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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상세페이지 디자인 가이드북 - 개정증보판
김경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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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사진 보정에서부터 상세페이지 구성 및 디자인, 포토샵 실전까지! 쇼핑몰과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상세페이지 디자인의 모든 것! <영진출판> 쇼핑몰 상세페이지 디자인 가이드북을 만나보았다. 개정증보판으로 동영상 강의까지 수록되어 있다. 오랫동안 웹디자이너로 근무를 해왔지만, 결혼 후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면서 손을 떼게 되었다. 최근 다시 웹디자이너로 재취업을 하게 되면서 변화된 웹 환경에 대해,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만나게 된 영진출판사의 <쇼핑몰 상세페이지 디자인 가이드북>은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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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1>의 챕터 역시 <온라인 시장의 변화>에 대한 장이다. <변화하는 온라인 마켓 디자인 트렌드>,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는 디자인 트렌드>, <쇼핑몰 사장님은 디자이너가 아니다. 기획자다!> 챕터 2 : 상세페이지, 디자인 업체 vs Self Making,  챕터 3 : 디자인 작업 시 유의사항까지가 파트 1의 내용이다. 오랫동안 본의 아니게 경력단절이 되어 있었던 나에게 변화된 온라인 시장의 분위기 및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알게 된 장이다. <파트 2>는 상세페이지를 위한 포토샵 기초 다지기 장인데, 이 부분은 한번 훝고 넘어갔다. 머리로는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손은 다 기억하고 있더라~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특히 디자이너라면 <디자인과 관련된 각종 소스>들은 무기이자, 재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영진출판사 <쇼핑몰 상세페이지 디자인 가이드북>에서는 이 점에 대해 강조하고 있고, 효율적으로 소스들을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법들을 제공하고 있다. 나 역시 수많은 온라인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잘 된 디자인들을 캡처해서 나만의 보물창고랄 수 있는 스크랩북들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 책을 보니 다시 한 번 내가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좀 더 직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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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자료 모음에 대한 내용이다. 상세페이지를 제작할 때 자주 쓰는 폰트, 제작 틀, 포토샵 기능들을 각 폴더별로 모으면 작업을 할 때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내 컴퓨터와 외장하드는 다소 중구난방으로 정리가 되어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 잡게 되었다. 폰트, PSD 파일들, AI 파일들, 각종 캡처한 JPG 파일들 등등. 너무 많아서 나중에 정리해야지... 해야지... 다짐만 했지. 이넘의 게으름으로 쉽사리 행동에 옮기질 않았는데, 2018년 새해도 되었고 재취업도 한 마당에 맘잡고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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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벤치마킹! 이 부분 역시 중요한 내용이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창의력'을 요하는 직업인 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고, 벤치마킹해야 하는 것은 숙명과도 같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진 않는다.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남들이 해놓은 보다 더 잘 된 디자인들을 통해 보는 눈도 키우고, 그러다 보면 가끔 영감이라는 녀석이 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상품 데이터 검색과 이론 공부와 더불어 상품 설명 영역별로 자료를 모으는 것도 상세페이지 디자이너가 중요시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통으로 캡처만 했지, 영역별로 자료를 모을 생각은 못했는데 이 부분은 꽤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역시 자료들을 잘 정리해야 하는 것이 디자이너로서의 첫 임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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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3>부터가 본격적으로 상세페이지 실전 제작하기 장인데, 나의 경우는 단품 상세페이지를 제작해 왔다. 상품이 별로 많지 않은 회사에서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그러나 상품이 많아지면 오픈마켓의 경우 묶음 이미지로 상세페이지를 제작하곤 한다. 즉 보이는 페이지에 여러 상품들을 간단하게 나열하고, 클릭했을 때  (보다 더 자세한 정보를 보고자 할 때) 팝업이 뜨면서 상세페이지가 노출되는 형식으로 말이다. 이 부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html인 롤오버 코드 및 클릭했을 때 팝업이 뜨도록 하는 html 코드가 필요한 데, 사실 나도 실전에서 잘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책을 통해 따라 해 보았다. 또한 내가 가장 배워보고 싶은 내용이기도 했다. 코드는 (지금 있는 회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에 메모장에 복사해서 별도로 저장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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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롤오버 소스 코드 제작하기. 그 밖에 주의사항까지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단품 상세페이지뿐만 아니라, 다중 옵션 상세페이지, 팝업용 상세페이지 등등 다양한 방식의 상세페이지 제작 방법들을 알려주는 장이다. (개인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하나씩 따라 해 보았다.) <파트 4>는 만들어진 상세페이지로 노출 점수 높이기, <파트 5> 소셜커머스 상세페이지 제작 가이드로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어떤 상세페이지를 만들더라도 고민 없이, 두려움 없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단, 따라서 해보는 예제들은 고퀄리티의 디자인은 아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지만) 이 책은 '상세페이지 디자인 방법'이라는 방법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지, '디자인 감각'을 길러주는 책은 아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디자인 감각을 기르는 것은 어찌 보면 디자이너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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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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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에 대한, 살인자에 대한 생각은 아무런 저항 없이 당연히 ~, 마땅히 ~라는 부사어구가 동반된 '혐오'를 바탕으로 한 생각을 하게 된다. 보통은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는 나의 이런 도덕적 통념을 배신한 책이자, 뭐랄까? 참으로 낯선 경험을 하게 해 준 작품이다. 살인이라는 파란색의 서늘하고 차가운 색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빨간색의 따뜻한 온기와 사랑이 잠식해 들어가는 것을 당혹스러운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는 느낌... 이랄까? 일본에서 '누마타 붐'을 일으킨 작가답게 그저, 이 또한 작가의 역량이라고 밖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교외의 한적한 곳에서 애견숍을 운영하는 료스케에게 잇단 불행이 닥친다. 연인 지에의 실종, 아버지의 췌장암 말기 판정, 어머니의 교통사망사고까지. 아버지는 죽음의 순간을 묵묵히 기다리며 모든 치료와 수술을 거부한 채 홀로 집에 칩거하고 있다. 그런 아버지를 뵙기 위해 찾아 간 어느 날, 료스케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검은 머리카락이 담긴 어딘가 낯익은 핸드백과 노트 4권을 발견하게 된다. 순간, 문득 떠오른 누군가의 모습. 표정을 알 수 없는 희미한 얼굴에 원피스를 입고 핸드백을 든 여인... 그녀는 누구일까? 그리고 또다시 떠오른 유년의 기억. 한 차례 폐렴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에게 느낀 낯선 감정. 엄마가 바뀌었다는, 아이로서의 본능적이면서도 혼란스러웠던 기억. 유년의 기억이라 불확실할 수도 있지만, 료스케는 어쩐지 지금도 여전히 그때의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생각 끝에 펼쳐 든 노트를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는데, 누군가의 일기인 것 같지만 내용이... 몹시 당혹스럽다. 그것은 평범한 일기가 아닌, 누군가의 살인수기였던 것이다.


