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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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다. 나의 몸은 나만의 작은 공간인 내 방안에 있지만 내 마음은 해안 절벽 무지개 곶 찻집에 오롯이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갈매기 울음소리, 부서지듯 물결치는 파도소리, 그리고 바다냄새. 내 기억 저편 언젠가 떠났던 여행의 경험을 빌려와 책 속 무지개 곶 풍경들을 상상하는 것은 행복했다. 찻집 주인 에쓰코씨가 정성스레 내려준 마법의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의 사연이 깃든 커피잔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나는 온전히 그곳에 있었다. 다만 나의 이야기를 통해 에쓰코씨는 나에게 어떤 음악을 선물해 주었을까? 아마도 책의 첫 에피소드인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음악을 들려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직역하면 '놀라운 은혜' 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노래의 제목. 그리고 같은 아픔을 가져본 사람만이 온전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에쓰코씨는 나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 주겠지.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잃지만, 또 그와 동시에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얻기도 하지요. 그 사실만 깨닫는다면, 그다음부턴 어떻게든 되게 마련이에요."라고. 물론 책 속 엄마를 잃은 노조미와 노조미의 아빠를 위해 해준 말이지만 나에게도 이 음악이, 이 말이 작은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내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고 내가 얻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무엇일까 하고. 그것은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 내 삶이 아닐까 한다. 무지개를 타고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그곳. 그곳에 있을 나의 엄마가 이 세상에 남겨두고 간 나 그리고 내 삶.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이 기나긴 터널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살아있음으로 추억하고, 기억한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모리사와 아키오의 무지개 곶 찻집은 해안 절벽에 위치해 있는 작은 찻집이다. 마치 위태롭고 갈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마지막 막다른 골목에서 만나게 되는 한 줄기 희망의 빛처럼, 그곳에 파란빛으로 존재한다. 생전 남편이 남긴 무지개가 그려진 그림 속 풍경을 언젠가는 꼭 보길 바라며 홀로 찻집을 운영하는 에쓰코.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이곳을 방문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절이 바뀌면서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인연으로 엮여나간다. 에쓰코가 대접하는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라는 주문으로 만들어지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각자의 사연들을 위로해주는 에쓰코가 선곡한 아름다운 음악까지. 이렇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생의 끝에서 마음의 위안과 위로를 받아 다시 자신의 생으로 나아간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걸즈 온 더 비치>, <더 프레이어>, <러브 미 텐더>, <땡큐 포 더 뮤직>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노래들을 책 속 다양한 사연과 함께 다시금 듣고 싶어졌다. 평화롭고 따뜻한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무지개 곶 찻집. 이곳이 더 특별해 보이는 건 음악과 커피, 풍경도 큰 역할을 하겠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사연들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들의 삶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 음악과 풍경과 커피가 있는 아름다운 장소들이 내 기억 속에 많이 떠올랐지만 그래도 주방 식탁에 앉아 엄마와 함께 수다 떨면서 마셨던 그 공간, 그 기억, 그 풍경, 그 음악, 그 커피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의 엄마가 남겨준 <어메이징 그레이스>, 나의 삶에 나의 인생에 주문을 건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 행복하게 울고 웃으며, 또 마법의 주문을 외면서.

 

 

 

 

 

 

<책 속 밑줄>

> ...틀림없이 이 세상의 모든 물체는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물체의 존재 의의까지 간단히 바꿔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노조미와 내가 이제부터 걸어갈 미래도 마음가짐 하나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36page-

 

>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과의 관계가 희박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적으로 홀로 고립된 나는 마침내 작은 자학 속에서 달콤한 쾌락에 푹 빠져가고 있었다. 다자이 오사무, 카뮈, 가이코 다케시 같은 오래되고 무거우면서도 지나치게 아름다운 순수문학과 사랑에 빠진 채 마음은 점점 더 우울해졌다. - 79page-

 

> 풍요로운 바다 냄새. 온화한 잔물결 소리. 푸른빛의 투명한 바닷바람. 감청색 수면. 늠름한 후지산. 소나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창공. 이 순간 내가 완벽한 여름을 독점한 것 같아 괜히 소리도 질러 보고 싶어졌다. - 100page -

 

> 꿈이란 건, 사람에 따라서는 품고 있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되기도 하거든. - 110page -

 

> "내 경험으로는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는 데에도 꽤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데."

