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무중력 증후군>을 다 읽었다. 빈티지가 얼마 되지 않은 와인처럼 싱그럽고, 프레스토 속도로 달려가는 목관 오중주처럼 경쾌하고 맑은 문체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서글픈 소외감이 이 소설의 기본적인 정서로 깔려 있다. 한없이 투명한 멜로디의 한꺼풀 속에 씁쓸한 비애가 똬리틀고 있는 모차르트 단조곡들과 비슷하다고나할까?

<국가론>도 막바지인데, 이 책은 속도가 나지 않는다. 스피노자가 살 당시의 정치/사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여서 겠지만, 정치체제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가 잘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도대체 군주국가나 귀족국가에서의 회의체 인원과 임기를 알아서 뭣에 쓴단 말인가? 맥락속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쉽지 않다.

8/21에는 퇴사한 최**, 유** 등을 강남역에서 만났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여성이 안정을 찾게되는 나이인 삼십 언저리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그녀들이 멋지고 반가워서 조금 과음했다.

일본, 쿠바와의 멋진 승부가 벌어진 올림픽 야구에 대해서는, 우리 생애가 다 할 때까지 지겹도록 반복해서 언급될 것이므로 긴 얘기는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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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2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 아침에 글을 쓰셨네요.
직장인들에게는 가장 바쁜 시간일듯한데요.

무중력 증후군을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아요.
책을 읽다 그 책에 언급된 책을 읽게 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하다보니 처음 시작은 이 분야가 아니었던 것같은 느낌만 들어요.

30언저리에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라...부러워지네요.
40언저리에 시작하는것보다 훨씬 빠른거죠.

전자인간 2008-08-27 07:51   좋아요 0 | URL
업무가 8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그 전에 빨리 글을 후다닥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업무 중간에 틈틈이 썼습니다.

<무중력 증후군>은 올해의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저도 40 언저리 쯤에서 새 삶을 모색하고 있는데, 너무 늦었다는 느낌이 자꾸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