수기 속 화자는 어릴 때 정신질환을 앓았고, 엄마와 함께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가 엄마에게 하는 말을 듣게 된다. 사람이라면 있어야 할 '유리고코로'가 그 자신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때 의사가 했던 말은 '요리도코로'로 즉 인식, 감각 혹은 마음의 안식처를 뜻하는 것으로 그 자신이 잘못 들었던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수기 속 화자는 자신에겐 없는 심리적 안정기제를 계속 '유리고코로'로 명명한다. 화자가 처음 살인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극히 '우연'이었다. 그 '우연한 살인'을 통해 화자는 자신에겐 없다고 생각했던 심리적 안정기제를 발견하게 된다. 타인의 죽음이 만들어내는 고요함이 불안정하고 소란스럽던 자신의 마음에 평안한 안정감을 안겨 주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계속되는 살인의 여정. 료스케는 도대체 왜 아버지가 이런 살인수기를 간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듦과 동시에 수기 속 화자도 누군지 궁금하기만 한데... 혹시 아버지일까? 아니면 아버지가 쓴 소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 이도 아니면 바뀌기 전의 어머니일까? 료스케는 혼란과 복잡한 심경 속에서, 그저 막연히 이 수기가 자신과 관련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미치루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늘 제 주위에 있던 그 불쾌한 느낌은
완전히 가라앉고 정원 안의 나무도 돌도 하늘도 그 너머에