- 113page -

 

>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아.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설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는 나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말자. - 120page -

 

> "인간은 말이죠, 언젠가 이렇게 되고 싶다는 이미지를 품고, 그걸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동안에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만 꿈과 희망을 다 잃고 더 이상 기도 할게 없다면,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길로 가기도 하지요."

- 146page -

 

> 내게 '상처'나 '아픔'은 왠지 달콤한 감상을 수반하는 일종의 '위안'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의 아픔을 느끼고 그 상처를 응시하고 있을 때만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의 운명에서 시선을 돌릴 수 있었던 것이다.

- 231page -

 

> 남편이 그리고 싶었던 것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그림이 아니라 오히려 마른 모래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처럼 사람들의 마음 사이사이로 살며시 스며들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듯한 그런 작품이었다.

- 27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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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의 저주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8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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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한국어판 표지 / 우 : 일본어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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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다 신조라는 작가를 알게 된 작품은 최근 작품 <흉가>를 통해서다. 주변에서 많이들 읽기에 흥미가 생겼고 재미있다는 평도 있어 <흉가>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흉가>외에 미쓰다 신조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작가의 '공통된 이미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호러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융합'이라는 것이다. 평소에도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호러'라는 장르까지 결합된 미스터리는 어떤 느낌의 작품일까? 그의 작품세계가 몹시 궁금해졌다. 해서 최근작 <흉가>를 읽기 전에 '사상학 탐정 시리즈'를 먼저 읽어 보기로 했다. 미쓰다 신조의 기존 작품들에 비해 재미가 덜 하는 평이 있어 재미있는 작품들을 먼저 읽었다가는 이 시리즈는 손도 안 댈 것 같아 먼저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사상학 탐정'이라는 제목이 참 낯선데 한국어 판 표지에서는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반면 일본어판 표지의 경우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대략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사상(死相) : 말 그대로 죽음의 형태, 죽음의 어떤 모습을 말한다. 주인공 쓰루야 슌이치로는 타인의 모습에서 바로 이러한 '사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유치원 시절 간사이에 있는 외가에 갔을 때 슌이치로는 처음으로 죽음의 형태와 맞닥뜨린다. 외가의 안라 마을, 유독 골목이 많은 오래된 사찰 마을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좁은 돌계단을 더듬어 나가는 슌이치로.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경외심 이 뒤섞인 산책길에서 슌이치로는 문득 이상한 냄새를 맡고 그 자리에 멈춰 선다. 그리고 마주치게 된 기이한 형태의 양복 입은 낯선 남자. 어린 슌이치로였지만 그 존재가 인간이 아님을 간파하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다시 찾은 그 장소에서 남들에겐 보이지 않고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 능력이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이란 걸 알게 된다. 할머니 슌사쿠 아이는 유명한 영매이고 할어버지 쓰루야 슌사쿠는 괴기소설 작가이다.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없는 능력을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이른바 격세유전이라 할 수 있다. 며칠 후 슌이치로는 위험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나 되려 주변 사람들로부터 '괴물취급'을 받게 된다. 그 사건은 그에게 큰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성장해서도 큰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결국 일상생활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게 된 슌이치로는 부모님 곁을 떠나 외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에 자라게 된다. 영매인 할머니는 슌이치로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슌이치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 후 20살이 되던 해 슌이치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품을 벗어나 도쿄에 자신의 이름을 건 '탐정 사무소'를 열어 독립하게 된다. 그의 사무소에 찾아온 첫 번째 의뢰인은 '나이토 사야카'로 사신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다 말하지만 슌이치로의 눈엔 그 어떤 '死相'도 보이지 않아 그녀를 돌려보낸다. 그리나 며칠 후 다시 찾아온 그녀에겐 피부 여기저기를 파고들어 꿈틀거리는 거무튀튀한 지렁이 형태의 '死相'이 보이는데...... 

