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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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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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하고 있는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님의 <관 시리즈> 세 번째 작품, <미로관의 살인>이다. 기존의 두 작품 <십각관의 살인>, <수차관의 살인>이 섬과 육지, 과거와 현재라는 이중적 교차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미로관의 살인>역시 소설과 소설 속 소설(즉, 액자소설)이라는 이중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관 시리즈> 기존 작품들에서 '탐정'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시마다 기요시>에게 어느 날, 한 권의 책이 배송된다. 발송인은 <시시야 가도미>로 책의 내용은 1년 전 일어났던 '미로관의 참극'을 쓴 것이다. 당시 <시마다 기요시>는 이 사건과 관련된 경험자이기도 했다. 작가인 <시시야 가도미>는 책의 내용이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으며, 탐정 역할을 했던 <시마다 기요시>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밝힌다.

이제 독자들은 소설 속의 소설인 <시시야 가도미>의 <미로관의 살인>을 통해, 1년 전 일어났던 살인사건과 조우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보통의 액자소설의 경우 스토리를 통해 액자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아야츠지 유키토>의 <미로관의 살인>은 실제 책 중간에 <시시야 가도미>의 <미로관의 살인>이 '물리적인 형태'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시야 가도미>의 <미로관의 살인>이 끝나는 마지막 장에 인지, 몇쇄, 지은이, 출판사 등의 정보가 실제 책과 동일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그 예인데, 심지어 같은 장 마지막 부분엔 * 이 페이지는 잘못 끼어든 것이 아닙니다.라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순간 책이 주는 긴장감을 잠시 잊고, 피식 웃어 버렸다. 이런 귀여운 디테일이라니.


추리소설계의 원로 대가이자 미로관의 주인인 <미야가키 요타로(60)>는 자신의 환갑잔치를 맞아 사람들을 초대한다. 초대된 인물은 다음과 같다. 추리작가이자 후배인 <기요무라 준이치(30), <후나오카 마도카(30)>, <하야시 히로야(27)>, <스자키 쇼스케(41)>와 평론가인 <사메지마 도모오(38)>, 추리소설 마니아 <시마다 기요시(37)>, 그의 오랜 전담 편집자인 <우타야마 히데유키(40)> 마지막, 남편 따라 함께 미로관으로 오게 된 아내 <우타야마 게이코(33)>까지 총 8명이다.

<故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기괴한 건축물인 미로관에 모인 사람들. 그러나 <미야가키 요타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그의 비서인 <이노 미쓰오(36)>가 <미야가키 요타로>의 자살소식과 함께 그의 유언을 전한다. 내용인즉, 4명의 추리 소설가들에게 최고의 추리소설을 쓰라는 것. 심사는 <우타야마 게이코>를 제외 한 3명의 사람들이 하고, 1등이 된 사람에게 자신의 막대한 유산을 넘겨 주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고, 이는 앞으로 있을 연이은 살인 사건과 무관치 않다. <미노타우로스>로 불리는 응접실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된 <스자키 쇼스케>를 필두로 나머지 추리 소설작가들이 자신들이 쓴 소설 속 표현대로 하나씩 살해되고, 유일하게 열쇠를 가지고 있던 비서 <이노 미쓰오>마저 종적을 감추고, 전화선까지 끊기며 미로관은 완벽한 밀실 상태가 된다.


* 

정신을 차리니 어두운 미궁을 홀로 방황하고 있었다.
온통 회색으로 칠해진 좁은 통로, 울퉁불퉁한 벽면에서 흔들리는 희미한 불빛.

바닥에 길게 뻗은 자기 그림자가 걸을 때마다 크게 흔들리며 형태를 바꾸고, 날카롭게 울려 퍼지는 발소리에 맞추어 괴상하게 춤을 추었다.

'...... 여기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곧게 뻗은 긴 복도가 아득한 저편에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아...... 여기는?'

*

 

자신의 방조차 찾기 어려운 복잡하게 얽힌 미로관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언제 살해당할지 모를 공포와 불안감 속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시마다 기요시>는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씩 단서들을 조합하여, 밀실 트릭과 범인을 밝혀냄으로써 <시시야 가도미>의 <미로관의 살인>은 끝을 맺는다. 그러나 소설이 끝난 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밝혀지는 반전과 진짜 범인. <시시야 가도미>의 <미로관의 살인>은 진범에게 읽히기 위해 썼던 것인데, 사실 소설 속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진범이 아니었던 것. 작가인 <시시야 가도미>는 진범을 알고 있었고, 이 사실이 세간에 밝혀지진 않았으나 소설 속 함축적 표현들을 통해 진범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미로관의 살인>은 앞선 <십각관의 살인>, <수차관의 살인>에 비해 공간적 특성을 훨씬 더 잘 살린 작품이다. 더불어 범인 감추기를 위한 서술트릭 또한 한몫했는데, 이는 사실 평소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 때문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수께끼의 저자 <시시야 가도미>그는 누구인가? 하는 것인데, 이 또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반전과 반전의 연속, 밀실 속 물리트릭과 서술트릭의 조화. 한순간도 독자를 책 속에서 놓아주지 않는다. 이 작품 역시 별 다섯! ★★★★★