펼쳐진 세계도 청결한 느낌으로 빛났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불가사의한 직감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세계의 한가운데 제가 서 있는 게 기적처럼 생각되었습니다. - 36page


<유리고코로>는 제 속에서, 저만의 언어로 뿌리를 내리고 있었으니까요.
정정할 수도 없고, 이제 어찌할 도리도 없습니다.
그것은 평소의 제게 부족한 모든 것, 말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누군가의 목숨이 사라질 때 생기는, 그 믿을 수 없는 현상을 나타내는 데
그보다 좋은 단어가 있을까요. - 49page
 

<유리고코로>는 수기 속 '과거 이야기'와 료스케의 '현재 이야기'를 오가며 진행된다. 수기 속 화자의 살인 여정은 선혈이 낭자하거나 잔인하진 않지만, 차분하면서도 담담한 고백체의 문장은 어딘가 서늘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엔 살인자라는 사실을 잊은 채 수기 속 이야기에 연민과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게 되니 나 자신의, 감정의 저항에 무너질 수밖에. 끊임없이 '유리고코로'를 얻기 위해 살인이라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던 수기 속 화자. 결국 가족들에겐 감당할 수 없는 짐이 되고, 그 자신조차도 용서할 수 없는 삶의 나락으로 몸을 내던진다. 그러던 어느 날 길 끝에서 만난 한 사람. 수기 속 화자는 그 만남 이후 더 이상의 살인을 하지 않게 된다. 한편 료스케는 동생 요헤이의 도움을 받아 가며 수기 속 화자가 누군인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부분은 소설 속에서 '추리적인 요소'로서 빛을 발한다. 수기 속 화자가 '한 사람'을 통해 더 이상의 살인을 하지 않게 된 반면, 료스케는 사랑하는 '한 사람' 지에를 지키기위해 '살인'을 시작하려 한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살인이라는 연으로 얽히고 설킨 료스케와 수기 속의 화자. 그 깊이를 감당할 수 없는 연의 진실은 무엇인가? 이는 차후 아버지의 충격적 고백 속에서 진실을 드러낸다. 

전쟁으로 황폐화 된 산과 들에도 꽃은 피듯이 삶의 잔혹하고, 음침한 나락 속에서도 사랑은 존재한다. <유리고코로>는 다시 한 번 나에게 사랑이라는, 어쩌면 참 진부하고 흔한 말이지만, 사랑 그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고귀함과 포용력을 알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소설 곳곳에 드리운 가족간의 따뜻한 유대감도 느끼게 해 준... 독특하면서도 기묘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ps. 마지막 장에선 쓸데없이(?) 펑펑 울었다지.


그것이 아버지와의 이별이었다.
창문은 아직 내려져 있었지만, 그 순간에 아버지는 모든 얽매임을 끊어낸 것처럼 여겨졌다.

계속 살고 싶다는 마지막 미련을 끊어내고, 익숙한 장소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끊어내고, 우리에 대한 마음조차 끊어낸

아버지는 두 사람과 둘만의 추억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다시 한 번 ......의, 어머니의 당신이 되었다. - 32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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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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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하인드 도어. 책의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우리는 문 뒤엔 어떤 세상이, 삶이 펼쳐지고 있을지 모른다.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행복하고,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일지라도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니. 그렇기 때문에 문 밖에 서 있는 우리들로써는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단면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때론 그런 삶을 부러워하거나 동경하기도 한다. 여기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내, 완벽한 결혼이 있다. 물론 비하인드 도어, 문 뒤에 있는 완벽한 거짓말까지.

