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1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시간은 세상 모든 것을 바꾼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잊혀진 시간의 흐름속에서 특별함만을 기억하려 한다. 조선이란 나라는 언제, 누구에 의해 개국했고, 임진왜란, 구한말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사라졌고 잊혀졌는지 커다란 틀에서 기억할 수밖에 없다. 고려도, 신라도, 고구려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의 흐름을 일정한 시각과 왕과 문무신이라는 유명한 사람들의 틀 안에서 이해하려 한것도 사실이다. 이런 일련의 편협된 시각이 이제 서서히 바뀌려한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소외되었던, 낮은 신분의 벽에 가려 빛을 내지 못했던, 왕과 왕실의 이야기에 묻혀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서민들의, 민초들의 낮은 목소리가 작가들의 손끝에서 새롭게 되살아난다.

 

최근 역사 팩션소설은 특별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산], [태조 왕건], [세종대왕 이도]... 등 커다란 업적을 동반한 왕들과 왕실의 이야기가 몇년을 두고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지금도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팩션 역사소설은 이제 왕과 왕실이라는 틀을 벋어나 보다 낮은 계층들의 다양한 삶에 시선을 내리고 있다. 얼마전 만났던 김탁환의 [노서아가비]는 조선 최초의 여성 바리스타의 삶을 그리고 있고, [잡인 열전] 이나 [조선을 뒤흔든...] 시리즈는 조선의 연애사건이나 기생들의 삶, 왕후들의 삶과 같이 여성과 다양한 계층의 낮은 이야기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것이다.

 

2008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정명 작가의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이란, 익숙하지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천재화가의 모습을 우리 눈아래 데려다 놓기도 했고, 오세영 작가는 [구텐베르그의 조선]이라는 작품을 통해 금속활자의 전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양한 신분과 분야, 그리고 다양성에 기초한 역사 팩션소설은 잊혀진 시간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이처럼 많은 변화와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더불어 최근 역사 팩션소설의 또 다른 경향은 우리에게 잊혀진 시대에 대한 탐구의 시간이다.

 

1800년대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는 잃어버린 시간들에 대한 회고와 새로운 해석이 요즈들어 소설을 넘어 다양한 장르들 속에 녹아든다. 영화 [놈놈놈]은 일제강점기 조선반도를 떠나 만주에서 활약하는 마적단, 도적,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를 만주웨스턴이란 독특한 스타일로 창조해낸 작품이다. 우리에게 잊혀졌던 땅 만주, 그 속에서는 나라잃은 백성들의 설움과 울분 대신에 또 다른 그들만의 삶을 그려지고 있었다. [그림자 살인]이라는 영화속에서도 탐정이라는 일찍이 우리 문학장르 속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등장인물이 살아간 일제시대의 모습을 독특하게 그려낸다. 경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삶들을 그린 또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그저 우리에게 잊고 싶은 기억일지 모르는 일제침략기, 하지만 그 속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의 뜨거운 피는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억압된 시간, 잊고 싶은 시간속을 흐르던 뜨거운 삶의 열정을 바라보는 다양하고 독특한 시선이 팩션소설속에서 재미와 감동으로 그려지기 시작한것이다. <제중원> 이 작품 또한 특별한 인물, 특별한 시간을 그려낸다. 백정이라는 신분으로서 조선 최초, 최고의 의사가 될 수 있었던 주인공의 삶과 그 속에 녹아있는 시대상이 바로 그것이다.



