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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전면개정판) -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조지 리처 지음, 김종덕 옮김 / 시유시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첫 장에서 저자가 바우만(Z. Bauman)을 언급할 때부터, 호감이 갔다. 바로 그 부분에 유대인 대학살, 맥도날드화, 막스 베버의 합리화라는 이 책의 키워드가 다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유대인 대학살을 직접 다루는 것은 아니고, 거시적인 사회현상을 통렬하게 비난한다는 말이다. 즉, 바우만이 '모더니티와 유대인 대학살'을 통해서 서구 이성의 근대적 기획을 비판했던 것처럼, 저자 역시 맥도날드의 합리성에 대해서 독창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그밖의 세계의 더욱더 많은 부문들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22쪽)이다. 즉, 새로운 형태의 합리화가 현재 자본주의를 지배하고 있는데, 그 합리화의 정체와 현상, 파급효과, 그리고 전망을 논의하는 것이 이 책의 뼈대이다.
사실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가 아메리카적인 합리성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초국적 금융자본처럼 자본의 회전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합리화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후 세계의 패권은 (비록 50-60년대의 황금기보단 쇠락했을지라도)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권력과 자본의 합리화 체계를 맥도날드로 대변되는 아메리카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독창적이지만, 전망과 대안은 좀 부족하다. 맥도날드의 합리성이 주는 비합리성에 대해서 저자는 환경오염, 비인간적인 환경 등을 들고 있지만, 그런 것들은 이미 포디즘과 테일러리즘 작업환경에서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산업사회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물론, 맥도날드화가 보여주는 상징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