 그렇게 자신의 첫 번째 의뢰인인 '사야카'를 통해 슌이치로는 탐정으로서 사건 현장인 이리야 가에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잇따른 괴현상과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이리야 가문에 얽힌 비밀, 숫자 13과 연관 있는 괴현상의 의미와 해석,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과 진범 등. 그 이면에는 인간의 탐욕과 주술, 저주가 있었다. 마지막 진범이 밝혀졌을 땐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라 놀랐었고 범행동기에 조금은 동정심이 일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간에 살해 여부에 대해 고민했던 흔적과 마지막엔 그 살인을 멈추고자 나름 노력했던 모습에 더 그런 마음이 생겼던 것도 같다. ​

 '사상학 탐정'은 그동안 읽어왔던 책 속의 주인공들이 보여줬던 모습들과는 달리 탐정으로서 활약하는 부분이 다소 미숙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때문에 명탐정의 대활약을 기대하고 이 소설을 접하게 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오히려 이 부분이 '사상학 탐정'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할머니를 통해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는 해도 탐정이기 전에 슌이치로도 '보통의 사람들'처럼 '두려움을 ​느끼는 한 사람'에 불과하다. 그 한 예로 슌이치로는 '死相'을 스위치를 ON/OFF 하듯 켰다 끌 수 있다. 즉 <보이게 한다/안 보이게 한다>를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슌이치로는 여전히 자신의 눈앞에 닥쳐 올 존재에 대해 무의식 깊은 곳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을 기피하고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한다면 고개를 떨군다. 오랜 시간 이렇게 성장해온 그가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제대로 된 대화를 했을 리 만무하다. 그것은 탐정으로써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자격들로 보자면 분명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사야카'와 함께 사건 현장이랄 수 있는 '이리야 가'에 방문하여 그곳의 가족들과 대면하는 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대화' 혹은 '진술'을 끌어내지 못해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일까?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무뚝뚝한 말투의 슌이치로가 오랫동안 짊어져야 했을 그 힘의 무게가 버거워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도 그 자신이 '부족한 자질'에 대해 충분히 자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2권에서는 지금보다 탐정으로서 조금 더 성장한 슌이치로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ps>

: 13의 저주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일련의 괴현상을 해결하고 설명하는 부분을 읽을 땐 살짝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 다양한 사건들을 숫자와 연결시키기위해 작가가 ​얼마나(?) 고민했을까.... 생각하며 나름 썩소를 좀 지었던 것도 사실이다. ^3^;

 

탐정 사무소를 꾸려 나가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 - 타인과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 이 자신에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지금까지 의뢰인과의 대화를 포함해 타인을 대하는 문제는 할머니가 전부 대신해 줬다.

자신은 그저 보이는 것을 말하고, 할머니에게서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면 끝이었다. 한마디로 안락의자 탐정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사무소를 세워 독립한 지금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사상이 보이는 것만으로는 의뢰인의 목숨을 구할 수 없다.

즉 이대로는 탐정으로서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사시라는 지극히 특수한 힘을 지녔으면서 타인과 제대로 대화할 수는 없다니, ​이렇게 기막힌 일도 없다. 슌이치로는 이것이 앞으로도 자신에게 크나큰 과제가 되리라 생각하면서도 곧바로 고민을 그만뒀다.

