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전 4
이종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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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이란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문학장르는 미스터리 추리, 그리고 공포 문학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공포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작가 이종호는 우리에게 [귀신전] 시리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3권이 새로운 공포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번 <귀신전 4>는 '전쟁의 서막' 이라고 표현하는것이 좋을 듯하다.  6명의 공포테이너가 펼치는 숨가쁜 전쟁,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또 다른 공포의 습격이 귀신전 그 네번째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저승과 이승의 경계가 무너지고 현실속 어둠의 공포가 밀려온다.

네번째 이야기속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새롭게 등장한 엠(M)이라는 미스테리한 여인이다. 이승과 저승의 무너진 경계, 까만 눈구멍들이 인간을 습격한다. 인간을 차지해 사령자로 만들려는 무수한 악령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인간세계를 대 혼란에 휩싸인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던 빌라붕괴사고, 호프집 화재사고, 버스와 유조차의 충돌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20대의 여성, 그녀가 바로 '엠' 이다. 네번째이야기의 시작과 마지막에 등장하게되는 불사의 여인 '엠' 의 숨겨진 비밀과 궁금증이 책과 만나는 시간동안 계속 이어진다.



<귀신전 4>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지고 중음의 세계에서 몰려나온 악령들이 활개치고 인간을 사령자로 만들려는 공포의 순간을 숨가쁘게 담아낸다. 그리고 그들과 맞서는 장법사와 박영감, 공표와 용만, 그리고 찬수와 수정의 험난한 사투가 펼쳐진다. 천호동 상가건물에 투입된 경찰특공대는 검은 기운의 소용돌이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고, 하람의 소용돌이 반대편 이승과 중음을 연결하는 통로를 막아 이 무서운 재앙을 막으려는 6명의 공포테이너들은 하람속으로 몸을 내던진다. 박영감의 오종결계법으로 소용돌이를 뚫고 들어간 그들은 거대한 악의 존재와 마주하는데...

 

찬수의 몸속에는 알 수 없는 존재가 들어와 외부세계와의 채널러 역할을 하게 되고, 하람속으로 몸을 던진 일행은 노란 눈동자의 저승에서 가장 오래되고 무서운 요괴 살매와 마주하게 되는데... 살매는 환술을 통해 공표, 선일, 용만의 두려운 기억과 약점을 찾아내 환술의 공간에 그들을 내려놓고 영기를 빨아내려한다. 하지만 박영감의 능엄주의 도움을 받고 가까스로 풀려나는데... 공포테이너들이 가진 과거의 아픈기억과 두려움을 이용하려는 살매, 그리고 계속되는 자귀들의 공격, 인간을 사령자로 만들려는 악귀들은 더욱더 활개를 치게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진 혼란한 현실이 <귀신전 4>의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이루지만 그 속에서 눈여겨 볼 두 명의 인물이 있다. 바로 숙희와 묘화이다. 서서히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숙희는 '설'을 불어 귀호를 나타나게해 최초의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숨기고 있던 광기를 드러낸 숙희의 피빛 활약?이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다음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그리고 묘화가 있다. 언제까지나 이승에 떠돌수는 없는 운명임을 아는 묘화, 인간의 육신을 차지하고 사령자가 될 수 있다는 노숙자의 영의 말에 착하던 묘화마저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악의 기운을 내뿜기 시작한 묘화와 숙희가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 정말 세상이 뒤집히는 그런 날이 올까?'...'아마도 인간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찬수와 수정의 이말이 주는 여운이 크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두 세계를 바치고 있던 힘의 균형이 무너진 이유를 찬수의 몸속에 들어온 목소리는 '인간의 교만과 탐욕' 때문 이라고 말한다. 숙희를 성폭행 하려던 남자, 공표의 어두운 과거, 선일이 가진 두려움과 약점, 탐욕에 휩싸인 인간세상이 만들어낸 이런 잘못들이 악령들을 인간세계로 끌어들인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덫에 발목을 잡힌 인간들의 모습,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때론 뭄하더라도 확고한 신념으로 밀어 붙인다면 불가능을 가능한 일로 바꿀 수도 있지.' [P. 89]

