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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라는 이데올로기 - 어머니의 경험세계와 자아찾기
조성숙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사실 페미니즘 운동의 시작은 어머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혁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이런 책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이 책의 저자는 전통여성의 모성경험과 신화화한 모성담론을 파헤치면서 여성문제의 핵심으로서 모성과 가족을 건드린다. 바로 그 속에는 모성이데올로기, 현모양처이데올로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이 문제는 모성의 억압성이 드러난 실태와 역사를 미시적으로 접근하면서 설득력을 높였고, 어떻게 하면 어머니의 주체적 삶은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에 들어맞는 예를 하나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것이다. 흔히 들어서 알겠지만, 이것은 한편으로는 20대 여성의 허구적 이미지를 생산하고(예를 들어, 여성은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만 하면 된다.
바꿔 말해 결혼하고 있지 않은 여성에겐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끊임없이 묻는 풍토), 다른 한편으로는 30대 주부(어머니)에게 왜곡된 이미지를 창조한다. 즉, 모든 가족 문제를 어머니의 몫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가장이 노름을 해서 가족이 빚더미에 앉거나 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겠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죄없는 어머니의 몫으로 전가된다. 그래서, 약한 어머니를 일부러 강하게 만들고, 그 책임을 떠넘기는 이데올로기는 문제가 많다. 나는 20대의 남자 대학생이지만, 이 저자의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한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에게 올바른 삶의 기회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