부모를 대신해 다운증후군인 동생 '밀리'를 평생 돌봐야만 했던 '그레이스'. 몇 번의 행복했던 연애도 잠시, 모두들 '밀리'를 부담스러워했고 결국 그레이스는 매번 혼자가 되었다. 어느 날 '밀리'와 함께 공원에 있던 '그레이스'는 운명처럼 '잭'을 만나게 된다. 그는 배우 뺨칠 정도의 완벽한 외모에, 매 맞는 아내들을 변호하는 정의롭고, 유능한 변호사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 잭. '잭'은 '그레이스'에게 청혼을 하고 또한, 평생토록 '밀리'를 돌봐줄 것을 약속한다. 와우! '그레이스' 인생에 이보다 더 큰 행운과 축복이 또 있을까? 당시 '그레이스'도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최고의 행.운.아라고. 그것이 지옥으로 가는 입구라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잭'은 '그레이스'와의 결혼 준비를 일사천리로 진행해 나간다. 먼저 '그레이스'의 일을 그만두게 한다. 항상 같이 있고 싶다는 이유로. 그 밖에 신혼집, 신혼여행, 살림살이까지. 읽으면서 든 생각은 뭔가 배려 아닌 배려 같은 느낌이랄까? 태국으로 떠나는 신혼여행, 공항 가는 길에서 '잭'과 '그레이스'는 '밀리'의 일로 다투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그레이스'는 '잭'의 선택을 따르고 만다. 아... '잭'의 마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거부할 수 없는 그의 치명적 매력이 '그레이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어찌하랴, 때론 사랑에 빠진 여자만큼 위험한 것은 없으니... '그레이스'가 '잭'의 가면을 알게 된 것은 혼자 남겨진 신혼 첫날밤이 지난 다음 날이다. 자신을 혼자 둔 '잭'에게 화가 난 '그레이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분노는 초조함과 걱정으로 바뀌어가고. 뒤늦게 '그레이스'앞에 나타난 '잭'. 예전처럼 아름다운 미소로 '잭'이 사과하길 바랐지만, 무심히 '그레이스'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잭'의 입을 통해 쏟아져 나온 이야기들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그레이스'는 공포와 깊은 두려움 속에서 자신이 '살인자'이자 '사이코패스'인 남자와 결혼했음을 깨닫는다. '그레이스'의 두려움에 희열을 느끼는 '잭'. 그랬다. '잭'은 상대의 공포심과 두려움을 지켜보며 '희열'을 느끼는 사이코패스였던 것. 그가 매 맞는 여성들을 변호해왔던 이유도 (겉으론 정의로운 사자의 탈을 쓰고 변호를 했겠지만) 지속적으로 그녀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마주하며 '희열'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는 이 모든 사실과 '잭'의 정체를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지만 잔뜩 흥분해서 소리치는 여자의 말사회적으로 명망 높은 변호사의 말 누구의 말을 들어주고, 믿어줄까? 집으로 돌아온 후로도 '그레이스'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발버둥 치면 칠수록 더 옭아매는 거미줄처럼 '잭'의 감시와 집요함은 '그레이스'를 더욱더 옭아맬 뿐이다. 가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잭'은 자신의 동료들을 저녁 만찬에 초대한다. '그레이스'에겐 어쩌면 유일한 자유시간이지만 '잭'의 감시는 여전하다. 다른 사람들은 완벽해 보이는 이들 부부를 부러워한다.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완벽한 집, 완벽한 아내, 완벽한 남편, 완벽한 요리까지. 그런 가운데 유일하게 이 완벽함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에스터'. '그레이스'는 그녀가 마음에 든다. 자신의 내부에서 절망적으로 외치는 목소리를 그녀가 제발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본다. 하지만 '잭'의 철저하고 집요한 감시가 지속되는 한 그것은 그저 '희망고문'일 뿐. 자칫 '에스터'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잭'이라는 감옥에서 '그레이스'는 동생 '밀리' 때문에, '밀리' 덕분에, '밀리'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최후의 방법을 도모한다. 과연 '그레이스'는 '잭'의 완벽한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소설 <비하인드 도어>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현재의 완벽한 삶 (보기에는 그렇다), 과거 어떻게 '그레이스'가 '잭'의 손아귀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독자들은 알 수 있다. 당당하고 활기찼던 '그레이스'가 사랑에 빠지면서 처음의 당찬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같은 여자로서 참 안타까웠다. 뭔가 머리로는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가슴으로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그가 다시 다정하게 웃어줄 거야. 그의 미소, 마음의 동요가 일어날 만큼 완벽한 말발까지. 그녀를 흔드는 남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너무 늦어버린... 무엇보다 <비하인드 도어>의 백미는 '잭'과 '그레이스'의 심리전이다. 점점 '잭'이 건 마수의 패턴을 읽게 되는 '그레이스'와 그런 '그레이스'의 마음을 알아 챈 '잭'의 두뇌싸움이랄까? 최후의 승자는, 책으로 확인하시라~! 그리고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에스터' (뭔가 통찰력이 있는 여성같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그래서 더 편견없이 상황을 볼 수 있었던 순수하고 영민했던 '밀리'까지 』



"잭을 만족시키는 대답이다. 잭이 작게 흥얼거리기 시작하고

나는 창밖 풍경을 바라본다."