 

박영감이 한 이 말에서 그런 의지와 변화할 수 있는 실마리가 엿보인다. 불가능을 가능한 일로 바꿀 수 있는 인간이 가진 잠재력, 희망의 끈을 우리는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단지 6명의 공포테이너들의 활약과 재미속에 숨겨있는 주제는 바로 이것이란 생각이든다. 혼란한 우리 현실속에 이미 여럿의 악귀와 자귀들이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탐욕과 교만을 품에 안고... 하지만 그 작은 어둠을 이겨내는 빛이 우리 주위에는 더 많이 존재한다. 사랑과 나눔, 신뢰와 희망을 주는 천사들의 날개짓이 어둠을 걷어낼 만큼 밝은 빛으로 존재한다. <귀신전>속 공포테이너들이 바로 희망을 대변하는 천사의 날갯짓, 희망의 빛이 되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거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이승으로 건너온 귀신들과의 사투가 펼쳐진다. 공포테이너들이 가진 과거의 두려움을 알게되어 그들과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게 되었고, 외부세계와의 채널러 역할을 하게된 찬수, 본색을드러낸 숙희가 쏟아낼 악의 기운, 그리고 어둠속으로 발을 딪기 시작한 묘화, 그리고 사라진 인화는 어떻게 되었는지, 새로게 등장한 불사의 여인 '엠'은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 지 악귀들과의 거대한 전쟁과 더불어 세세한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다음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공포테이너들의 멋진 활약이 담길 무서운 글쟁이 이종호의 거대한 도전! 앞으로도 큰 기대와 간절한 그리움으로 지켜봐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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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인격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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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은 오래전부터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사랑 받아왔다. 다중인격을 소재로한 작품에는 얼마전 개봉되었던 국내영화 [두얼굴의 여친], [장화 홍련] 이나 [거미숲]이 있고, 오래전에 선보였던 [도플 갱어]나 [컬러오브나잇] 또한 이런 다중인격이란 소재를 코믹 혹은 공포로 풀어 내고 있다. 소설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대표적인 다중인격을 다룬 작품이라 하겠다.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또한 대표적인 다중인격을 다룬 작품으로 이런 일련의 작품들은 공통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 공통점이 무엇인지 조금씩 풀어내어보자.

 

<13번째 인격>은 이런 다중인격을 그 소재로 하고 있다. 우리가 소위 이중인격자라고 말하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단순히 어긋난 행동에 대한 것이 아니라 무려 13개의 인격을 가진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시공간적 배경은 일본의 한신 대지진이 일어난 1995년 이다. 6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처참했던 생사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16세의 모리야 치이로라는 한 소녀와 자원봉사로 활약하면서 지진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의 심리치료를 맡은 유카리의 치열한 싸움?을 그녀낸다.

 

가모 유카리는 어린시절부터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 엠파스! 상대의 감정을 간파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유카리와 13개의 인격을 가진 치이로의 만남이 바로 이 작품의 커다란 줄기가 된다. 처음 치이로와의 대화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유카리, 하지만 어린시절 자신을 얽매던 가족과의 상처를 가진 그녀기에 치이로의 인격을 하나로 묶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료코, 도코, 히토미, 유키오, 요코, 주리, 시노부, 소, 유코, 미쓰루, 노리코, 그리고 이소라에 이르기까지 치이로에겐 다양한 나이와 성별, 지능과 감정을 가진 인격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전혀 파악하기 힘든 인격은 바로 이소라이다.

 

가장 이질적이면서 냉혹하고 이질적인 분노를 내포하고 있는 이소라는 한신 대지진이 일어난 뒤 나타난 마지막 13번째 인격으로 가장 미스터리하고 비밀을 간직한 인격이다. 유카리는 치이로의 이런 다양한 인격을 하나로 묶고 치료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난 마나베라는 연인, 그리고 그가 간직한 비밀, 치이로의 13번째 인격의 비밀을 치열하고 섬세한 공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소라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소라를 떨쳐버리고 치이로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유카리는 그렇게 해낼 수 있을까?



