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발하는 것을 싫어한다. 안경을 썼을 때는 눈에 뵈는 것이 없어서 싫었고, 파마라도 하게 되면 2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은 기본이요 염색까지 할라치면 5시간을 넘기는 것이 기본인 그 시간들이 아까웠고, 머리를 움직일 수 없는 것도 당연한 것이지만 정말 싫었다. 그래서 구질구질의 극치에 도달해야 겨우 미장원을 찾곤 했다.


지금 나는 미장원에 있다. 2년만에 파마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염색약을 덕지덕지 바르고 길거리 창가에 있는 컴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처다보는 것이 약간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멍청하게 앉아 시간을 흘려 보내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꽤 괜찮은 편이다.


동네 미장원 조차 원장의 이름을 걸고 누구헤어샾, 뷰티샾으로 이름을 달고 점점 대형화 되어가고 있다. 이름만 세련된 것이 아니라 그 시절 또한 한단계 업되어 있다. 나 같은 고객들을 위한 인터넷이 가능한 컴부터 시작해서 각종 음료수는 기본, 고객카드를 이용한 마일리지 관리, 실내 장식 또한 굉장히 고급스러워졌다.


그래도 나는 미장원이 그립다. 헤어샾은 대형화 됐고, 늘어선 퍼머기계에 머리를 집어 놓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꼭 머리스타일을 찍어내는 공장 같아 보인다. 동네 작은 미장원 물론 시설이 조금은 낙후 되어있어도 나만의 개성있는 머리 스타일을 만들어 줄것만 같은 곳.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가며 정성스레 만져주던 그런 손길이 그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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