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리대금업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4
이화승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역사적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지만, 책 자체의 밀도는 충분히 느껴진다. 저자는 중국의 대금업이 위진남북조시대 불교 사원에서 시작하여, 이후 관영 대금업과 민간 대금업이 공존하면서 발전하였이나, 송대에 들어오면서는 전당포 중심의 민간 대금업이 화폐 경제의 발전을 통해서 주류가 되었음을 차근차근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청대 중엽에 팔기군 병사들의 생활을 돕기 위해 정부가 전당포에 자금을 대고 그 이자를 이용하는 식으로 국가정책을 분담했지만, 이후에 정부 재정의 어려움으로 투자액이 축소되었고,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운동으로 약탈이 일어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저자는 전당포 쇠퇴의 이유로 민간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정책, 이러한 정책의 부재로 인한 근대식 은행의 설립, 과중한 인구와 토지 이용의 비효율성, 자금의 부족으로 농민의 생활고가 가중되어 전당포 이용이 줄어듬, 헌 물건의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어 전당포 물건이 적체됨을 들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은 것이 아니고, 또 배경지식도 부족했지만, 중국에서 자본주의의 전개과정에 대해서 나름대로 배우게 된 것 같아 재밌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전면개정판) -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조지 리처 지음, 김종덕 옮김 / 시유시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첫 장에서 저자가 바우만(Z. Bauman)을 언급할 때부터, 호감이 갔다. 바로 그 부분에 유대인 대학살, 맥도날드화, 막스 베버의 합리화라는 이 책의 키워드가 다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유대인 대학살을 직접 다루는 것은 아니고, 거시적인 사회현상을 통렬하게 비난한다는 말이다. 즉, 바우만이 '모더니티와 유대인 대학살'을 통해서 서구 이성의 근대적 기획을 비판했던 것처럼, 저자 역시 맥도날드의 합리성에 대해서 독창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그밖의 세계의 더욱더 많은 부문들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22쪽)이다. 즉, 새로운 형태의 합리화가 현재 자본주의를 지배하고 있는데, 그 합리화의 정체와 현상, 파급효과, 그리고 전망을 논의하는 것이 이 책의 뼈대이다.

사실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가 아메리카적인 합리성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초국적 금융자본처럼 자본의 회전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합리화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후 세계의 패권은 (비록 50-60년대의 황금기보단 쇠락했을지라도)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권력과 자본의 합리화 체계를 맥도날드로 대변되는 아메리카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독창적이지만, 전망과 대안은 좀 부족하다. 맥도날드의 합리성이 주는 비합리성에 대해서 저자는 환경오염, 비인간적인 환경 등을 들고 있지만, 그런 것들은 이미 포디즘과 테일러리즘 작업환경에서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산업사회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물론, 맥도날드화가 보여주는 상징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 길들이기 - 번역편
안정효 / 현암사 / 1997년 6월
평점 :
절판


대리 번역이나 찢어하기 번역에 대해서는 나 역시 안정효 선생님처럼 많은 피해를 겪었고, 그래서 분노하기도 했다. 사실 대학원 이상에 재학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번역 자체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즉, 끼워맞추기식의 해석이 아닌 번역을 하고 있단 말이다. 나 역시 그런 작업의 초보 과정에 있다. 그래서 그런지 번역의 어려움과 매력에 매일매일을 살고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이런 나에게 올바른 번역의 길을 제시해줌으로써 번역을 제대로 할 수 있게끔 만든다.

구체적인 예들을 많이 제시해놓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되며, 문맥에 맞지 않고 단지 조건반시식으로 번역하는 습관을 올바르게 고치게끔 인도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훌륭한 번역자들도 많이 있으나, 이렇게 번역 자체를 올바르게 하게끔 지도해주는 책은 거의 없다. 그래서 번역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짧은 시간이 많은 노하우를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화의 이해와 실제
이준우 지음 / 나남출판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2002년에 새로 나온 초급과정도 있던데, 그 내용은 잘 모르겠다. 다만, 나는 이 책에 대해서 대단히 만족했다. 사실, 수화는 거의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강의시간 너머에서 좀 들은 것은 있다. 그래서 호기심은 꽤 있는데 충분히 배우지는 못했다. 보기보다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일단 수화를 보긴 했어도 어떻게 배워야 하고 사용하는 언어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책 속의 상세한 그림은 매우 매력적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물론 책만 읽는다고 쉽게 수화를 구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의도 좀 듣고 연습도 많이 해야 할 것이다(대부분의 강의가 연습에 충실하니까). 특히 책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그것인데, 그림이 2차원인 이상 그림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더러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내가 아는 어떤 책보다 수화에 대해서 호기심을 붙이기 쉽고, 또 수화를 배우는데 꼭 필요한 태도도 말해주고 있다. 저자의 열정이 담긴 책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랑가쥬 이론 서설 동문선 현대신서 77
루이 옐름슬레우 지음, 김혜련 외 옮김 / 동문선 / 200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어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렇다 하더라도 문장 자체가 너무 함축적이어서 읽는 속도가 영 나지 않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예름슬레우의 다른 책(민음사에서 대우 학술총서로 간행되었으나 이미 절판되었음)보다는 분량도 훨씬 작고 해서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아무래도 제댈로 이해하려면 원본과 함께 대역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책 속에는 인간이 랑가쥬라는 도구를 통하여 사고와 감동, 의지, 행위를 구성해 나가는 방식을 설명한다. 랑가쥬가 인간 사고의 흐름으로써 어떻게 심적으로 체계화되는가의 문제가 다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도 랑가쥬 구조를 인간 존재의 구조와 동일시한다. 사실 모든 언어 도식들이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고 그 체계 안에서 언어 도식들이 상관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랑가쥬의 내재성과 보편성을 정초한다면 그가 말하듯이 메타 기호론, 내포적 기호론, 촉매로의 촉매(?) 등의 통합도 필요할 것이다. 여하튼 무턱대로 읽을 수 있는 입문서의 수준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