<제중원>은 구한말 '황정'이라는 백정의 신분을 가지고 태어난 한 사내의 이야기이다. 조선이란 나라의 신분사회 속에서 최하층으로 사람 취급조차 받지 못했던 소근개, 사람이 아닌 개보다도 못한 존재였던 그의 비참했던 삶속에서 조선 최초라는, 최고라는 수식을 가진 황정이라는 인물로 새롭게 태어나기까지 눈물겹고도 파란만장한 삶의 단면들이 그려진다. 어머니의 죽음, 죽음에서 자신을 구한 석란, 영원한 라이벌이자 최후에는 진정한 친구가 된 백도양, 알렌과의 만남, 병원에서 만난 백정 아버지, 그리고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시대가 만들어낸 신분이란 벽, 시간이 만들어낸 잔혹한 역사, 사랑이 만들어낸 또 다른 갈등이 재미와 감동을 쉴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하얀거탑]이라는 드라마를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이 작품 <제중원>은 바로 드라마 [하얀거탑]의 이기원 작가가 써낸 첫 장편소설이다. 그제서야 '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병원이란 공간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서 일지도 모른다. 조선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 '제중원', 최초, 초고의 의사가 된 박서양이라는 인물이 이 작품속 '황정'의 모델이 된다. [하얀거탑]이라는 인물 뒤에 항상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바로 배우 김명민이다.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서 사랑을 받게된 그의 연기는 드라마속에서 정말이지 불꽃같은 열정으로 이글거렸다. 아니 장준혁이 [하얀거탑]을 존재하도록 만든것이다. <제중원>속 장준혁의 역할은 어쩌면 백도양의 모습이 아닐지...

 

<제중원>속에서는 [하얀거탑]에서 보여지던 대결구도가 존재한다. 더불어 사랑이 그려진다. 장준혁과 최도영, 혹은 이주환, 노민국... 장준혁이란 인물을 놓고 대립의 각도에서 한명이 아닌 '편'이 되어버린 [하얀거탑]과는 다르게 이 작품속에서 주로 대립되는 인물은 '백도양'이란 인물이다. 사랑하는 연인인 '석란'과의 삼각관계와 일속에서 반복되는 대립과 갈등이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구한말의 서구 열강들과의 갈등과 일제 침략기 독립운동과 같은 시대적 아픔이 그려져 격동기의 삶이 우리 눈속에 녹아든다.

 

<제중원>이 가진 또 하나의 볼거리는 '황정'이라는 인물이 가진 신분적 갈등이다. 최하층민으로서 의사가 된 그에게 신분적 차이는 그대로 컴플렉스가 된다. [하얀거탑]속 장준혁이 그랬던 것처럼.... 천재의사 장준혁이 저지른 의료사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적 괴로움, 완벽함만을 추구하고, 성공을 갈망하는 그에게 보이는 내부적 갈등이 드라마속에서 전반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었다. 조금은 다른 차이가 있겠지만 황정과 장준혁의 이런 심적 갈등은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그들을 이해하고 몰입하게하는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전 작가의 작품속 살아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들이 특별한 시대상황과 마주하면서 더욱 더 그 매력을 발산한다. 시간속에 묻혀졌던,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최초라는 최고라는 수식어를 동반한 그들의 삶을 우리 곁에 가까이 끌어내면서 재조명한 이 작품은 말 그대로 '몰입'일 수밖에 없어보인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을 읽어 내려가는데 전혀 낯설지가 않다. 하반기에 이 작품은 드라마로도 선보인다고 한다. 벌써 주요 배우들의 윤곽이 드러난듯 하다. '황정' '백도양' '석란'이라는 이름이 <제중원>과 함께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멋진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특별함과 새로움으로 재탄생시킨 감동적인 작품과 만날 수 있어 이 여름은 행복한 시간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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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2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시간은 세상 모든 것을 바꾼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잊혀진 시간의 흐름속에서 특별함만을 기억하려 한다. 조선이란 나라는 언제, 누구에 의해 개국했고, 임진왜란, 구한말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사라졌고 잊혀졌는지 커다란 틀에서 기억할 수밖에 없다. 고려도, 신라도, 고구려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의 흐름을 일정한 시각과 왕과 문무신이라는 유명한 사람들의 틀 안에서 이해하려 한것도 사실이다. 이런 일련의 편협된 시각이 이제 서서히 바뀌려한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소외되었던, 낮은 신분의 벽에 가려 빛을 내지 못했던, 왕과 왕실의 이야기에 묻혀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서민들의, 민초들의 낮은 목소리가 작가들의 손끝에서 새롭게 되살아난다.

