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렇다 하더라도 문장 자체가 너무 함축적이어서 읽는 속도가 영 나지 않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예름슬레우의 다른 책(민음사에서 대우 학술총서로 간행되었으나 이미 절판되었음)보다는 분량도 훨씬 작고 해서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아무래도 제댈로 이해하려면 원본과 함께 대역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책 속에는 인간이 랑가쥬라는 도구를 통하여 사고와 감동, 의지, 행위를 구성해 나가는 방식을 설명한다. 랑가쥬가 인간 사고의 흐름으로써 어떻게 심적으로 체계화되는가의 문제가 다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도 랑가쥬 구조를 인간 존재의 구조와 동일시한다. 사실 모든 언어 도식들이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고 그 체계 안에서 언어 도식들이 상관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랑가쥬의 내재성과 보편성을 정초한다면 그가 말하듯이 메타 기호론, 내포적 기호론, 촉매로의 촉매(?) 등의 통합도 필요할 것이다. 여하튼 무턱대로 읽을 수 있는 입문서의 수준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