- ​ps

<아리아드네의 실>

: <아리아드네>로 불리는 넓은 홀 앞에 <아리아드네의 실꾸리>를 들고 있는 동상이 있다. <시마다 기요시>는 이 동상이 상징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밀실트릭을 밝혀낸다.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된 신화를 찾아 정리해 보았다. < 아테네 최고의 화가이며 조각가인 <다이달로스>가 조카를 살해한 죄로 아테네에서 추방당하여 크레타 섬으로 건너왔다. 크레타 섬의 <미노스 왕>은 그를 크게 환영하였고, <다이달로스>는 보답으로 인공의 암소를 바쳤다. 그런데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미노스 왕>에게 선물한 황소에게 욕정을 느낀 <파시바 왕비>는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다이달로스>가 만든 인공 암소의 몸속으로 들어가 황소와 교미를 했고 그 결과, 몸은 사람에 머리는 소인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을 태어나게 했다. <미노스 왕>은 이 괴물을 부끄럽게 여겨 <다이달로스>로 하여금 라비린토스라는 지하 미로를 만들게 했는데, 한 번 사람이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미노타우로스>는 그 안에 갇혀 <미노스 왕>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아테네인들이 공물로 받친 사람들을 먹고살았다.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 <테세우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제물이 되어 크레타 섬으로 건너온다. 그리고 <미노스 왕>의 딸인 <아리아드네>와 사랑에 빠지고,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라비린토스에 들어갈 즈음 실꾸리를 건네준다.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그녀가 건네준 실꾸리 덕분에 무사히 미궁을 빠져나오게 된다. 즉, 신화 속 <아리아드네의 실꾸리>는 어떤 어려운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의미한다는 것이 포인트.> 여러모로 <미로관의 살인>은 신화까지 곁들여 재미뿐 아니라 지적 호기심도 충족시켜 준 멋진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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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본깨적 - 평범한 직장인이 대체 불가능한 프로가 되기까지
박상배 지음 / 다산3.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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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곳에서 일어서려면 우리를 넘어뜨린 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합니다.

삶을 바꾸고 싶으면 지금의 삶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 구본형


현장 본깨적이란, 현장에서 보고, 깨닫고, 적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왜 본깨적인가?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현장에서 살아남아 제대로 된 노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청년 실업률 증가, 경기 침체 등 현실은 녹록지 않고, 마음과 미래는 불안하다. 현장 본깨적은 그 불안함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지금 현재 당신이 몸담고 있는 현장에서 찾고자 한다. 바로 <영원한 현역>으로 남는 것. 평균 52세를 기준으로 경쟁력에 밀려 퇴직을 강요당하거나, 퇴직 후 무얼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현장의 <영원한 현역>으로 남기 위해선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좇아 <현장 본깨적>속으로 길을 떠나보자.

 

<현장 본깨적>은 <왜 본깨적인가>에 대한 장과, 업무력, 실행력, 현장으로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본깨적을 해야하는 이유와 나이에 따른 일의 4단계, 100세 현역들에 대해 설명한다. ​50세가 넘어서까지 여전히 내가 해왔던 직업을 갖고 현장에 남아있을 수 있을까? 누구나 드는 의문이고, 불안함일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나이로 여전히 현역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 READY 업무력

제2장 업무력에선 <성과의 차이를 만드는 업무 실행력 8주 프로젝트>에 임하기 앞서 <자신의 업무력>을 점검할 수 있는 장이다. 먼저 독서 본깨적으로 의식 수준을 점검해 보는데, 저자는 <의식 수준 향상을 위한 추천도서> 20권을 초급, 중급 단계별로 구분해 놓았다. 자신의 독서수준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읽어나간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의식 수준을 깨닫고, 의식이 변하기만 해도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그것은 곧 성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을 '선택적 지각'이라고 하는데, 일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아이젠하워의 원칙> 즉, 업무를 쪼개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알고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도식화하니 좀더 실질적으로 다가와 도움이 되었다.

 

 

업무를 쪼개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파악했다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쓰레기 업무>를 구분하는 것이다. 위 표를 보고 나의 직업과 관련하여 업무들을 대입해 보았더니 은근히 중요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내가 잘할 수 없는 일들에 매달렸던 경우가 꽤 많았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시간낭비인지. "원하는 성과를 내려면 모든 일을 끌어안지 말고 버려야 할 일은 버려야 한다. 숲 속에 큰 나무를 키우려면 큰 나무 사이에 있는 작은 나무를 솎아내야 한다. 일을 할 때도 내가 하는 일 중 큰 나무가 무엇이고 작은 나무는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그다음 과감하게 작은 나무를 버려야 한다."

