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싹한 연애 - Spellboun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졸업 논문이 마무리 되고 있고 20대의 겨울은 깊어진다.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은데 계획과 실천이 오락가락한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는 것이 기분전환이 되었으나,
근래에는 영화를 보는 것도 일이 되었다.
11월에는 볼 만한 영화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기간 내에 리뷰를 써야하기 때문에 그나마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했다.
그래서 금요일 밤 11시에 구로CGV에서 <오싹한 연애>를 보았다.
이제 정장을 입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주변에서 "그래도 로맨틱 코미디는 여자랑 같이 봐야지!"라고 말했지만,
밤 11시이니 부를 수도 없고 부를 여자도 딱히 없다.
금요일 밤이라 관객들이 어느 정도 있었으나 많지는 않았다.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뭐랄까... 뭐랄까..."
인기 마술사 조구는 자기 마술을 음산한 눈빛으로 보는 여리를 보게 되고,
묘한 끌림으로 인하여 조구는 여리에게 자기 마술의 도우미가 되주길 제안한다.
여리와 함께 새로운 마술을 연습하여 더 큰 인기를 받게된 조구.
그러나 여리의 특이한 말과 행동에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우연히 여리의 집에 방문하게 된 조구는 귀신을 보게 되고,
여리가 귀신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 삶이 공포예요."
<작업의 정석>, <백야행>의 손예진은 이제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 주지만 식상하다.
매 영화에서 연기 변신은 시도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크게 인상적이진 않다.
이제 그녀도 자신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에서
냉정하게 자기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
<화려한 휴가>, <베토벤 바이러스>의 박철민은 매 영화에서 캐릭터가 확실하다.
그러나 그 확실함이 조금씩 식상해진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김현숙은 확실히 개성있는 배우가 되었다.
<부당거래>의 이미도는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라 생각한다.
<추노>, <무사 백동수>의 윤지민이 짦게 출연했다.
황인호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보았는데 그의 전작들을 보니 멜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남자가 부르는데 어떻게 안 나와요!"
특이한 설정이었지만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다.
내용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고 재미있거나 인상적인 장면들은 별로 없었다.
단지 배우들의 연기만 흥미로웠다.
나는 이게 왜 겨울에 개봉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겨울에 영화를 촬영해서 그런 것 같은대,
이 영화는 여름에 개봉했으면 좀 더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원래 힘든 거예요. 연애는."
연애가 힘든 이유는 그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동물이나 식물처럼 본능적인 대상과 연애하지 않는다.
정말 복잡하고 변덕이 심한 사람과 하기 때문에 연애는 너무 힘들다.
그래서 아무리 고민해도 연애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확실한 답이 없다.
최근에 예전에 좋아하던 대중 가요들을 다시 들어봤는데,
이별 노래를 들을 때면 이별했던 순간들이,
사랑 노래를 들을 때면 사랑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노래를 듣고 있는 순간에 내가 있는 시간과 장소는,
그때 그 시간과 장소로 바뀐다.
그리고 눈 앞에 '그'가 나타난다.
영화에서처럼 오싹하진 않고 괜히 우울해진다.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다.
이미 내 곁에 없고 나와 상관 없는 사람이지만,
한 때는 너무나 사랑했고 아꼈던 사람.
이제는 헤어졌지만 기억은 오랫동안 남는다.
다른 사람을 만나도 기억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그 기억들은 '귀신'이 되어 내 삶에 머무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처음 연애할 때,
상대방을 마지막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보다.
내가 다시 연애를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을 마지막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