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지식총서는 내게 있어 꽤나 유용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살 때 금액을 맞춰야 할인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럴때 살림 지식총서를 뒤적여서 맘에 드는 2천 몇백원 짜리 책을 고르곤 한다. 김성윤의 커피이야기도 바로 그런 책이고, 스타 뷁스의 제일 싼 커피 한잔 값에도 못 미치지만 내용은 꽤나 알차다. 카베 카네 (Kaveh Kane)! 다시 말해 '커피집'은 아라비아 반도에서 15세기에 등장했다고 한다. 지금 커피 체인점이 갖는 똑같은 인테리어에 딱딱한 의자가 아니고, 문화가 넘치는 곳이었나 보다. 경쟁이 심해지자 이야기꾼 춤꾼을 고용했다고도 한다. (커피는 중동에서 시작되었다.) 커피 믹스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당수는 걸쭉한 다방 커피에 달콤 쌉쌀함에 중독이 되어 있는데.... (저자는 커피하나 설탕셋 크림둘의 공식을 책에 적어 놓기도 했다.) 이 다방 커피가 과연 촌스럽기만 한 건지는 되돌아 봐야 한다. (물론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기때문에 건강에는 좋아보이지 않긴 하다.) 나는 커피 애호가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언어에 숨겨져 있는 뜻을 알아내는 것을 좋아한다. 모자 따위의 챙이 가릴차에 볕양에서 비롯된 차양에서 줄여진 말이라거나, W가 U가 두개 있어서 double U 인거나, 달걀이 닭의 알에서 줄어든 것이라거나, 맨홀이 사람이 드나드는 구멍이라서 Manhole 이라거나 이런 것들을 곧잘 알아내곤 한다. (이 예들이 너무 다들 잘 아는 평범한 것이면 안되는데....)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가장 즐겁게 읽은 것은 74페이지 부터이다. - 카페라테 (Caffe Latte) : 라테는 이탈리아어에서 우유를 의미한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을 1:4로 섞어 부드럽다. 프랑스의 카페오레(cafe au lait)와 같다. = lacto가 젖이나 우유같은 것을 뜻하는 라틴어 인것을 알았었다. 유제품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락토-베지테리안이라고 하잖은가? latte나 lait나 이탈리아어와 불어의 차이였었는데, 난 두가지 커피가 다른 것인줄 알았다. - 카푸치노 (cappuccino) :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1:2의 비율로 섞은 커피. - 마키아토 (macchiato) : 에스프레소에 15ml 또는 1티스푼의 우유로 점을 찍는다(marking)는 의미. - 카페모카 (caffe mocha) : 카페라테에 초콜릿을 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됨. 우유를 증기로 데우는 과정에서 코코아 가루를 넣은 것. - 카페 아메리카노 (caffe americano) :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더해 75~90ml 분량으로 만든 커피. 미국인이 많이 마시는 묽은 커피맛과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 그러나 미국인이 마시는 커피가 드립커피인 반면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한 것이 차이. 커피에 얽힌 다른 재미난 이야기도 꽤 많지만 위의 것들을 정확하게 알게 된 것만으로도 즐거운 출퇴근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