"내 순응이 재미가 없었거나, 물리적 폭력의 쾌락을 참는 대신 정신적 폭력을

즐기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나를 가두고 점점 더 무슨 심리 게임을 벌이려 하는 게 섬찟했다.

이젠 다른 탈출 기회가 나타나도, 잭이 전부 조작한 게 아닐까하는

공포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었다."


"잭이 그렇게 선뜻 쇼핑 동반을 허락했던 건, 이미 태국에서 겪었던 바와 같이,

나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었다가 다시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기본적인 생활조차 남에게 의지해야 하는 삶은 참혹하다.

조그만 욕실의 수도 덕분에 목이 말라 죽을 염려는 없지만 지루함에 죽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눈앞에 무한정 펼쳐진 공허한 날들에서

나를 구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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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홍차가 있는 가계부 - 힐링 & 컬러링
윤소 지음 / 동아엠앤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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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힐링 & 컬러링 홍차가 있는 가계부

2017년도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한 해를 또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잘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참 많은데 그중 한 가지는 바로 가계경제를 책임지는 가계부이다. 매년 가계부를 만났지만 이번엔 좀 특별한 가계부를 만났다. 너무 예뻐서 절로 웃음이 나는 가계부! 바로 홍차가 있는 가계부:) 표지의 색상은 상큼한 오렌지색이고 내지의 색상도 비슷한 색상이다. 이 가계부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홍차 때문이다. 홍차에 대한 모든 것들을 알 수 있고 페이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예쁜 일러스트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색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 하면 좀 딱딱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홍차가 있는 가계부는 감성을 더해선지 한없이 사랑스럽다. 나를 위한 티타임, 나를 위한 기록과 힐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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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홍차가 있는 가계부'인가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기에 그렇다. 지나면 잊힐 나의 하루가 의미 있고,

"차 한잔할 여유는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힐링이 되는 시간

각박한 세상, 내 손에 주어진 것이 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기록하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따뜻하길 바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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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2018년도 가계부 첫 페이지는 홍차 이야기와 함께

<나만의 목표 잡기>로 시작된다. 상반기 목표와 하반기 목표를 적어두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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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1월 월별 기록을 할 수 있다.

오른쪽 면에 예상 수입과 예상 지출 항목을 작성할 수 있고,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사랑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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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기록을 작성한 후

총 4주간 주간 기록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단에는

<이번 주에 내가 마신 홍차와 디저트>를 적을 수 있다.

이참에 홍차를 좀 구입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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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 달을 알뜰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면

다음 달이 시작되기 전에 낭비한 것은 없었는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체크할 수 있고, 계획할 수 있는 MONTHLY CHECK MONEY PL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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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홍차 우리기

생수를 추천한다, 홍차 우릴 물은 94~98도가 적당하다.

그 밖에 다양한 홍차 브랜드가 소개되어 있는데 열거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아다지오, 벨로끄, 바질루르, 벳주만앤바통, 보, 허니 앤 손스, 헤로즈

자넷, 쿠스미, 루피시아, 믈레즈나, 니나스, 오설록, 리쉬티, 타조, 티더블유지, 웨지우드

와! 오설록 빼고는 들어 본 것이 없네!


홍차는 미용과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나도 커피 말고 홍차로 바꿔야겠다! 어떤 브랜드의 어떤 홍차를 마셔볼까?

벌써부터 두근두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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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가계부가 지출과 수입에 대한 기록 위주의

가계부였다면 <홍차가 있는 가계부는 이렇듯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홍차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나와있다.


색연필로 컬러링을 해도 좋다.

홍차 한 잔 마시면서, 예쁜 색연필로 힐링&컬러링의 시간을

보내면 참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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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엠앤비에서 나온 윤소 작가님의 홍차로 물드는 시간, 나만의 정리

<2018 힐링&컬러링 홍차가 있는 가계부>


가계경제를 책임지는 가계부에 감성을 더해선지 매일매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가계부이다.