 

최근 역사 팩션소설은 특별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산], [태조 왕건], [세종대왕 이도]... 등 커다란 업적을 동반한 왕들과 왕실의 이야기가 몇년을 두고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지금도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팩션 역사소설은 이제 왕과 왕실이라는 틀을 벋어나 보다 낮은 계층들의 다양한 삶에 시선을 내리고 있다. 얼마전 만났던 김탁환의 [노서아가비]는 조선 최초의 여성 바리스타의 삶을 그리고 있고, [잡인 열전] 이나 [조선을 뒤흔든...] 시리즈는 조선의 연애사건이나 기생들의 삶, 왕후들의 삶과 같이 여성과 다양한 계층의 낮은 이야기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것이다.

 

2008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정명 작가의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이란, 익숙하지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천재화가의 모습을 우리 눈아래 데려다 놓기도 했고, 오세영 작가는 [구텐베르그의 조선]이라는 작품을 통해 금속활자의 전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양한 신분과 분야, 그리고 다양성에 기초한 역사 팩션소설은 잊혀진 시간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이처럼 많은 변화와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더불어 최근 역사 팩션소설의 또 다른 경향은 우리에게 잊혀진 시대에 대한 탐구의 시간이다.

 

1800년대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는 잃어버린 시간들에 대한 회고와 새로운 해석이 요즈들어 소설을 넘어 다양한 장르들 속에 녹아든다. 영화 [놈놈놈]은 일제강점기 조선반도를 떠나 만주에서 활약하는 마적단, 도적,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를 만주웨스턴이란 독특한 스타일로 창조해낸 작품이다. 우리에게 잊혀졌던 땅 만주, 그 속에서는 나라잃은 백성들의 설움과 울분 대신에 또 다른 그들만의 삶을 그려지고 있었다. [그림자 살인]이라는 영화속에서도 탐정이라는 일찍이 우리 문학장르 속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등장인물이 살아간 일제시대의 모습을 독특하게 그려낸다. 경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삶들을 그린 또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그저 우리에게 잊고 싶은 기억일지 모르는 일제침략기, 하지만 그 속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의 뜨거운 피는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억압된 시간, 잊고 싶은 시간속을 흐르던 뜨거운 삶의 열정을 바라보는 다양하고 독특한 시선이 팩션소설속에서 재미와 감동으로 그려지기 시작한것이다. <제중원> 이 작품 또한 특별한 인물, 특별한 시간을 그려낸다. 백정이라는 신분으로서 조선 최초, 최고의 의사가 될 수 있었던 주인공의 삶과 그 속에 녹아있는 시대상이 바로 그것이다.



<제중원>은 구한말 '황정'이라는 백정의 신분을 가지고 태어난 한 사내의 이야기이다. 조선이란 나라의 신분사회 속에서 최하층으로 사람 취급조차 받지 못했던 소근개, 사람이 아닌 개보다도 못한 존재였던 그의 비참했던 삶속에서 조선 최초라는, 최고라는 수식을 가진 황정이라는 인물로 새롭게 태어나기까지 눈물겹고도 파란만장한 삶의 단면들이 그려진다. 어머니의 죽음, 죽음에서 자신을 구한 석란, 영원한 라이벌이자 최후에는 진정한 친구가 된 백도양, 알렌과의 만남, 병원에서 만난 백정 아버지, 그리고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시대가 만들어낸 신분이란 벽, 시간이 만들어낸 잔혹한 역사, 사랑이 만들어낸 또 다른 갈등이 재미와 감동을 쉴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하얀거탑]이라는 드라마를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이 작품 <제중원>은 바로 드라마 [하얀거탑]의 이기원 작가가 써낸 첫 장편소설이다. 그제서야 '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병원이란 공간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서 일지도 모른다. 조선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 '제중원', 최초, 초고의 의사가 된 박서양이라는 인물이 이 작품속 '황정'의 모델이 된다. [하얀거탑]이라는 인물 뒤에 항상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바로 배우 김명민이다.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서 사랑을 받게된 그의 연기는 드라마속에서 정말이지 불꽃같은 열정으로 이글거렸다. 아니 장준혁이 [하얀거탑]을 존재하도록 만든것이다. <제중원>속 장준혁의 역할은 어쩌면 백도양의 모습이 아닐지...