 

우리가 성과를 내기위해선 <Project>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업무를 프로젝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가벼운 예로 단순포장 업무를 생각해보자. 아무 생각없이 반복적으로 포장만 한다면 이것은 노가다일 뿐이지만, 꼼꼼한 포장으로 올 연말까지 상품 훼손 5퍼센트 줄이기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포장을 한다면 이는 더 이상 노가다가 아닌 <프로젝트>가 된다. 포장 중 상품을 덜 훼손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와 같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넘쳐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Stress>부분인데 웹디자이너로 몸담고 있는 나의 경우, <중요한데 내가 잘할 수 없는 일>들에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두려움까지 느끼기도 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물론 나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역시나 실행력이 문제였을 뿐) <현장 본깨적>에서도 이야기한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스트레스 영역에 있던 일을 프로젝트 영역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 저자 또한 OA를 못해서 자신의 무능함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몇 달 동안 집중적으로 배우고 익혀 어느 정도 자료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줄었다 한다.

마지막 <Hobby>부분이다. 중요하진 않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아마 누구나 꿈꿀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것. 그러나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것은 생계와 연결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나 역시 웹디자이너로 업을 삼고 있지만,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은 독서과 글쓰기이다. 이것을 업으로 삼을 수가 없는 것이,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해서 (어쩌면 당장)돈이 벌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취미를 성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종종 전혀 다른 세계와의 부딪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SET 실행력

제3장에선 실행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3가지를 제시한다.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실행력 장에선 총 12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인상 깊게 읽은 테마 부분만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다. <자기규정이 곧 실행력이다>에선 실행력을 높이려면 부정적인 자기규정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 잠시 책 읽기를 중단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대부분이 부정적인 내용들이었다. 유유자적(어떤 의미론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의지력 부족, 끈기 부족, 남에게 의지하려는 성향 (남 = 남편 등X 먹고 있는 ㅠ), 본인 관심 밖의 일에 대해선 철저히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 어른을 별로 공경하지 않는 것, 남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것 등등 하.. 감자 캐듯 계속 나오는 것이다.

 

이런 나의 부정적인 자기규정을 바꾸지 않으면 성과를 제대로 낼 수도 없을 뿐더러 인생조차도 우울해 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자기 긍정도 위험하다고 하니 "건전한 자기규정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주변에서도 도와주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나친 자기규정은 오히려 주변 사람을 떠나게 만들기도 한다. 부정적이지도, 과장되지도, 허황되지도 않은 건전한 자기 규정만이 행동을 변화시키고,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일주일 중 하루는 다르게 살기>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평소의 나대로 살다가 최소 일주일에 한 번쯤은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보는 것'이다. 이유는 변화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고 한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것.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보는 것'은 변화에 대한 내성을 주기위함이다. 우리 뇌의 전두엽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학습하는데 관여를 하는 부분인데, 특히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활성화 된다고 한다.

<확실한 성과를 내는 8주 프로젝트> 보통 신년이 되면 신년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들론 다이어트, 금연, 영어공부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처음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면서 계획들이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경우를 많이들 경험하곤 한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닌데, <현장 본깨적>에선 작심삼일을 떨쳐낼 비장의 무기로 8주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있다. 위 표의 양식을 참고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일단 8주 동안 이루려는 목표를 적고, 가능한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게 한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전술부분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는다.

 

긴 기간을 설정하고 목표를 세우면 다소 욕심을 부리게 되고, 지나치게 많은 목표를 세우기도 하고, 현실 가능성이 없는 과한 목표를 세워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간을 8주로 한정하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거품을 뺄 수 있다. 물론 모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간은 아니다. 때문에 8주 안에 이룰 수 있는 목표만 선택하고 집중하면 된다. 자격증 시험공부와 같은 것이 대표적일 수 있고, 성과나 실행이 긴 것들 (영어공부, 다이어트, 책 읽기 등등)은 8주라는 간격으로 나누고 세분화해서 목표를 쪼개면 될 것이다. 중간중간 작은 성과들은 자신감을 줄 것이고, 마지막 어느 순간엔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꿈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 GO 현장으로