어쨌든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다. - 171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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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 탐정 그림의 수기
기타야마 다케쿠니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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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읽은 <앨리스 죽이기>역시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고전소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각색한 추리소설이다. 이 작품을 읽고 난 직후라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를 물리트릭의 귀재라 불리는 '기타야마 다케쿠니'가 마찬가지로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재탄생시킨 이 작품 '탐정 그림의 수기 인어공주' 또한 기대하며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겉표지에 적힌 '살해된 왕자, 용의자는 인어공주!'라는 다소 자극적인 문장도 한몫을 했다. <앨리스 죽이기>역시 주인공 앨리스가 작품 속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사건을 추리 해결해 나가는 방식인데, 인어공주의 주인공인 인어공주 또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 후의 사건들을 추리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두 작품이 묘하게 닮기도 닮았거니와 기존 원작의 주인공들이 새롭게 각색된 작품들에서는 죄다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다소 당황스러운 이 상황이 독자들로 하여금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결국 책을 읽게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기타야마의 '인어공주'는 기존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의 스토리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 버린 인어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 동화는 그렇게 끝을 맺지만 간혹 그 뒷이야기 즉, 후일담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것이 해피엔딩인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면 더더욱. 왜냐하면 해피엔딩의 경우 정말?이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바로 이 '뒷이야기'에 ​착안해 트릭과 추리, 살인을 접목해 자신만의 '인어공주'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1816년 덴마크 오덴세. 마녀의 단도로 왕자의 심장을 찔러 자신을 구할 수 있지만 인어공주는 스스로 물거품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틀 뒤 왕자는 살해된 채 발견된다. 여러 가지 정황 상 왕자를 살해한 용의자로 인어공주가 지목되고 그 사건은 인간 세상과 바닷속 인어 세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사건 해결을 위해 실존 인물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키는데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아버지를 일찍 여읜 어린 소년으로, 루트비히 에밀 그림은 어딘지 수상쩍지만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탐정역으로 탈바꿈시킨다. 작가의 이런 재치 있는 시도는 나로 하여금 작품을 더 몰입하여 읽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자신의 막냇동생인 인어공주의 살인누명을 벗기기 위해 마녀에게 심장을 저당 잡히면서까지 인간이 되어 뭍으로 올라온 넷째 셀레나까지 등장하여 결국 이 세 사람은 사건 해결을 위해 뭉치고 진범 찾기에 돌입한다. 붕케플로드 목사 부인의 도움을 얻어 궁으로 들어간 세 사람. 루트비히는 모든 상황들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사건 해결에 다가가려 하고, 한스와 셀레나 역시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나 별다른 소득은 얻지 못한다.

2층 방 안, 마녀의 칼이 등에 꽂힌 채 살해된 왕자 그러나 외부의 침입 흔적은 없고, 목격자도 없다. 궁 안 사람들의 알리바이도 명백한 상황. 사건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수상쩍은 행동과 예전 인어공주를 닮았다는 이유로 셀레나가 왕자 살해범으로 몰려 궁에 갇히게 된다. 한스는 셀레나 자매들의 도움으로 그녀를 구출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미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온 '루트비히'에 의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게 되면서 그에 의해 진범이 누구인지, 왕자 살해 동기와 살해 방법 등이 밝혀지게 된다. 살해 방법의 경우 물리트릭의 귀재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 속 자세한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루트비히'에 의해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이 사건은 하나의 커다란 사건의 줄기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1793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대략적인 내막은 이렇다. 역사적 실존인물인 나폴레옹을 사랑한, 한때는 그녀 역시 아름다운 인어공주였을 마녀의 외롭고도 헌신적인 지독한 사랑이 이 사건의 중심이었다. 그녀가 벌여놓은 판에 자신은 꼭두각시였음을 깨달은 인어공주는 왕자를 죽이지 않고 단도를 바다에 버리고 자신도 바다로 뛰어드는데 그 와중에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어공주 역시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자신이 인어공주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왕자는 그녀를 찾아 떠나고 그런 왕자를 용서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인물에 의해 왕자는 살해당했던 것이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사랑이란 형태로 빚어진 일련의 사건들. 사랑에도 다양한 모습과 종류가 있겠지만 그 사랑이 마음속 욕망과 뒤섞일 경우 사랑은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독이 될 수 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몸이 타들어갈 것을 알면서도 뜨거운 불꽃에 날아드는 불나비처럼 무모하게 뛰어들 수 있는 것이 사랑이 가진 강력한 힘이 아닐까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루트비히'의 마녀의 존재에 대한 추리는 작가의 마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진행됐는데 어떤 이들은 이 부분을 꽤 불편해했지만 나의 경우는 나름 가벼운 충격과 신선한 관점으로 보게 되어 괜찮았다.

