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무중력 증후군>을 다 읽었다. 빈티지가 얼마 되지 않은 와인처럼 싱그럽고, 프레스토 속도로 달려가는 목관 오중주처럼 경쾌하고 맑은 문체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서글픈 소외감이 이 소설의 기본적인 정서로 깔려 있다. 한없이 투명한 멜로디의 한꺼풀 속에 씁쓸한 비애가 똬리틀고 있는 모차르트 단조곡들과 비슷하다고나할까?
<국가론>도 막바지인데, 이 책은 속도가 나지 않는다. 스피노자가 살 당시의 정치/사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여서 겠지만, 정치체제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가 잘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도대체 군주국가나 귀족국가에서의 회의체 인원과 임기를 알아서 뭣에 쓴단 말인가? 맥락속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쉽지 않다.
8/21에는 퇴사한 최**, 유** 등을 강남역에서 만났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여성이 안정을 찾게되는 나이인 삼십 언저리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그녀들이 멋지고 반가워서 조금 과음했다.
일본, 쿠바와의 멋진 승부가 벌어진 올림픽 야구에 대해서는, 우리 생애가 다 할 때까지 지겹도록 반복해서 언급될 것이므로 긴 얘기는 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