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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ㅣ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731/pimg_7918442383503757.jpeg)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이민진 작가의 < 파친코 >를 드디어 만났다. 이전보다 더 영롱하고 아름다워진 표지 속 나비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평소에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었다. 끝없는 인기에 호기심이 움직였을 뿐. 그리고 끝은 '읽기 잘 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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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어머니는 딸이 부유한 남자의 첩이 되는 것보다는 정직하게 일하며 살기를 바랄 거 같았다. (p87)"
부산 영도에서 기형아인 훈이가 태어난다. 중매쟁이를 통해 가난한 양진과 결혼해 순자를 낳는다. 순자가 고작 13살일 때, 훈이는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다. 순자는 길거리에서 희롱 당하다 고한수의 도움을 받는다. 그의 아이까지 임신하지만 유부남이었던 고한수의 첩이 될 수 없어 백이삭 목사와 결혼해 오사카로 향한다. 오사카에서 고한수의 아이 노아가 태어나고, 두 번째 아이는 백이삭의 아이로 모자수라고 이름을 짓는다. 백이삭은 경찰서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어휴.. 1권은 모자수와 하루키의 대화로 끝나는데, 2권이 궁금해서 도서관에 다녀왔다.구판 2권읜 나쁜 조선인까지가 신판 1권으로 엮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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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731/pimg_7918442383503756.jpg)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늙은 어부와 아내는 가욋돈을 얻을 요량으로 하숙을 치기로 했다. (p15)"
애플TV+ 드라마로 제작되어 뜨겁게 조명 받은 파친코. 계약 문제로 절판 사태를 겪었다고 한다. 어쩐지 도서관에서 불티나게 인기가 좋았다. 다행히 인플루엔셜 출판사로 옮겨 개정판이 나왔다. 번찾아보니 번역도 많이 신경 쓴 것 같다.
*첫문장 비교
-구판 :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신판 :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1권 마지막(끊는 장면이 다름)
-구판 : 김창호는 경희를 사랑하는 고통을 끝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신판 : 모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처음에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 결코 잊지 않았다.
*구판 1권 마지막 = 신판 1권 p372 : 김창호는 계속 사랑의 고통을 겪게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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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731/pimg_7918442383503758.jpg)
파친코는 운명을 알 수 없는 도박이라는 점에서 재일교포의 삶을 상징하기 좋은 은유라고 한다. 어릴 적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가벼운 소재가 아닌 참 묵직한 기분이 들었다. 나라를 빼앗긴 한이 참 오래도 이어지는 것 같다. 이런 소설, 역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한 여인의 삶으로 보아도, 한 민족의 운명으로 보아도 비통함이 끊이질 않는다. 왜 이 소설이 계속해서 이슈가 되는지 알 것 같다. 문체가 아름다운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가 쉴 틈 없이 긴장감을 준다. 같이 열 받고 공감하기 좋은 소설 이었다.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왜 한국인 이야기를 쓰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정말 재밌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체로 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한국인 이야기를 쓴다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이 대답에 종종 놀란다. 아뿔싸. - P7
한수는 남자가 한 여자하고만 관계를 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혼인은 부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자기 아이를 가진 여자를 버릴 마음은 전혀 없었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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