 

<제중원>속에서는 [하얀거탑]에서 보여지던 대결구도가 존재한다. 더불어 사랑이 그려진다. 장준혁과 최도영, 혹은 이주환, 노민국... 장준혁이란 인물을 놓고 대립의 각도에서 한명이 아닌 '편'이 되어버린 [하얀거탑]과는 다르게 이 작품속에서 주로 대립되는 인물은 '백도양'이란 인물이다. 사랑하는 연인인 '석란'과의 삼각관계와 일속에서 반복되는 대립과 갈등이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구한말의 서구 열강들과의 갈등과 일제 침략기 독립운동과 같은 시대적 아픔이 그려져 격동기의 삶이 우리 눈속에 녹아든다.

 

<제중원>이 가진 또 하나의 볼거리는 '황정'이라는 인물이 가진 신분적 갈등이다. 최하층민으로서 의사가 된 그에게 신분적 차이는 그대로 컴플렉스가 된다. [하얀거탑]속 장준혁이 그랬던 것처럼.... 천재의사 장준혁이 저지른 의료사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적 괴로움, 완벽함만을 추구하고, 성공을 갈망하는 그에게 보이는 내부적 갈등이 드라마속에서 전반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었다. 조금은 다른 차이가 있겠지만 황정과 장준혁의 이런 심적 갈등은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그들을 이해하고 몰입하게하는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전 작가의 작품속 살아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들이 특별한 시대상황과 마주하면서 더욱 더 그 매력을 발산한다. 시간속에 묻혀졌던,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최초라는 최고라는 수식어를 동반한 그들의 삶을 우리 곁에 가까이 끌어내면서 재조명한 이 작품은 말 그대로 '몰입'일 수밖에 없어보인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을 읽어 내려가는데 전혀 낯설지가 않다. 하반기에 이 작품은 드라마로도 선보인다고 한다. 벌써 주요 배우들의 윤곽이 드러난듯 하다. '황정' '백도양' '석란'이라는 이름이 <제중원>과 함께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멋진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특별함과 새로움으로 재탄생시킨 감동적인 작품과 만날 수 있어 이 여름은 행복한 시간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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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파요 - 우리가족 건강만화
임도선 지음, 박지훈 그림, 이한율 스토리 / 북폴리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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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채윤 작가의 [아버지]라는 작품을 보면 이런 대화가 나온다.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사회자가 묻자 남편이 대답했다. "내 아내입니다."' 사랑은 아내다! 사랑은 바로 가족인 것인다. 가족에게서 힘겨운 삶을 걸어갈 희망을 얻고 용기를 얻으며 사랑속에서 찾아내는 웃음이 행복을 낳는다.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존재가 바로 가족인 것이다. 그런 가족의 행복을 담보하는 최초의 것은 아마도 '건강'이 아닐까 싶다. 여기 웃음이 낳는 행복과 마주할 수 있는 건강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가슴이 아파요>는 만화를 통해 심혈관 질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다. 심혈관 질환을 알고 그것을 예방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기획한 책이다. 책속에 나오는 다섯가기 이야기는 모두 환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질병이라면 거부감과 무서움부터 느끼게 되는 우리로서는 병에 대한 예방과 구체적인 증상, 치료 과정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자가 진단해보고 무서움이 아닌 치료가능한 일반적인 '병'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다섯가지 이야기가 있다. 담배, 스트레스, 당뇨병, 가족력, 식습관이 불러올 수 있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에 관해 친근한 우리 주변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을 편안하고 재미있는 만화로 이야기한다. 담배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가족들은 자신으로 인해 어떤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택시를 운전하는 주인공의 사례를 통해 뼈져리게 실감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당뇨, 식습관과 가족력에 대한 예방과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도 책에서는 잊지 않고 있다.