 


* 외롭고 지루한 현실 바로 옆에 꿈을 꾸는 듯한 동화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한스가 지금까지 살아 온 원동력이었다.언젠가 그 세계를 두 눈으로 보는 것이 꿈이었다. 말하자면 셀레나는 한스가 사랑해 마지않는 세계에 사는 존재였다. - 73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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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앙의 비밀 미스터리 야! 8
쿠지라 도이치로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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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식물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집 앞 마당에서 꽃과 풀을 보며 행복했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고등학생 레이. 엄마와의 사소한 다툼으로 8년 전 집을 나간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가슴에 칼을 맞고 쓰러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며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한마디는 '루비앙'이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의미를 알 수 없는 '루비앙'이라는 단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레이를 경찰은 오히려 용의자로 의심한다.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레이는 아버지를 살해한 진범이 누구인지 사건을 하나씩 추적해 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아버지의 죽음이 폴린 제약과 관련이 있고, 폴린 제약이 편법을 써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소설 '루비앙의 비밀'은 초반에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나옴으로써 사건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고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는데, 무엇보다 영화적 기법인 '장면전환'을 통해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를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주인공인 레이의 평소 성격은 꽃을 좋아하는 여고생으로 소심하면서도 조용한 편인데,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선 과감한 행동력과 결단력을 보인다. 아버지와 폴린 제약의 관계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혼자 폴린 제약을 찾아가는 모습이나, 폴린 제약 사장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그가 다녔던 초등학교를(꽤 먼 거리) 혼자 방문하는 모습, 신변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아버지가 연구용으로 남긴 땅 홋카이도를 향해 한 남자와 단둘이 떠나는 장면 등은 내가 레이였다면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는데, 결론은 아마 나라면 못 했을 것 같다. 그저 망연자실 경찰의 수사가 잘 진행되길 바라며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하겠지'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또한 책의 제목이기도 한 '루비앙의 비밀'에 루비앙이 도대체 뭘까? 왜 레이의 아버지는 죽어가는 순간에 다른 말도 아닌 루비앙이라는 말을 남겼을까? 등 루비앙의 정체에 대해 빨리 알고 싶은 마음에 쉽게 책을 놓을 수 없는데, 책의 중반부쯤에 아버지가 자주 방문했던 공원의 노숙자를 통해 독자는 루비앙의 비밀을 알게 된다. 레이는 루비앙이라는 단어가 어렸을 적 아버지와의 작은 추억 속에서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생각이 좀처럼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독자 입장에서는 정말 레이한테 말해주고 싶어서 미칠 노릇이다. 다만 레이는 루비앙의 실체는 모른 채, 아버지가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범인의 약점이 되는 증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며, 그 증거를 숨긴 장소가 루비앙과 관련된 것은 아닐까 정도로만 추측을 할 뿐이다. 