또한 너무 예뻐서 자꾸만 펼쳐보게 된다. 사실 가계부는 그리 꼼꼼하게

작성하는 타입이 아닌데, 이번 <홍차가 있는 가계부>를 통해


꼼꼼하게 기록도 하고

나만의 티타임과 힐링&컬러링 시간도 가져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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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쁘고 똑똑한 홍차가 있는 2018 가계부!

사랑스럽고 예쁜 모든 페이지를 다 찍을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동영상으로 촬영을 해보았다.

대략적인 페이지 구성이나 내지 디자인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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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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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 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던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상, 하권을 구매했었는데 (당시 국내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제대로 읽게 된 건 근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이다. (;;;)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디자인과 판형으로 출간된 밀레니엄 1권은 상, 하권 합본판이라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꽤 두꺼운 책이다. 책을 받자마자 처음에 든 생각도 '아... 이걸 언제 다 읽지?'였다.


작가 스티그 라르손은 범죄 미스터리 소설인 밀레니엄 시리즈를 총 10부작까지 기획해 놓았고, 1부작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부작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부작 <벌집을 발로 찬 소녀>까지 집필을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책이 출간되기 6개월 전 안타깝게도 2004년 11월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결국 미완의 작품이자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비운의 밀레니엄 시리즈. 그러나 그의 사후 밀레니엄 시리즈는 경이로운 판매 기록을 세웠고, 중단된 밀레니엄 시리즈에 수많은 독자들의 아쉬움은 커져만 갔다. 이후 유족과 당시 출판사는 범죄 사건 전문 기자 출신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를 공식 작가로 지정해 시리즈를 이어갔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재탄생한 밀레니엄 시리즈 4부작 <거미줄에 걸린 소녀>는 전작 못지않게 큰 흥행을 일으켰고, 국내에도 문학동네를 통해 출간되었다. 밀레니엄 시리즈는 5부작 <자기 그림자를 찾는 남자>의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총 6부작까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결론은 작가님들은 만수무강해야 한다는 것!)

밀레니엄 시리즈 1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앞으로 시리즈를 이끌어갈 두 주인공인 '리스베트와 미카엘'의 역사적인 첫 만남의 순간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단, 이 둘의 만남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책의 절반 정도를 읽은 후에나 가능하다. 처음 책을 펼치면 스웨덴 지도가 긴 종이에 접혀져 있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사건으로 정리할 수 있다. 소설의 서막과 종장을 장식할 '벤네르스트룀'사건 하나와 소설 속 중장이자 핵심이랄 수 있는 '방에르 가문과 관련된'사건 하나로.

​스웨덴 재벌 그룹인 '벤네르스트룀'은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국가자본을 투자 받아 온갖 비리를 저질러 왔다. 무기 밀매, 마약 거래, 돈 세탁, 성매매 의혹, 마피아와 관련된 거래 등등. <밀레니엄>잡지의 발행인이자 경제 전문 기자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어느 날 우연히 동창이었던 친구로부터 '벤네르스트룀' 기업과 관련된 각종 의혹과 정보들을 전해 듣게 된다. 동창 친구 역시 금융계에 몸담고 있었고, 모든 정보들은 신뢰할 만 했다. 정보제공자는 비밀로 부친다는 약속 아래 '미카엘'은 '벤네르스트룀' 기업 비리를 언론에 공개하게 된다. 그러나 되려 역공을 당하고 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죄로 벌금과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이 사건으로 발행인이자 기자로서 '미카엘'이 그간 쌓아 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는데...


어느 날 '미카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방에르 그룹'의 전임 회장이었던 헨리크가 '미카엘'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인데. 방에르 그룹이 어떤 그룹인가? 한때 스웨덴 제계를 주름잡던 거대 기업이 아닌가? 물론 지금은 그 규모나 영향력이 많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인데, 이런 기업의 재벌 총수가 왜 '미카엘'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하는 걸까? 미카엘은 호기심 반, 의구심 반으로 헨리크가 있는 헤데뷔 섬으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헨리크로부터 두 가지 제안을 받게 되는데, 하나는 헨리크 자신의 회고록 집필 의뢰와 40년 전 방에르 가문에서 사라진 조카딸 '하리에트'의 사건을 재조사 해달라는 것이다. 사실, 회고록 집필은 표면적인 의뢰일 뿐 헨리크가 미카엘에게 제시한 궁극적인 제안은 조카딸 하리에트 재조사 사건이다. 헨리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방에르 가문' 사람들을 극도로 증오했는데, 조카딸 하리에트가 가문 사람들 중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믿고 있다. 예순에 가까운 노인이 된 전 재벌 총수 헨리크는 조카딸 하리에트를 무척 사랑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이 미스터리 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그의 반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쩌면 죽기 전 그의 마지막 소원일지도 모를 하리에트 사건. 그러나 '미카엘'은 선뜻 내켜 하지 않는데...

