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짧게는 이틀 많게는 거의 일주일을 몰아 쓰는 것이 일상화된 지금, 일기쓰기란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 있다. 내 삶의 역사는 어떤 타인이 대신 기록해 주는 것이 아니니까. (아, 내가 조선왕조의 임금이었다면!)
7/26~7/27 : 가족과 재회했다가 헤어졌다. (정확히 말한다면, 재회는 7/25이다.) 그동안 분당 삼*플**에서 내 러닝화와 스포츠 샌달, 마눌님 화장품을 샀고, 동대문 밀*오*에서 마눌님 샌달을 샀다. 지섭이가 좋아하는 '페*카* 치킨'과 나와 마눌님이 좋아하는 삼겹살(국산이었다. 쿨럭), 청국장 쌈밥 등을 먹었다. 가장 화려해야 할 일요일 저녁 만찬은 과자 쪼가리 몇조각과 맥주. 일요일 저녁에 비가 오지 않는 틈을 타서 자전거로 한강을 찍고 왔다. 총거리 35.27km, 시간 1:26:59, 평균속도 24.3km/h. 갔다 오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맹장 수술 이후에 운동을 쉰 탓이다. 자전거를 타고 갔다 왔더니 마눌님과 지섭이 가고 없다. '내가 떠나 보내는 것을 피했으니, 오늘 작전은 성공이다.'라고 홀로 맥주를 홀짝이면서 생각했다.
7/28 : 수유+너머 세미나. 오늘부터 다룰 책은 스피노자의 <국가론>이다. 오늘은 우리 세미나(세미나 이름은 '네그리 세미나'인데, 나는 그들과 네그리를 읽은 적이 없다.) 방장인 연** 선생과 나와 동갑내기인 신** 선생이 빠졌다. 연** 선생은 갑자기 일이 생긴 것이고, 신** 선생은 삼개월 정도 빠지게 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사실 그 두 사람이 가장 활발히 세미나 활동을 했던 모범 학인이었고 세미나 때에도 가장 발언을 많이 하던 분들이라, 두 사람이 빠지면 김빠진 맥주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세미나는 소수의 몇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상보적으로, 그러면서도 단독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이해해 가면서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게 바로 진정한 '꼬뮨'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불손한 생각이 약 0.8초 간 들었다.
7/29~7/30 : <미학 오디세이> 1권을 다 읽었다. <국가론>은 5장까지 읽은 상태다. (왜 나는 계속 <국가론>을 쓰면서 '국개론'이 생각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