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기부터 초등학생까지 고만고만한 것들을 좋아 할래야 좋아 할수가 없다. 난 그들을 볼 때 눈 높이를 맞출줄 모른다. 난 항상 어른의 시선에서 그들을 바라 보기 때문에 그들의 산만함 내지는 아이들만의 고집 등을 이해 할줄 모른다.
그런데 조카라는 것이 덜렁 생기고부터 많이 변했다. 그래도 여전히 첫째 조카를 만나면 5분동안엔 세상에 둘도 없이 신나하고 재미지게 놀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여지 없이 싸우고 만다. 조카를 울리거나 내가 화가 나거나 둘중 하나다. 조카는 이제 6살이 되었다. 여자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조카는 유치원 재롱잔친지 뭔지에서 슈퍼맨 역할을 맡을 정도로 크다.(여자아이들은 모두 요정분장을 한다는데...) 120CM 넘으니 말 다한 샘이다. 공주.요정.분홍색.치마라면 사죽을 못 쓰는 조카가 흰 스타킹에 빨간팬티. 망토를 두르고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고 기암한 언니는 유치원에 전화를 해 요정 중에는 키가 큰 요정이 있을수도 있으며 상대역인 슈퍼맨이 조금 작으면 어떠냐는 둥 유지원 원장님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여 얼떨결에 슈퍼맨을 요정으로 변신시키는데 성공 하였다.
조카가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 있었던 일이다. 마우스 클릭, 드러그, 이동법을 배우는 와 중에 언니가 마우스를 내려야지라고 말하자 조카는 마우스를 책상 밑으로 내렸다는 후문이 있었다.
아이들 아니 조카의 잔인함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휘둘러 대는 칼은 너무도 예리하여 깊은 상처를 남기곤 한다. 그중에 언니와 내가 가장 상처를 받는 부분은 엄마와 이모는 너무 뚱뚱해 내지는 엄마 배가 왜 그래? 이모 머리가 너무 웃겨(얼마전 파마한 나의 모습을 보고는)... 등등 외모를 바탕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많은 디즈니 공주들과 비교할 때는 정말 환장하겠다.
그래도 안보면 보고 싶고 (조카내는 바로 옆동에 산다. 그래서 노상 우리집에 상주한다고 봐야한다.) 그러하다. 둘째조카는 이제 5개월 투실투실한 것이 꾸물꾸물 움직이는 것이 무진장 귀엽다. 모 타이어 CF에 나오는 마스코트를 생각나게 할 만큼 몽실몽실한 살집을 자랑하기도 하는 조카는 겁나게 이뻐 죽겠다.
이것이 시집가야 한다는 또는 나이가 들었다는 징조가 아니여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