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무서운 병에 걸렸다. 그래서 아주 독한 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것도 벌써 2개월째로 접어든다. 약이 워낙 독해서 식후 바로 복용을 해야 위에 탈이 없다. 그리고 이 약의 독성이 너무 강해 약을 복용하기 전 간수치를 검사 받았으며, 간에 무리를 주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을 받았다.

이런 약의 독성 보다 나를 더욱 힘들게 하는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아닐 수 없다. 가족들의 외면과 병명을 알게된 친구들의 반응. 그런 모든것들이 나를 힘들고 지치게 만들었다.

그 무서운 병. 스물하고도 아홉 물론 꽃띠는 아니지만, 여자인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엄청난 병이다. 약을 먹어도 치료되는 기미도 없고, 치료기간이 얼마가 걸릴지. 그리고 완치는 가능한건지 나는 두려울 따름이다.

그 무섭고도 잔인한 병. 그것은 바로 발.톱.무.좀.

발병의 원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맨발로 하는 운동 즉 검도와 수영을 장기간 하는데서 생긴것이 아닌가 싶다. 작년에는 발다닥에 무좀이 생겼는데 (참고로 우리 집은 군대를 갔다온 동생조차 무좀이란걸 안걸렸다. 우리집은 발가락 사이가 넓어 통풍이 잘되는 형이다.) 그것은 간단히 바르는 연고로 금방 완치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꾀나 심각한 상황인 듯 하다.

나에게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음주를 삼가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이다. 본디 음주를 좋아하는데 무릇 인간이란 남이 하지 말라하는 짓은 더 하고 싶어하는 독특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 탓에 요즘은 무척이나 괴롭다. 살짝쿵 맥주 몇잔 정도는 괜찮겠지란 생각을 은근슬쩍 하고 있다. 시험 삼아 조금씩 마셔줘야겠다. 그리고 적정량 즉 약의 독성을 해독하고 술까지 받아들여 이상적으로 해독을 하고도 간이 건강한 정도를 유지할수 있는 양을 찾아내야겠다. 내가 이리 필사적인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이 치료기간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달정도야 금주를 할수 있지만 어찌 끝을 알수 없는 금주를 할수 있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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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4-11-2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 술은 아플때 진짜 마시지 마세요. 회복을 더디게 하더라구요. 전 읽다가 큰 병인가 하고 걱정했는데 흐흐.. 물론 님께서는 힘들고 고통스러우시겠지만 읽는 저는 어찌나 즐거운지^^

거닐기 2004-11-2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래도 이런 쌀쌀한 날씨엔 은근슬쩍 술이 간절하시답니다.

간간히 조금씩은 괜찮을거란 천사들의 감언도 있고해서 단주는 힘들듯 하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