<가슴이 아파요>는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 참 편하다. 책속에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소시민들이 등장한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주식으로 몰락하고 택시일을 하기도 하고, 보험회사에서 힘겹게 땀흘리기도하고, 딸과 손녀와 살아가는 당뇨병을 지닌 할머니, 아내와 아이를 유학보내고 기러기아빠가 된 남편,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병원에 근무하는 한 가정의 이야기... 우리들 삶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들을 통해 우리가 삶에서 놓치고 사는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새로이 일깨우게 된다.

 

5화로 이루어진 책의 앞부분엔 각 소재별로 병에 대한 자가진단이나 체크리스트가 있다. 자신의 현재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어렵게만 생각했던 여러가지 질병 용어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궁금한 것들을 Q&A로 살펴보고, 만화속에 나온 주인공들의 처방전을 실어놓았다. 또 건강 게시판을 통해서 금연을 위한 실천수칙 등 병의 예방과 건강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들을 친절하게 기술해 놓고 있다.

 

더불어 책속에서 깨닫게 되는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가족의 소중함이다. 힘겨운 삶속에서 소홀해질 수 밖에 없는 가족들과의 관계! 가족들에게 건강적인 문제로 인해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던 할머니, 어머니는 건강하실 거라며 집안에서도 담배를 피워대던 아들, 아이들의 건강보다는 패스트푸드 같이 아이들이 무조건 원하는것을 채워주던 아버지... 이런 것들이 우리 가족을 건강으로 부터 얼마나 멀어지게 만들고 그로인해 가족의 행복이란 시간을 앗아 가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살아있는 이유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웃음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기를, 그 웃음소리가 드넓은 하늘에 가득 울려 퍼지기를! [P. 225]

 

가족이 있어 행복이 있다. 하지만 건강이 담보되지 않은 가족에겐 웃음과 행복은 피어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만화지만 그속에 담긴 가족 사랑과 건강이라는 소중한 가치는 재미 만큼 커다란 교훈으로 남는다. 모두가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결코 의심한번 하지 않지만 자신의 일이 되고 나서 후회와 마주하듯이 잠시 잠깐이라도 의심하고 체크하는 습관과 가족의 건강을 지킬수 있다면 감각적 즐거움 정도는 과감히 떨쳐 버릴 수도 있다는 다짐과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 건강이 있어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다. 내가 사는 이유는 바로 가족이다.' 이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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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게임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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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단어들이 있다. 스페인의 수도? 물론 아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우리나라에 비교하자면 수원, 축구수도 수원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축구수도 쯤으로 말하고 싶어진다. FC 바르셀로나는 앙리와 메시, 에투 등 대표적인 선수들을 보유한 스페인의 대표적 축구 양대 도시중 하나이다. 110년의 역사를 지닌 FC 바르셀로나, 바로 수도인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축구의 대표 도시라는 수식어를 갖는다. 그리고 더불어 유명한 건축가 가우디라는 이름도 떠오르는 도시이다. 그리고 이제 한가지가 더 있다. 이 책과 마주하고서 떠오르는 하나의 이름. 바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란 이름이다.
 

'에드거 앨런 포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거기에 스티븐 킹이 뒤섞인 듯하다' 는 수식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낯선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란 이름은 독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익숙한 이름인것 같다. 그의 전작인 [바람의 그림자]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12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는 그의 전작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책을 내려놓으며 드는 느낌은, 그의 전작을 만난 독자라면 이 작품 <천사의 게임>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기다렸을 것같다는 느낌을 같게한다. 앞을 건너띄고 중간에 그와의 만남을 갖게되었다. 이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과의 게임이 시작된다.

 