 아버지가 자주 갔던 공원의 노숙자 중 한 명인 통칭 '부처'로 불리는 남자를 통해 비로소 레이는 루비앙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원망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자신이 이토록 집요하게 사건을 쫓았던 건 사실 아버지의 사랑을 찾아 헤맸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소설 '루비앙의 비밀'은 오래전 헤어진 딸에 대한 아버지의 부정(父情)과 거대 제약회사의 비리, 그것을 알아챈 식물학자인 아버지의 죽음, 그 비리를 움켜쥐고 이용하려는 한 인간의 탐욕스러움을 너무 무겁지 않게 그리고 있다. 아마 영어덜트 시리즈로 나온 미스터리 책이기 때문에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선정한 것 같은데, 그래도 굳게 믿었던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진 마지막 반전에선 꽤 놀라기도 했다. 아니면 내가 이런 추리나 반전에 약한 건지도 ㅎㅎ.

 


 끝으로, 아버지가 식물학자였던 만큼 레이도 야생화 및 풀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서 '들풀 연구회'라는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하는 일은 근처 공원이나 길거리를 다니면서 봄, 마당, 길에 어울리는 혹은 자주 보이는 들풀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나 또한 야생화 및 들풀에 관심이 많아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야생화와 들풀들을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모두 확인해 보았다. '들풀 연구회'에서 정한 봄, 마당, 길에서 자주 보이는 야생화 및 들풀들은 아래와 같다.


> 봄의 7가지 풀 : 미나리, 냉이, 떡쑥, 별꽃, 광대나물, 순무, 무

> 마당의 7가지 꽃 : 민들레, 괭이밥, 큰개불알풀, 주름잎, 살갈퀴, 타래난초, 삼백초

> 길의 7가지 풀 : 질경이, 강아지풀, 개여뀌, 자주광대나물, 큰이삭풀, 새포아풀, 갈퀴덩굴


특히 레이는 '큰개불알풀'을 무척 좋아했는데 작고 푸른색이 도는 여린 꽃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름이 참 고약하다. 해서 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 보았더니 큰개불알꽃 열매가 개의 불알과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요즘은 조금 순화하여 '봄까치꽃'이라 부른다는데 이 이름이 훨씬 난 것 같다. 영문으로는 bird's eyes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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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여행을 꿈꾼다. 손미나 작가의 말처럼 여행은 '영혼을 위한 비타민'이자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부활의 과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여행은 인간의 가슴에 품고 사는 우주를 확장시키고 내면의 성장을 도와주는 '길 위의 학교'이기도 하다. 그녀의 말처럼 여행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이런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행복할까? 그렇지만 한편으론 삶이 녹녹치 않아 쉽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곳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멀고 먼 나라 페루라면 더더욱. 나도 지금은 그중 한 사람이다. 다행히 그녀는 이런 나에게 작은 선물을 안겨 주었다. 그녀가 먼저 만나 본 영혼의 땅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라는 작지만 소중한 책 한 권. 직접 갈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렇게 책으로라도 페루라는 곳을 읽고, 보고, 여행할 수 있어 좋았다.

 우리에게 손미나 그녀는 ​여행작가이기 전에 아나운서로서 더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지금은 명실공히 여행작가로서 활약하고 있지만. 얼마 전 TV에서 모 방송사에 출연한 그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어느 여행지에서 이태리 의사를 만났는데 그가 그녀에게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의 짧은 물음에 마음속 강한 충격을 느끼며 '나는 정말 행복한가?' '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뭔가 가슴을 흔들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그 만남이 그녀가 여행작가로서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지.

 아나운서라는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나 부러워할 직업을 그만두고 그녀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의 그녀를 여행작가로서 만날 수 있고 그녀가 밟았던 많은 곳들을 한 권의 소중한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라는 책 이전에도 여러 권의 여행 에세이를 냈지만 그녀 자신이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 페루로의 여행은 다른 그 어떤 여행지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3년 전 그녀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영원히 이별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 삶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고통들이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의 고통과 상처들은 옅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가족을 잃는 고통은 시간의 흐름으로도 옅어지지 않는 아픔이다. 그녀 역시 이런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아버지를 잃은 후 알게 되었다. 그녀 삶에 느낌표로 가득하던 우주가 아버지를 잃고 하루아침에 온통 물음표로 채워져 혼란스러웠던 그때 마음속에서 '지금이야말로 여행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를 듣게 되고 페루로의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 역사학자였던 그녀의 아버지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곳이기도 했고, 해발 3000미터를 넘나드는 고산 지대에 현세와 영원의 세계를 연결해준다는 전설 속의 새 '콘도르'를 꼭 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녀는 페루에서 자신과 하늘에 계실 아버지를 연결해주는 전설 속의 새 '콘도르'를 보게 되고 그 경이로움 속에서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다.

