멸과 무시를 당하지 않고야 이것을 어찌알까? 욕망을 참지 못하는, 주위의 인간을 증오하는 인간들은 곧바로 얼마후 두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인간의 어떠함을 서로에게 보여주었다.

인간은 정말 추악하기 그지 없는 존재다. 바로 내가 그렇단 것이 선생의 자백이다. 그리고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서글픈 사실이다. 거짓말과 위선. 정의의 이름으로 행하는 이기주의. 자기만족을 위해 휘두르는 줄세우기. 두려움 심어주기. 달콤한 감언이설. 상대를 돈과 성욕, 호기심을 이용하여 노예로 만들기. 나란 존재도 하나도 다름없는 이 어두움 앞에서 나 또한 좌절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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