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 - 세계시민사회를 위한 비전
울리히 벡 지음, 홍윤기 옮김 / 생각의나무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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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히 벡의 책을 세 권째 본다. 나의 관심분야가 노동체제라서 그런지 '위험사회'보단 좀 더 재밌다. 몇 가지 그의 지적에 일단 공감한다. 일자리의 감소가 자본주의의 구조 속에 내재해 있는 것이라는 점은 이미 마르크스가 지적했던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역시 당연히 공감한다. 그의 주장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무엇보다 '시민노동' 모델일텐데, 이것의 실현 가능성은 좀 의아스럽다.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그것은 비정규직의 증가로 나타나 노동자의 지위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브라질의 노동사회만을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북유럽이나 여타의 포스트포디즘 체제도 설명했어야 했다. 자본의 자기 증가는 사용자나 자본가의 이윤과는 별개로 그 스스로 움직이는 메커니즘이다. 그래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닌, 체제의 변혁과 수정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울리히 벡은 다소 유토피아적으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잉여노동력의 증가는 자본주의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만큼, 그가 제시하는 시민사회의 아름다운 노동세계는 큰 현실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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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제 워킹홀리데이로 간다 - 뉴질랜드 체험기 1
윤형승 지음 / 느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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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홀리데이 시리즈가 여러편 나와 있는데, 이것은 뉴질랜드를 다녀온 한 대학생의 경험담이다. 책 마지막에 실려 있는 뉴질랜드에 대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그곳에서 일한 것과 생활한 내용이 조근조근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워킹 홀리데이로 여행을 떠나는 방법이나 뉴질랜드에서 work permit을 받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것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받기가 매우 어려운데, 그래도 저자의 경우를 최대한 따라하면(?) 받을 수 있을 것도 같다.

물론 그 전에 제도 중에서 변경된 사항은 없는지 확인해야 하겠지만. 여하튼 저자의 이야기는 재밌다. 일반 여행기가 대체로 판에 박은 것처럼 같은 패턴을 구성하는 것과는 달리, 이것은 직접 그곳에서 방을 얻고 일을 하면서 '살았던' 경험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새롭다. 나는 유학을 꿈꾸는 상황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외국에서도 이렇게 살면 적응할 수 있겠다는 것을 배웠다. 이민을 생각하거나 아니면 젊은 날 돈은 없지만 큰 경험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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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 삐라에서 사이버문화까지 - 문화교양 12
고길섶 외 지음 / 현실문화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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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구 자체가 일단 다양한 분야를 건드린다는 재미에서 인기가 있는 분야인데, 이 책은 그런 문화 연구의 넓이를 한껏 뽐내고 있다. 필진도 화려하며, 소재도 다양하다. 제국주의, 분단구조, 문화정치, 일상공간, 채팅, 인디만화, 웹진, 섹슈얼리티, 주거공간, 슬로건, 냉전, 청년/하위문화, 젠더, 사이버공간, 성담론 등등. 만만치 않은 것들을 논문으로 썼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참신함이 있어서 재미가 있다. 한마디로 잡지처럼 재미있지만, 읽으면 남는 것이 있는 책이다. 문화연구의 입문서로 적극 추천한다. 더 읽을 거리는 각 논문의 참고문헌을 따라가면 될 것 같다. 일단 재미가 붙으면 최근 각광받는 문화연구에 깊이 빠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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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 신화가 된 여자
자넷 로우 지음, 신리나 옮김 / 청년정신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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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쑈를 가끔 보았습니다. 물론, 그 내용보다는 영어공부를 위해서였죠. 그러나 특별히 그녀가 진행을 잘 한다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그 노력에 비해서는 너무 큰 대접을 받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당한 노력과 마땅한 성공을 말한다면, 미국인 누구나 오프라와 같은 환경에서 그만큼 노력해서 지금의 오프라처럼 그렇게 될 수 있어야겠죠. 그러나 분명 그건 아니죠? 그러니 행운이 그녀의 삶에 많이 주여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은 마치 스타가 자신의 삶을 미화하는 것과 같더군요. 이런 스타는 분명 우리가 아무리 좇아봐야 결코 이를 수 없는 그런 경우입니다. 너무 시니컬한 비판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삶이 주는 교훈과 제 삶은 무관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러니 이미 자신이 한 것보다 엄청난 것을 누리고 있는 그녀에게 쓰여진 이 글이 평전이라고는 볼 수 없겠지요. 평전은 어디까지나 인류에 위대한 일을 했지만, 그 삶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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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라는 이데올로기 - 어머니의 경험세계와 자아찾기
조성숙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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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미니즘 운동의 시작은 어머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혁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이런 책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이 책의 저자는 전통여성의 모성경험과 신화화한 모성담론을 파헤치면서 여성문제의 핵심으로서 모성과 가족을 건드린다. 바로 그 속에는 모성이데올로기, 현모양처이데올로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이 문제는 모성의 억압성이 드러난 실태와 역사를 미시적으로 접근하면서 설득력을 높였고, 어떻게 하면 어머니의 주체적 삶은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에 들어맞는 예를 하나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것이다. 흔히 들어서 알겠지만, 이것은 한편으로는 20대 여성의 허구적 이미지를 생산하고(예를 들어, 여성은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만 하면 된다.

바꿔 말해 결혼하고 있지 않은 여성에겐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끊임없이 묻는 풍토), 다른 한편으로는 30대 주부(어머니)에게 왜곡된 이미지를 창조한다. 즉, 모든 가족 문제를 어머니의 몫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가장이 노름을 해서 가족이 빚더미에 앉거나 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겠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죄없는 어머니의 몫으로 전가된다. 그래서, 약한 어머니를 일부러 강하게 만들고, 그 책임을 떠넘기는 이데올로기는 문제가 많다. 나는 20대의 남자 대학생이지만, 이 저자의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한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에게 올바른 삶의 기회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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