마지막 4장 <현장으로>에선 저자 자신과, 저자의 멘토 강규형 대표, 한현모 대표, 김수용 대표 등 자신의 현장에서 어떻게 현장을 장악하고, 성과를 끌어 올렸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들을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장이다. 300페이지가 조금 안 되는 페이지로 읽기에 부담이 없었고, 일과 성과, 현장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현재 나는 현장을 떠나있는데, 현장이라는 것이 비단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가정이나 나의 인생 역시 내 삶의 현장이 될 수 있다. 위 책에서 읽고, 보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모든 일들을 실행하고 성취해 나간다면 나의 가정과, 나의 인생이 어제보단 나은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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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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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처음으로 접했던 것은 이장욱 작가님의 <천국보다 낯선>이라는 작품이다. 두꺼운 하드 커버지에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되었는데 내용도 참 독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접하게 된 정세랑 작가님의 <보건교사 안은영>. 제목만 보면 도대체 어떤 내용의 소설일까? 싶을 정도로 독특한데, 표지 또한 귀여운 듯 섬뜩한 느낌이 공존하는 것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였고, 결국 읽게 되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총 10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되어있으며, 안은영은 제목 그대로 M고등학교의 보건교사이자 퇴마사이기도 하다. 그녀는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오! 개인적으로 이런 소재들을 큰 거부감 없이 좋아하는 편이라 문득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이우혁 작가님의 <퇴마록>이 생각나기도 했다. 뭔가 한국괴담과 어우러진 진중하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스토리와, 악에 맞서 싸우는 퇴마사의 활약을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엇! 뭐지? 다소 가볍고 엉뚱하면서도 약간은 유치한 듯 느껴지는 이 분위기는? 뭔가 불안하다. 불안해. 그도 그럴 것이 안은영 그녀가 사용하는 무기가 <비비탄 총>과 <플라스틱 장난감 칼>이다. 일단 여기서 1차 멘붕. (물론 아이들 장난감 같은 이 무기로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무기들에 그녀 나름의 힘이랄 수 있는 어떤 '기'를 주입해서 싸우긴 하지만 말이다.) 책 구입 시 미처 확인해 보지 못했던 (강렬한 앞표지에 너무 집중했나 보다.) 책 뒤표지의 소개 글을 읽어보니 <본격 학원 명랑 미스터리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이라고 떡하니 쓰여있는 것이 아닌가. 아... 내가 생각했던 느낌의 책이 아니구나 싶었지만 일단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첫 에피소드는 학교 지하에 봉인되어있던 압지석(壓池石)의 봉인이 해제되면서 거대한 잉어같은 생물이 학생들을 위협하는 장면인데, 보건교사 안은영이 그 생물을 퇴치하고, 학생들을 구하는 내용이다. 이때 그녀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이 있는데, 같은 학교 한문교사이자 설립자의 손자인 홍인표이다. 어렸을 적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긴하지만, 안은영은 홍인표 주변에 보호막 같은 거대한 아우라가 형성되어있는 것을 보게 되고, 그의 손을 잡는 것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한다. 이런 스킨십 덕분일까? 보건교사 안은영과 한문교사 홍인표는 썸을 타는 사이가 된다.

'꼭 죽은 사람들만 보는 건 아니었다. 산 사람들이 더 기분 나쁜 걸 많이 만들어 낸다. 예를 들면 이 학교 떠다니는, 공기 가득한 나체의 환영들 같은 것 말이다. 아아, 사춘기 애들은 정말 싫어. 은영은 아무도 보지 않을 때면 깔때기 칼로 휙휙, 아이들의 야한 상상을 휘저어 없앴다.  벌써부터 취향이 가지가지기도 하지. 그러니까 결국 은영이 보는 것은 일종의 엑토플라즘, 죽고 산 것들이 뿜어내는 미세하고 아직 입증되지 않은 입자들의 응집체다.' - 14page


'해가 갈수록 더 느끼는 점이지만 사람이 직업을 고르는 게 아니라 직업이 사람을 고르는 것 같다. 사명같은 단어를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수긍하고 받아들였다기보단 수월한 인생을 사는 걸 일찌감치 포기했다는 게 맞겠다. 병원에 있을 때는 힘든 파트만 다녀서 지금보다도 더 너덜너덜했다. 몇 년쯤 하고 나니 새벽의 병원 복도에서 기나긴 싸움을 하는 게 박찼다. 그래서 대학 때 따 놓은 보건교사 자격증을 활용하기로 했던 것이다. 호러와 에로 중에 고르라면, 단연 에로다.' - 15page

학원 명랑물이라 그런가? 사춘기 아이들이 내뿜는 정제되지 않은 기운들을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에로에로 에너지로 표현하고 있다. 정세랑 작가의 표현력과 발상엔 나름 감탄을 하기도 했는데,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있었던 사춘기 시절. (하..까마득하구나..벌써 ㅠ) 남녀공학이라 가까이서 남학생들을 상대할 수 있었는데, 한바탕 체육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몰려드는 남학생들의 몸에 밴 찐득찐득한 땀 냄새가 교실을 가득 채웠고, 이에 질세라 터지듯 발설되는 음담패설까지 숨 막히도록 어질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했던 남학생에 대해선 나름의 환상을 품기도 했었던 그 시절. 보건교사 안은영은 그들의 이런 질척질척한 에로에로 에너지를 싫어하면서도 보건실로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서슴없는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비록 내가 생각했던 느낌의 책은 아니었지만 분명 정세랑 작가만의 유쾌하고 쾌활한 분위기가 있는 책이다. 소재 하나하나가 독특하고 신선하다. 다만 읽으면서 뭔가 살갗을 간지럽히는 미묘한 느낌과 함께 좀처럼 이 소설 속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 수 없었던 건 내 개인적인 성향과 취향 때문이겠지.


