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 - 세계시민사회를 위한 비전
울리히 벡 지음, 홍윤기 옮김 / 생각의나무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울리히 벡의 책을 세 권째 본다. 나의 관심분야가 노동체제라서 그런지 '위험사회'보단 좀 더 재밌다. 몇 가지 그의 지적에 일단 공감한다. 일자리의 감소가 자본주의의 구조 속에 내재해 있는 것이라는 점은 이미 마르크스가 지적했던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역시 당연히 공감한다. 그의 주장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무엇보다 '시민노동' 모델일텐데, 이것의 실현 가능성은 좀 의아스럽다.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그것은 비정규직의 증가로 나타나 노동자의 지위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브라질의 노동사회만을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북유럽이나 여타의 포스트포디즘 체제도 설명했어야 했다. 자본의 자기 증가는 사용자나 자본가의 이윤과는 별개로 그 스스로 움직이는 메커니즘이다. 그래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닌, 체제의 변혁과 수정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울리히 벡은 다소 유토피아적으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잉여노동력의 증가는 자본주의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만큼, 그가 제시하는 시민사회의 아름다운 노동세계는 큰 현실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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