다비드 마르틴,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를 받던 소년에게 책은 유일한 희망이 된다. 총기 사고로 살해된 아버지, 이혼한 어머니, 홀로 남겨진 마르틴은 신문사 사환으로 일하게 되고 페드로 비달의 도움으로 기자로서 글을 쓰게 되지만 그리 오래되지 못해 쫓겨나게 된다. 이후 베일에 쌓인 안드레아스 코렐리를 만나면서 마르틴은 그의 모든것을 버리고 대필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탑의 집'으로 옮긴 그에게 다가오는 좌절과 죽음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 과거 사건에 대한 실체를 쫓던 마르틴의 주변엔 또 다른 살인이 일어나고 급기야 그는 경찰의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마르틴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사건과 이야기들이 긴박함과 함께 혼돈의 세계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책과 관련된 상상과 환상의 세계속으로 빠져든 독자들은 좀처럼 책을 놓을 수 없는 재미와 즐거움속으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기나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천사의 게임>은 좀처럼 쉽게 빠져들수 없는 작품이다. 외국 작품들을 만날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어느 책이건 초반엔 좀처럼 몰입하기 힘들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아마도 다양한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나 그들에게 익숙한 지명, 문화 등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기인할 것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작품들이 그렇듯 이 작품도 1권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에 빠져드는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쉽게 빠져 나올수 없는 작품으로 돌변해버린다.

 

<천사의 게임>이 만들어내는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사폰은 책이 주는 특별한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재미'라는 책이 가져야할 본분?과 함께 책이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들, 책을 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속에서 우리시대 '책' 이 주는 역할, 우리에게 있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잠시 생각케하는 시간을 쥐어주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이러한 느낌은 마르틴의 말속에서도 느낄 수가 있다.

 

 '이곳은 신비한 장소야. 성스러운 곳이야. 네가 보고 있는 각각의 책은 모두 영혼을 지니고 있어. 그 책을 쓴 사람의 영혼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읽었고 그 책과 함께 살았고 꿈꾸었던 사람들의 영혼도 가지고 있어. 책의 주인이 바뀔때마다, 누군가가 그 책으로 시선을 떨어뜨릴 때마다, 그 책의 영혼은 커지고 강해지지. ...' [2권, P.349]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이 책 <천사의 게임>은 그가 구상하는 시리즈의 4부작 중 두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책에 대한 이 시리즈의 첫번째는 [바람의 그림자]였고 책과 연관된 사랑과 증오, 복수와 배신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이 책 <천사의 게임>은 책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앞으로 책과 바르셀로나, '잊힌 책들의 묘지'속에서 피어날 사폰의 다른 이야기들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무척이나 기대하게 된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를 기다리던, 이종호 작가의 [귀신전]을 기대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시리즈를 그리워하고 설레여하던 기억들이 사폰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다림으로 고스란히 자리한다. 요즘 편식이 심한듯하다. 일본 작가의 작품들만을 너무나 탐닉했다. 다양한 나라와 문화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다양성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해야 한다는 진리를 잠시 잊고 있었던듯하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도 잊지 말고 만나봐야겠다. 그의 작품을 통해 그렇게 조금은 시원해진 여름과 만난다. 다시한번 전세계를 정복할 사폰의 책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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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를 리뷰해주세요.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커피는 끝나지 않은 당신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물하나, 어떤 풍경하나, 어떤 작은 대상하나에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커피! 학창시절 졸음을 쫓아보려고 줄기차게 마셔대던 진한향의 커피, 차가운 겨울 군대에서 마시던 따스하고 달콤했던 커피의 추억, 떠나가는 첫사랑을 붙잡지도 못하고 홀로 우두커니 앉아 멍한 표정으로 마시던 쓰디쓴 커피,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하는 향기로운 모닝커피 한잔... 이렇듯 커피한잔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묻어있다. 커피와 사기꾼, 그리고 이야기가 만났다. 김탁환의 영혼을 타고...

 

[노서아 가비]란 제목을 만났을 때 이것이 주인공의 이름겠거니 생각 했었다.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이야기라는 책소개로 말미암아 책 표지에도 있듯 외국인 여성과 조선 왕실, 고종과의 특별하고 색다른 이야기겠거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간다. 물론 바리스타 이야기도, 커피 이야기도 맞지만 외국인으로 생각했던 표지모델?이자 책의 주인공은 바로 사기꾼? 이었다. 조선말엽에서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 격랑의 삶을 살았던 그녀, 그들의 커피색 흐릿한 시대를 그려낸다.