일단 가장 아쉬웠던 것은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보여주었던 약간의 궁금증과 긴장감이 (스케일 면에서도) 뒤로 갈수록 점점 힘이 빠진다는 것이다. 알록달록하고 팽팽한 풍선 하나를 손에 들고 걷고 있는데, 점점 바람이 빠지면서 그 형태를 잃어버리는 느낌이랄까? 물론 커다란 사건 뒤엔 조금은 일상적이고 가벼운 이야기들로 호흡을 변화시켜준다는 점에선 괜찮을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론 보건교사 안은영과 홍인표의 활약을 더 기대했던 터라 실망도 컸던 것 같다. <오리 선생 한아름>, <레이디버그 레이디>, <온건 교사 박대흥> 등의 에피소드에선 보건교사 안은영이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한다 하더라도 큰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다. <레이디버그 레이디>에선 뭔가 엄청난 존재와의 조우를 기대했던 나에겐 다소 실망적이었다. (그동안 스릴 넘치고 자극적인 것들을 읽다 보니 그럴 수도 ㅋ) 뭔가 나타날 듯, 보일 듯 떡밥을 던져주긴 하지만 결국, 어떤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의뢰인 본인 마음의 병이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버려서, 긴장감에 흘렸던 땀들이 예기치 않은 강력한 바람에 의해 증발하듯 허무하고도 서늘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전학생 옴>에피소드의 주인공 백혜민이 옴잡이라는 설정은 독특하고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옴을 먹고 사명을 다하면 때이른 죽음을 맞이하여 환생하는 존재, 옴잡이. <온건 교사 박대흥>에피소드는 앞서 말했듯 안은영이 등장하진 않지만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국정교과서와 관련된 에피소드로 나름 의미 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교사 본연의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선택이 아닌, 기득층의 정당성을 부여할 목적으로 편찬되고 집필된, 즉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적 판단을 강요하는 선택에 있어서 작가 정세랑은 <박대흥>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주술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그들을 교장에게 보내버리는 ㅋ : 이 부분은 정말 읽어봐야 함)


아쉬움을 간직한 상태로 마지막 장을 덮고, <작가의 말>부분을 읽었는데, 이 말을 읽는 순간 소설 전체에서 내내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조금은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오로지 쾌감을 위해 썼습니다. 한 번쯤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뭐랄까? 괜히 작가에게 무례하게 군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그래 쾌감, 어쩔 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긴장감이나, 진중함이라는 무게를 걷어내고 가볍게, 유쾌하게, 유치하게 굴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너무 무겁게만 소설을 대하려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작가님께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흰 옷자락이 펄럭일 때는 잠시 흠칫했지만, 손전등을 들고 춤을 추고 있었던 건 보건 선생이었다. 한 손에는 손전등, 한손에는 웬 무지개 색 깔때기를 들고 허공을 정신없이 휘젓고 있었다. - 24page

그리고 철망에 붙어 선 보건 교사는 뭔가를 향해 장난감 총을 격하게 쏘고 있었다. 인표가 서둘러 아래를 내려다보았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비비탄 총에 어울리지 않는 격발음이 들리긴 했다. "이 못생긴 새끼,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36~37page


나에게 2차 멘붕을 안겨주었던 <보건교사 안은영>의 전투씬인데 <작가의 말>을 읽기 전까진 눈살을 찌푸리고 읽었었는데, 다시금 읽어보니 웃음이 날 정도로 안은영 그녀가 사랑스럽기도 했다. 상상 속이긴 하지만 내가 안은영이 되어 에로에로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산하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비비탄 총>을 연신 쏘아대거나 (반동으로 어정쩡한 스쿼트 자세가 되기도 하고 ㅋ) <장난감 칼>을 미친 듯이 휘두르는 모습을 그려보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날은 화창했고, 푸른 하늘 끝 그 어딘가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던 사춘기 시절의 내 모습이 얼핏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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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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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님의 <관 시리즈> 두 번째 소설 <수차관의 살인>이다. 책을 읽고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후에 바로 서평을 써야 하는데, 나의 게으름 탓인지 자꾸만 뒤늦게 서평을 쓰게 된다. 누군가 말했던가? 완전한 독서란 읽기와 쓰기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렇다면 뒤늦게라도 쓰게 된 지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다만 아주 큰 단점은... 점점 기억이 흐릿해진다는 것이다. <관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었던 전작 <십각관의 살인>은 섬과 육지라는 두 공간이 교차되면서 서술되었는데, 이번 작품 <수차관의 살인>은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이 교차되면서 서술된다.


