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도 이뤄냈으니까
허우령 지음 / 부크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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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시각을 잃는다면 난 어떨까? 지금도 감정적으로 좌절할 때가 많은데.. 쉽게 상상되질 않는다. <잃어도 이뤄냈으니까>를 읽으며 시각은 잃었지만 누구보다 반짝이게 살고 있는 작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장애는 '극복'이 아니라 '인정'이라는 것. 그 안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걸 알아차렸을 때 내 앞을 막아서는 두려움과 막막함, 불안함이라는 거대한 벽이 사그라들었다. 새로운 가능성과 수많은 기회의 맑은 아침은 이처럼 분명히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p17)

비록 시각 장애는 아니지만 남들보다 느린 발전에 종종 좌절할 때가 있다. 위 구절을 읽으며 이런 마음을 억지로 극복하려다 더 힘들었던 기억이 겹쳤다. 여전히 서툴고 막막한 인생이지만 잃어도 이뤄내기위해 스스로를 인정하고 나아간 작가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요즘 나는 내가 걷는 길이 든든하다는 것을 느낀다. 분명 홀로 걷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다 둘이 되고 모두가 되어 옆을 나란히 걷는 이들이 생겨났다. (p238)

이 책을 읽으며 혼자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소중한 사람과 강해지는 것이 무엇인가도 생각해볼 수 있엇다. 책에 나온 '넌 잘할 거 같아!' 이 말이 내게 전달되는 응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잃어도 이뤄 낼 당신에게 나의 발자국을 포갠다'는 작가의 말에 든든한 기운이 몸에 감돌았다. 나도 잃은 것이 있기에.. 그 잃음 덕분에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하게 되는 도서였다.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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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의 정원 -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
박미나(미나뜨) 지음, 김잔디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지금이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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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하는 빨강 머리 앤. 앤이 사랑하는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이 담긴 <빨강 머리 앤의 정원>을 오랜만에 만났다. <빨강 머리 앤>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작가의 문체가 장난 없다. 이렇게 예쁘게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고!? 놀라게 될 정도로 문체가 곱다. 그리고 그 고움 속엔 언제나 자연의 아름다움이 함께 녹아 있다.




** 몽고메리는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도 스토리를 전개하면서도 곳곳에 식물을 등장시키고 문장에 색을 입혀서 오감을 동원하여 집중해서 책을 읽게 만든다. (p9)

몽고메리 작가의 문체의 아름다움도 느껴지지만, 앤이 얼마나 자연을 사랑하는가도 느껴지는 게 바로 <빨강 머리 앤>의 매력이다.

앤 덕후, 혹은 예쁜 그림과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때 이 책을 함께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저절로 행복해질 테니까.







[책속의명언]

-"아, 저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걸 좋아해요. 그저 제라늄일 뿐이라고 해도요. 이름이 있으면 좀 더 사람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냥 제라늄이라고 부르면 제라늄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지금 캐나다나 미국에 이보다 더 행복하고 가슴 설레는 두 소녀가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가위로 장미와 작약, 블루벨을 잘라낼 때마다 재잘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레이철 부인은 오솔길을 벗어나 초록색 지붕 집의 뒷마당에 들어섰다. 짙은 초록빛 마당은 깔끔하고 반듯하게 손질되어 있었고 한쪽에는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다른 한쪽에는 단정한 양버들이 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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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이름 붙이기 - 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존 케닉 지음, 황유원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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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자마자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이유는 내 감정을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전이라서, 두번째 이유는 창작자에게 좋은 소재가 되어줄 거 같아서였다. 완독하기도 전에 확실히 두 이유의 매력을 느꼈고, 평생 소장을 위해 스프링 분철까지 하고 싶었다.







엔드존드 : 원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정확히 얻었지만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을 때의 공허한 기분. 이 책은 사전이자 모든 것에 대한 한 편의 시다. (p73)

사실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원한다고 생각해서 손에 넣었지만 막상 행복을 주진 않았던.. 이게 도대체 어떤 감정이며 어떻게 표현해야 좋은가 궁금했는대, '엔드존드(endzoned)'로 표현 할 수있었다. 엔드존드 외에도 순식간에 지나가는 경험을 분잡으려는 욕망을 뜻하는 모리이, 기억할 만한 날들이 얼마나 적은지에 대한 깨달음을 뜻하는 올레카 등 다양한 단어가 담겨있다.




단어들은 절대 우리를 제대로 대변해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시도해봐야만 한다. 다행히도 언어의 팔레트는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다. (p17)


모든 단어가 한 개인을 또렷하게 다 대변해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일기를 쓰고 에세이를 쓰고, SNS에 끄적이며 우리는 언어의 지평을 넓힌다. 이 세상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 감각와 순간도 있지만 <슬픔에 이름 붙이기> 같은 사전과 함께라면 조금 더 쉽게 언어의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제목만 보고 슬픔에 관한 책은 아닐까 오해할 수 있지만 언어 감정 사전이라고 생각하면 이 책에 친해지기 더 쉽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게 작성한 글입니다. ( #윌북서포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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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약사 - 우리 일상과 밀접한 약 이야기
송은호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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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사건을 14개씩이나 다루다니! 과연 어떤 영화 속 어떤 약물 사건을 다루고 있을까? <영화관에 간 약사>는 현직 약국장인 송은호 작가가 들려주는 약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해리포터 뿐아니라 강철의 연금술사에도 현자의 돌이 나온다. 현자의 돌 덕분에 600살 넘게 장수한 파라켈수스는 16세기 연금술사였다. 근데, 600살? 이걸 믿네? 이런 생각도 들지만 당시 연금술을 통해 만들어낸 새로운 화학 물질로 실험했던 당대 사람들의 도전정신이 신기하다. 오늘날 약학의 발전이 불로불사의 약이라는 전설에서부터 이어져왔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우니까.







론은 에이즈에 거리고 나서야 비로서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는다. (p43)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속 에이즈를 다루는 내용을 보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에이즈 환자를 향한 편견 가득한 인식과 차별이 만연한 1980년대 미국의 시대상과 소외된 환자들의 고통을 담고 있다고 했지만.. 에이즈 자체가 심각한 문제인데 이렇게 말해도 좋은 걸까. 에이즈 감염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억울한 사람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이를 기피하는 사람들에게도 저마다 이유가 있다.
아직 영화를 보기 전이라서 어떤 식으로 스토리가 펼쳐졌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사회 문제에 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졌다.

역시 새로운 분야를 알아가는 재미를 알게 해주는 책은 언제봐도 유익하다. 다른 영화 속에 나오는 약물 이야기도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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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 (불안 에디션)
박한평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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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 2024년 최신 개정판으로 만나서 그런지 책 속의 내용들이 하나하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불안을 투명하게 마주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불안과 흔들림이 있음을 인정하고 나의 삶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p51)

감정 기복이 오르락내리락 할 때를 돌아보면 '불안'이란 녀석이 한몫하고 있다는 걸 감지할 수 있다.나 또한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 감정에 휘둘리고 불안에 시달릴 때가 있는데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을 보며 내가 불안을 투명하게 마주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누구나 불안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널뛰지 않는 감정을 바란다면 자기감정을 돌볼 수 있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에서 자신을 위한 좋은 구절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좋은 사람은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p7)

난 여전히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있는 보통 사람이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지난 4, 5월 동안 겪은 불편한 상황이 아직은 내가 나를 성숙시키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가 나를 위해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요즘이 참 좋다. 전부 이 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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