 

빼쩨르부르그 사람들은 특별히 주장한다. 사상보다도 예술보다도 돈보다도 사랑보다도 더 지독한 액체, 그것이 바로 커피라고.  [P. 14]

 

역관집안의 딸이였지만 청나라 연행길에서 돌아오는 중 조선 국왕을 위한 천자의 하사품을 빼돌려 달아나다 절벽에서 떨어져 즉사했다는 아버지에 대한 비보를 듣게 된 따냐. 하루아침에 대역죄인의 딸이 된 그녀는 국경을 넘게된다. 아버지의 옛 친구들, 그림위조 사기꾼 칭 할아범, 그리고 얼음여우 무리를 만나는 여정속에서 그녀는 사기꾼의 면모?를 갖추어 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운명처럼 나타난 사랑, 또 한명의 사기꾼 이반이 등장한다. 사랑과 함께 그녀와 그는 새로움 사업?을 추진해간다.

 

이반의 부모는 관아의 노비였다. 두만강을 넘어 새로운 삶을 꿈꾸던 그들에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어머니와 여동생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지금의 삶으로 던져진 이반이었다. 그러던중 러시아 황제 리꼴라이 2세의 대관신에 참석한 조선사신들과 인연이 되어 역관으로 조선에 먼저 가게된 이반, 그리고 그를 뒤따라간 따냐에게 전혀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고종의 바리스타로 과거를 잊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따냐 그리고 역관 이반. 그들 앞에 대한제국의 어두운 그림자가 고스란히 드리워진다. 그리고 밝혀지는 또 다른 음모와 비밀들...





 

발자크에게, 뿌쉬킨에게, 고종에게, 하여 당신에게 커피는 무엇인지요. 아무것도 아니라는 곳에서부터 전부라는 곳까지.    [ P. 236 , 작가의 말 ]

 

커피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김탁환은 그 답을 내어 놓는다. 목차를 가만히 지켜보면 대한제국시대를 배경으로한 이 소설은 어느새 커피의 속성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실제 고종과 연관된 독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커피와 사기꾼이라는 독특한 두가지 소재로 재미를 더해준다. 커피가 가진 속성을 역사적 배경과 사람들이 가진 속성과 잘 연결지어 새롭게 창조해내었다는 사실이 대단히 흥미롭다. 김탁환! 어쩌면 그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를일이다.

 

얼마전 김탁환의 [천년습작千年習作]과 마주했었다. 그 책속에 이런 말이 들어있다. '처음에 글은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감(感)하고 동(動)하면서 글은 느끼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작자는 읽고 느끼고 품는 자라고 확신합니다.' 커피와 사기꾼, 그리고 고종. 우리는 읽지만 저자는 이야기를 품어낸다. 시대적 아픔을 품어낸다. 재미를 품어낸다. 지금까지 우리가 맛보지 못했던 커피의 특별한 맛을 김탁환은 그렇게 품어내고 있다.

 

무당은 떠도는 영혼에 몸을 빌려주지만, 소설가 김탁환은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가 상상력의 평원을 말을 타고 떠도는 동안 자신의 영혼을 빌려준다. - P.243 , 작품해설 문화비평가 강심호 -

 

너무 마음에 드는 말이다. 자신의 영혼을 빌려준다.... 너무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낄 수 있도록 멋지게 품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혼을 빌려주는 그를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된다. 오랫만에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찾았다. 사기꾼의 자세를 잃지 않는, 무겁지 않지만 깊이가 있는, 어떤 얽메임 없이 자신의 길을 찾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 사기꾼 따냐! 영화로도 이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따냐의 역할을 누가 맡게 될 지 또 하나의 즐거운 기대를 갖게 만든다.

 

[노서아 가비]는 진한 커피색의 표지를 벗기면 빠알간 그 속살이 드러난다. 커피의 짙은 향속에 사랑보다 지독한 이야기가 담겨진다. [노서아 가비]는 이야기를 품고 자신의 영혼마저 건네주는 김탁환 작가만의 색깔과 향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당신에게 커피는 무엇인지요?' 책을 내려놓으면서도 아직 작가의 그 질문에 쉽게 답할수가 없다. 커피는 내게 무엇일까? 커피는 끝나지 않고 계속될 나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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