일단 수차관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구체적인 형태가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진 않았다. 분명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니까. 내가 아는 상식과 한국어판 표지를 통해 대략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일본어판 표지를 보게 되었는데 (한국어판 표지에 비해 조금 촌스럽긴 했지만;) 와우! 수차관이 건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어 바로 이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책에 등장하는 서양식 고성 저택의 분위기를 좀 더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세 개의 거대한 수차가 돌아가는 수차관의 저택 역시 천재 건축가 <故 나카무라 세이지>의 작품이다. 이곳의 주인은 천재 화가이며 '마음의 눈'으로 보고 캔버스에 옮긴 환상의 풍경들이 미래를 예시하기도 하다는 환시자(幻視者)로 일컫는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아들 <후지누마 기이치(41살)>이다. 그는 아버지와 같은 재능을 물려받진 못했지만 사업으로 큰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12년 전 자동차 사고로 불구의 몸이 되고,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살아간다.


가면.

그렇다, 내게는 얼굴이 없다.

나는 내 저주스러운 맨 얼굴을 감추기 위해 일상생활을 할 때도 가면을 쓴다.

이 저택 주인의, 원래 있어야 할 얼굴을 본뜬 하얀 가면.

살에 착 감기는 고무의 감촉.

살아있는 얼굴에 쓰는 차가운 데스마스크


<후지누마 기이치>는 기묘한 고성의 저택에서 자신의 아버지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제자였던 <故 시바가키 고이치로>의 딸 <후지누마 유리에(19살)>를 아내로 맞이하여 세상과 단절된 채 은둔생활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축적해 놓은 부를 이용해 아버지의 작품들을 모두 사들인다. 그가 세상과 유일하게 소통하는 시기는 일 년에 딱 한 번인데, 바로 아버지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기일이다. 이날만큼은 몇몇 지인들을 고성의 저택에 초대해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일년 전, 1985년 9월 xx 일 이날도 여지없이 네 명의 사람들이 작품 감상을 위해 고성의 저택을 찾는다. 미술상 <오시이 겐조>, 미술학 교수 <모리 시게히코>, 외과 병원장 <미타무라 노리유키>, 절의 부주지인 <후루카와 쓰네히토>이다. 더불어 이들은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유작인 <환영군상>을 보길 간절히 원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후지누마 기이치>는 이 그림만은 공개하기를 거부하는데...


고성의 저택 밖으론 음산한 폭풍이 휘몰아치고, 세 개의 거대한 수차관은 고성의 저택 내부를 울리듯 공명하며 우르릉, 우르릉 불길한 소리를 내며 굴러가는 1985년 9월의 밤, 사건은 일어난다. 저택 가정부의 의문의 추락사, 도난당한 그림, 소각로에서 토막 난 채 발견된 피살자, 저택 밀실에서 증발한 용의자 등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지만 결국, 토막 난 피살자는 <마사키 신고>로 밝혀지고, 그림을 훔쳐 증발한 용의자는 절의 부주지인 <후루카와 쓰네히토>로 밝혀지며 사건은 일단락된다. <마사키 신고>는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제자로 유망한 화가였지만 12년 전 사고로 붓을 꺾고, 수차관에 머물고 있던 <후지누마 기이치>의 친구이기도 했다. 그리고 일 년 뒤 1986년 9월 xx 일 마찬가지 이유로 고성의 저택을 방문하게 된 그날의 사람들. 그 가운데 반가운 인물이 있다. 전작 <십각관의 살인>에 등장했었던 인물 <시마다 기요시>이다. 일 년 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지인 <후루카와 쓰네히토>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방문했다고는 하나, 어쩐지 이 기묘한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자체에 더 흥미를 느끼는 듯 도하다. 아니나 다를까, 또다시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 일 년 전 악몽이 기묘한 고성의 저택에 불길한 기운으로 퍼져 나간다.


<시마다 기요시>는 전작인 <십각관의 살인>에서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기 위해 단서들을 하나씩 추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변화된 그의 행동엔 이유가 있다. 바로 작가의 후기!


삽각관의 살인은 커다란 한 방으로 승부 한,

말하자면 기습적인 놀라움을 노린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본격 미스터리>의 경향이 조금 더 강한