'딸아, 괜찮다. 두려워 말거라.

아빠는 이렇게 자유롭게 세상을 날고 있단다. 네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이렇게 하늘에서 바라보고 있지 않니. 안심해라.

우리는 늘 함께 있다.'​

 그녀에게 위로와 치유가 절실히 필요했던 시기에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주고 품어준 땅 페루. 그러나 페루라는 곳을 떠나기 위해선 준비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며칠 동안 힘들었던 일, 한 달간의 여정 동안 고산병으로 힘들어했던 일 등 그녀 스스로도 고산병 예방을 위해 코카 차나 무냐 차를 마시고, 혹은 호텔에서 산소통 룸서비스를 받아 가며 페루에서의 모든 일정들을 소화했다. 읽으면서 페루라는 곳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해발 몇 천 미터가 넘는 곳들을 나는 과연 그녀처럼 잘 이겨내고 여행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고, 페루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 땅처럼 여겨졌다. 그렇게 그녀는 페루 여행을 철저히 준비했고 떠나야 할 이유를 가슴에 품고 떠났다. 무엇보다 페루는 스페인 유학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 '이야'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여행길에 한결같이 동행하는 사진작가 레이나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친구 '이야'와의 행복한 만남과 추억, 태곳적 원시림을 간직한 아마존에서의 나날들, 남미 대륙을 호령하던 잉카인들의 문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추픽추에서의 경이로움,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티티카카 호수 사람들과의 만남, 외계인이 그렸다는 설이 있는 미스터리 한 나스카 라인 투어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한 웃지 못할 순간들,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바예 사그라도, 쿠스코의 파란 하늘, 여행지에서 만난 우연이 인연이 되어  페루에서 그녀의 여행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준 그레고리와의 만남 등. 그녀와 함께 페루로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책을 통해 여행의 여정을 따라가며 나 또한 설레고, 웃고, 울고, 감탄하고, 때론 고산병의 위험으로 두려운 마음도 들긴 했지만 즐거웠다. 어쩌면 영원히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를 페루, 그래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지라도 신비로움이 존재하는 영혼의 땅, 페루를 마음속으로 염원해 본다.

 

 

+

<마추픽추는 케추아 어로 '늙은 봉우리'를 의미한다.

15세기경 남아메리카 대륙을 호령했던 잉카인들이 건설한 도시.

시대를 앞서간 그들의 문명은 '키푸'라는 매듭문자가 있었지만 해석이 어려워

그들의 문명은 아직까지 신비로움으로 남아 있다.> 

 :)

 

 

 

 

 

 

+

<새들의 배설물로 뒤덮여 있는 섬 바예스타스, 이 배설물로 비료(구아노)를 만들어 페루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페루는 최상의 구아노가 만들어지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

 

 

 

 

 

+

<페루는 지형의 특성상 고산지대가 많은데, 여행하면서 고산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산소통 룸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

 

 

 

 

 

 

 

 +

 

<스페인 유학시절 절친인 '이야'와 함께 마추픽추에서.

그녀의 여행이 더 행복했던 건 페루 땅의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혼자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내 곁에서 나와 함께 걸을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도

큰 의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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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야,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생은 모든 순간이 그 고유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겉으로 보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과 상관없이 의지를 가지고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며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 늘 행복해라."

 

- 여행 마지막 날 친구인 이야의 할머니께서 해주신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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