그런 미카엘에게 헨리크는 1년 동안 새로운 눈으로 이 사건을 재조사해주면 파격적인 금액 지불은 물론이고, 미카엘 자신을 엿 먹인 '벤네르스트룀' 기업 비리와 관련된 확실한 증거들을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다. 결국 미카엘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헤데뷔 섬에 머물며 하리에트 사건을 재조사하기 시작한다. 자료의 양이 방대해지고, 조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면서 미카엘은 조사원 한 명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방에르 그룹 고문 변호사인 디르크로부터 '리스베트'를 소개받게 된다. '리스베트'는 밀톤 시큐리티라는 회사에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는데, 그녀의 겉모습은... 15살로 보일 정도의 깡마른 몸매, 코와 눈썹의 피어싱, 사내아이 같은 짧은 머리, 온몸에 새겨져있는 다양한 문신들까지. 평범한 사람들이 본다면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외모의 소유자이다. 성격 또한 반사회적 양상을 드러내는 편인데, 반면 실력은 스웨덴 최고의 해커라는 것이다. 하리에트 사건에 합류하게 된 리스베트의 도움으로 미카엘은 이 수수께끼 같은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져 간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은 끔찍하기 짝이 없는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방에르 가문'의 음습하고도 어두운 이면과 그 속에 감추어진 추악한 사람들의 실체는 최근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이영학 사건을 떠올리기도 했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1권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초반에는 스웨덴 경제와 관련된 내용들이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데, 그래서인지 처음엔 '아, 이 책 어렵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경제에 문외한 1인 추가요;) 그러나 배를 정비하고, 노를 젓기 시작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거침없이 항해하는 배처럼 '미카엘'이 헨리크를 만나고 하리에트 사건을 재조사하는 장부터는 페이지가 정말 잘 넘어갔다. 도대체 그 시절 하리에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라는 궁금증과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미카엘'의 동선을 (나 역시 책 속에서 미친 듯이) 따라가면서 긴장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미카엘이 자료에서, 사진에서 다른 누군가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할 때마다 전율했고, 리스베트가 엄청난 실력으로 해킹을 하고, 사디스트였던 후견인을 처벌했을 땐 짜릿했다. 둘의 콤비도 환상적이었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았던 리스베트가 미카엘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리스베트라는 캐릭터는 우리에게 '말괄량이 삐삐'로 잘 알려진 '삐삐'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또한 작가가 언론 기자출신이라 경제 기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과 사명에 대한 신념을 소설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고, 복지국가로 살기 좋은 나라, 경치가 아름다운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던 스웨덴의 보이지 않는 이면들을 고발하는 내용들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기업 비리라든지, 여성 혐오에 발로한 남성우월주의적 사상, 방에르 가문에도 그득했던 친나치 성향의 인종우월주의자들처럼, 최근 유럽 전역에 흘러들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인종혐오와 폭력 등등. 얼마 전 영국에서도 한국인 유학생이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사건도 있었고 말이다. <밀레니엄>은 범죄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그 속엔 다분히 사회고발적 성격도 갖추고 있다. 작가 역시 살아생전 반민주주의, 극우파, 나치즘 문제에 천착하며 기자로서 사회정의를 수호하는 데 평생을 바치기도 했고, 이 때문에 32년간 연인이자 동료였던 여인과 법적으로 혼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불안한 삶 속에서도 자신의 일과 신념을 지키려 몰두한 작가의 삶이 이 책 <밀레니엄>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미카엘과 리스베트는 어쩌면 작가가 살아생전 수호하고 자 했던 사회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대변인이자, 그 자신의 아바타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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