즉, 주어진 단서를 이용해 진상을 논리적으로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미결이 된 경우를 제외하곤 결국, 모든 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마련인데 <수차관의 살인>역시 탐정 역할을 자처한 <시마다 기요시>의 활약으로 진짜 범인이 밝혀지고,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과 질투, 잔혹함이 불러온 참극.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만이 가진 참으로 비극적인 능력이랄까. 개인적으로 참 흥미진진하게 본 작품인데, 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기도 하다. 트릭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거나, 누가 범인인지 뻔히 보인다거나, 등등 혹평을 여럿 보기도 했으나, 아마 그분들은 이런 장르의 다양한 작품들을 섭렵한 분들일 것이고, 나는 아직 초보 독서가이기 때문에 (뭘 읽든 한창 읽는 맛이 좋을 때라 ㅋ) 그냥 무조건 별 다섯이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보이는 <故 후지누마 잇세이>의 유작 <환영군상>의 실체를 보았을 땐 정말 소름 끼쳤다. 아......... 이 작품은! 이 마지막을 위한 것이었구나 싶었다. <故 후지누마 잇세이>가 왜 환시자(幻視者)로 불렸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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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6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다 읽고나자마자 리뷰를 써야 합니다. 자꾸 리뷰 작성을 미루면 줄거리와 책에 대한 느낌들이 점점 잊혀집니다. 엘리카님 리뷰의 초반부에 언급되는 ‘완전한 독서‘의 의미가 마음에 듭니다. 누가 얘기한지 몰라도 저랑 생각이 비슷합니다. ^^

별해무 2017-02-20 07: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왜 그게 잘 안 되는지...ㅠㅠ 서평쓰는 게 너무 어렵네용 ㅎㅎ
 
해무도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1
신시은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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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본에 비해 국내 '추리장르문학'이 크게 인정받고 있다거나, 많은 양의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 그 위상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나의 경우도 일본이나 기타 다른 나라의 추리소설들을 많이 접하는 편인데, 그래서일까? 국내의 추리장르소설이 새롭게 출간되면 '희귀하고 소중한 작품'을 보듯 설레는 마음으로 펼쳐들게 된다. 이번에 펼쳐 든 소설은 황금가지 출판사의 '밀리언 셀러클럽' 한국편인 신시은 작가의 <해무도>라는 작품이다. 책의 겉표지만 놓고 보더라도 벌써 어딘가 오싹한 느낌이 들면서 시선을 잡아 끌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놀랐던 것은 신시은 작가의 나이가 94년 생으로 2017년 현재 24살이라는 것이다. 이 작품 <해무도>를 집필했을 당시엔 약관의 나이 20살이었다고 한다. 정말 뭐라도 될 사람은 떡잎부터 알아본다더니, 그 시절 나는 무얼 했나. 이러려고 나이만 먹었나 자괴감 들어; 어쨌든 앞으로 신시은 작가의 행보가 기대되고 더불어 한국장르문학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무척 뿌듯하다.  

 

망망대해 위로 짙게 드리운 희뿌연 안개 사이로 우뚝 솟아있는 외딴섬 해무도. 이곳에 전해내려오는 전설 같은 괴담이 있는데, 짙은 해무가 낀 날 영산의 할미 구렁이 귀신이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을 하나씩 데려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영산 혈곡에는 백발의 귀신 노파가 자식의 원수를 갚기 위해 떠돌고 있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오죽 그 원한이 강한지 영산엔 산짐승의 그림자조차 보이질 않는다. 이렇듯 신시은 작가의 <해무도>는 '한국괴담'과 '본격추리소설'이라는 두 가지 맛깔나는 양념을 버무린 작품이다. 최근에 읽은 '화가'라는 작품도 그렇지만, 일본에 전해내려오는 민담이나 괴담 등을 작품에 잘 버무려서 그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풍을 탄생시킨 '미쓰다 신조' 작가님이 생각나기도 했다.


외딴섬 해무도, 12살의 어린 초희가 한 남자를 만나는데 남자의 행동과 말투가 어딘지 수상쩍다. 그에게서 달아나려는 초희. 그러나 곧 짙은 해무가 깔리기 시작하고 초희는 난감한 듯 남자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현재. 주인공이자 대학교수인 '치수'는 아내로부터 자신의 스승이었던 '정교수'의 부고 소식을 듣는다. 정교수가 살았던 한옥저택은 해무도에 있는 곳으로 20년 전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며 당시 치수도 이곳에 있었다. 두 사람이 머리가 잘린 채 죽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귀신 노파의 짓이라며 두려워했고 정말 귀신의 짓인지, 사람의 짓인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채 미결로 남아 있던 것이다. 과거의 끔찍한 기억이 그를 두렵게 만들었지만 결국 치수는 해무도로 떠난다. 그리고 정교수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온 두 딸 주경과 주연. 동생인 주연은 아버지를 모셔왔지만, 언니인 주경은 아버지를 증오해 왔으며, 아버지 사후 재산문제에서 배제될까 두려워 장례식장에 참석한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시신에서 머리가 사라졌음을 알게 된 주연은 그것이 어디 있는지 알 것 같다며 한옥저택이 있는 해무도로 떠날 결심을 하고, 장례식장에 혼자 남기 두려웠던 주경 역시 주연과 함께 해무도로 떠난다.


