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K양. 그녀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다. 성격이 밝고 명랑하며,  가끔 날려주시는 욕설에도 박장대소를 할만큼 묘한 매력이 있는 그녀. 그녀는 술자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마셨다하면 무조건 5차까지 가야 직성이 풀리신단다. 그녀와 술을 마시면 근 하루 정도는 사망이요 이틀째는 반 좀비 상태로, 회복이 빨라야 삼일째야 정상적 생활이 가능할 정도다. 그래서 결심을 하고 마셔야만 한다. 그녀가 절세미인도 아니고 몸매가 아주 착하신것도 아니며 돈을 풍풍 뿌리고 다니는 사람도 아니다. 그럼에도 항상 그녀 주변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그녀의 따뜻한 성격 때문일 것이다. 1달전에도 죽자 결심하고 무식하게 마신날이 있었는데 그 때 K양이 말하는 "술자리의 추억"을 옮겨보고자 한다.



추억 하나. 회사 워크샵을 갔었단다. 평소에도 마시던 양이 있던 K양. 방잡고 마시니 오죽 신났을까. 양주로 죽자 죽자 마시고 있었는데 본인에게도 무리가 갔었는지 오바이트가 쏠리더란다. 난생처음 해 보는 거시기라 나름대로 충격 컸었나 보다. 일을 끝내고 나와 다시 술자리로 합류한 그녀. 그런데 그녀를 본 회사직원들이 땅바닥을 열라 데굴데굴 굴러 다니더란다. 영문을 모르고 있는 그녀에게 툭 던져진 한마디. "ㅋㅋㅋ 언니 언니 코에 코에 ㅋㅋㅋ 라면가락이 ~~~" 그 사건 이후로 그녀 술안주로 절대 라면. 라면 비슷한 것도 먹지 않는다.



추억 둘. 늦은 저녁 집에 있는데 아는 언니에게 전화가 왔단다. 너무 속상해서 그러는데 동네 포장마차라며 잠깐만 나와 달라고 했단다. 동네고 하니 그녀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편한한 마음으로 나갔다고 한다. 잘 마시고 헤어져 집에서 잤다고 생각한 그녀. 눈을 뜨니 웬 낮선 침대에 누워있더란다. 간호사 언니가 다가와서는 "괜찮으세요"라고 말하며 그녀 팔에 꽂아둔 링겔을 확인하더란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그녀가 가로등 밑에서 자고 있었는데 대한민국 경찰님들이 발견하고 의식 없는 그녀를 병원으로 후송해 왔던 것이었다. 그녀는 회사에 전화해 지금 병원이라 회사에 출근할 수 없으며 내일 진단서를 제출하겠다 거짓하나 없는 진실을 말하고 하루 푹 쉬었다고 한다.



추억 셋. 얼마전 신문에도 나왔던 일과 비슷한데 그녀와 친구 둘이 진탕 술을 먹고 택시를 타고 가다가 기사아저씨와 그녀의 친구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고 급기야 그녀의 친구는 기사 아저씨 뺨을 때리고 맨발로 도망을 쳤고 옆에서 싸움 말리던 그녀는 기사 아저씨에게 팔목을 잡혀 도망도 못가고 경찰서로 가야만 했단다. 그 이후는 말하지 않아도 대충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그 후 그녀와 그녀의 친구는 가까운 교회를 나가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참 많았다. 택시 타고 가다 중간에 내리겠다고 주사를 부려 XX다리 중간에 버려졌던 일, 덥다고 겉옷이라 생각하고 벗었는데 메리아스만 입고 걸어가는 그녀를 보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허겁하여 다시 옷을 입혀 줬던 일, 집 앞에서 자고 있는 그녀를 신문배달부가 깨워줬던 일, 술 마신 다음날 버스를 타고 가는데 옆에 있던 남학생이 XX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것이 속을 뒤집어 엎는 통해 그 학생 발 밑에 머얼건 국물을 흘렸던 일. 등등



이리 나열하고 보니 그녀가 상당히 추태를 부리며 생활도 엉망인 것 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아주 성실하고, 온순하며,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을 소중이 하는 아름다운 여인임을 밝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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