해무도에 도착한 치수는 20년 전 살인사건을 함께 겪은 선장을 만나는데, 그는 치수에게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말한다. 그래도 기어이 가려는 치수에게 선장은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어떠한 이유로 섬을 떠났어도, 다시 이곳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한옥저택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교수의 집인 한옥저택을 가려면 영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이곳 영산은 귀신 노파의 전설이 스며있는 곳으로 자정을 넘기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피할 방법을 알고 있는 자신의 아들 '성구'를 길잡이로 붙여준다. 이렇게 두 사람은 영산을 넘게 되나 중간에 치수의 사고로 시간이 지체되고, 조금씩 내리던 눈발은 점점 거세져만 간다. << 사실 어떤 직접적인 경험 없이도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무서울 때가 있다. 호러 소설이나 잔인한 범죄추리소설 등을 읽을 때 가 그렇다. <해무도>의 경우 텍스트만으로는 그렇게 무섭진 않았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러나 치수와 성구가 눈이 내리는 겨울밤, 귀신 노파 전설이 스며있는 영산을 넘어가는 장면을 읽을 땐 소름이 끼치도록 무서웠다. 아마도 그날의 내 경험이 없었다면 크게 무섭진 않았을 것이다. 작년 추석 때 강원도 산골에 있는 친정집을 방문했을 때이다. 낮에는 모든 것이 자연친화적이라 너무 좋았다. 공기도 맑고, 커다란 산속에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의 모습은 몸속까지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늦은 저녁, 조금은 심심했던 신랑과 나는 산책을 하기로 했다. 밖을 나오니 주위는 숨 막히도록 고요했고, 가로수 불빛들은 도시와는 다르게 뜨문뜨문 켜져 있었다. 낮에 보았던 웅장한 느낌의 산세는 깊은 어둠 속에 잠겨있어서 뭐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무서웠다. 뭐랄까? 어떤 거대한 존재가 위에서 우리를 굽어보고 있는 듯한 느낌? 자연에 압도당하는 느낌과 함께 나의 상상력까지 더해져 현기증이 날 정도로 너무 무서웠다. 분명 탁 트인 공간인데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세에 폐소공포증을 느꼈달까? 두려움을 안고 신랑 옆에 꼭 붙어서 걸었는데, 벌레들의 날갯짓 소리나 울음소리가 너무도 또렷하고 크게 들려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러다가 저 멀리 가로등 불빛이 바지직 소리를 내며 꺼졌는데, 텅. 텅. 텅 어둠이 점점 나에게로 다가오는 느낌과 동시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랑과 나는 소리를 지르며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 미친 듯이 집 쪽으로 뛰어갔다. 어두운 산을 병풍처럼 옆에 두고서도 무서웠는데, 산 중앙을 그것도 이런 무시무시한 전설이 깃든 산속을 걸어간다는 것은 정말 생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던 것이다.>> 어쨌든 치수 때문에 다시 돌아가지 못한 성구는 어쩔 수 없이 치수와 함께 겨우겨우 한옥저택에 도착하게 된다.  


한편, 선장은 돌아올 때가 한참 지났는데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하기 시작한다. 어느덧 30살이 넘은 초희도 함께 있는데, 때마침 주경과 주연이 배를 타고 해무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각자의 사정과 이유로 한옥저택을 가려는 사람들. 그러나 눈발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이라 영산으론 갈 수가 없기에 선장을 비롯한 4명의 사람들은 배를 타고 한옥저택으로 향한다. 먼저 한옥저택에 도착한 치수와 성구는 아무도 없는 한옥저택에 발이 묶인다. 장례식이 당연히 이곳에서 진행될 줄 알았던 치수는 적잖이 당황하게 되고, 저택 주변을 둘러보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자국을 보고, 기이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선장과 함께 저택에 도착한 4명의 사람들. 결국 저택에서 발견되는 '정교수의 머리... 폭설과 더불어 이젠 파도까지 심해지면서 뱃길도 막혀버린다. 악천후 속에 이곳 한옥저택 해무도에 고립된 7명의 사람들, 그리고 발생하는 살인사건.

과거 20년 전 살인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일말의 죄책감 속에 치수는 탐정 노릇을 자처하게 되고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선장, 재산문제가 얽혀있는 주경, 남들과 다르게 이곳까지 왜 왔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초희 등등 그리고 치수 자신까지 포함해서 누구나가 용의자가 될 수 있는 상황.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과 범인의 정체. 결국 이 모든 것은 20년 전 그때의 살인 사건이 단초가 되었던 것인데...  마지막, 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끝난 가운데 신지은 작가는 괴담의 형태로 독자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남겨 준다. 그것은 직접 확인해 보시길!

"이른 봄이 돼서 해무가 끼모, 영산에 사는 할미 구렁이가 내려온 데이. 그 구렁이는 사람 고기를 묶을라꼬 내려오는 긴데, 구신 노파 형상을 하고 해무가 낀 틈을 봐가꼬 바다에 나섰는 사람을 영원히 데려가뿐데이. 알았제?"

"하, 할매요,무섭심더."

"하모, 또 있데이. 새벽에 혼자 돌아다니다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와도 뒤돌아 보지 말고 도망가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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