다중인격장애는 '해리성 정체성 장애'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라고 불리는 정신 질환으로 한 사람에게 두가지이상의 인격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화나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다중인격장애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다중인격이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중 가장 커다란 원인 몇가지를 찾을 수 있다. 다중인격 장애환자 1백명에 대한 조사에서 86%는 성적인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고, 75%는 반복적인 신체학대를 받았다고 나타난다. 또한 45%는 아동기에 폭력에 의한 죽음을 목격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다중인격장애는 '어린시절 충격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성적 학대, 폭력, 신체적 학대에 의한 자기방어의 목적으로 자신속에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고 상황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인격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다중인격이 나타나는 이유는 쉽게 말해 자기보호를 위한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영화나 소설의 경우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바로 이런 충격, 폭력, 학대에 의한 복수나 응징이라는 매커니즘이다. 이 작품속에서 치히로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어린 나이에 받은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숙부내외의 학대와 현실에 대한 자기 방어가 새로운 인격을, 또 새로운 인격을 창조해낸 것이다.

 

이 작품은 [검은집]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다. 사실 소설이 아닌 영화로 [검은집]을 만났다. 또 얼마전에는 그의 신작 [신세계에서]를 만나기도 했다. [검은집]과는 전혀다른 판타지 작품이었는데 전혀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13번째 인격>도 그렇지만 그의 작품속에서는 기시 유스케 만의 작가주의를 느낄 수 있다. 우리의 냉혹한 현실을 꿰뚫는 냉철한 시선속에 담아내는 사회고발적인 성격이 바로 그것이다. 피폐한 현대인들의 가슴을 꼬집는 섬세한 펜끝이 장르를 불문하고 날카롭게 자리한다는 특징이 엿보인다.

 

<13번째 인격>은 흥미롭고 독특한 소재와 그속에 담겨진 냉혹한 사회비판, 그리고 공포와 반전이 잘 조화된 작품이다. 엠파시, 유체이탈, 임사체험 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기시 유스케만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작가주의가 여운처럼 남는 작품이다.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공포와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속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고 깨달아야 조금은 무거운 숙제를 던져주기도 한다. [검은집], [신세계에서] 그리고 <13번째 인격>. 다시 만나게 될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 어떤 모습일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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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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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단어들이 있다. 여행, 무더위, 장마, 공포 미스터리... 여름이면 어김없이 TV속에서는 '전설의 고향'이 우리를 찾아 오고, '여고괴담 시리즈'가 극장으로 발길을 이끈다. 끈적끈적한 무더위가 이런 작품들의 배경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단숨에 더위를 식혀줄 재미가 공포나 미스터리물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여름과 뗄레야 뗄 수없는 짝꿍이 되어버린 듯하다. 책 한권을 펼친다. 시원한 여름을 맞기에 충분해 보이는 기묘한 이야기와 만난다. 

<항설백물어>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라는 책의 제목처럼 이 책속에는 일곱가지 기괴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들이 있다. 이 작품은 일본 에도시대 괴담집 [회본백물어繪本百物語]를 그 모티브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인간의 추악한 마음을 그림으로 형상화 한 [회본백물어]속 그림이 이 책속 일곱가지 이야기의 앞부분에 그려져있고 그림에 담긴 내용이 간략히 설명되어 있다. 추악한 마음을 가진 인간들의 이야기가 이 한장의 그림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괴담수집가이자 작가 지망생인 모모스케는 여행길에서 잔머리 모사꾼 어행사 마타이치, 여자 인형사 오긴, 신탁자 지헤이와의 만남으로 인해 기묘한 이야기와 함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풀어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된다. 마타이치와 그들의 소악당이 만들어놓은 그물에 걸려든 추악한 인간들의 군상이 그려진다. 사람을 홀리는 괭이, 팥 이는 귀신, 여우, 너구리, 버드나무... 기괴한 이야기들이 사람의 마음을 홀리듯 종잡을 수 없는 혼돈속으로 우리를 이끌지만 결국 풀리지 않을 듯한 괴담들은 추악한 인간들의 그림자임을 깨닫게된다. 

단순한 괴담들을 담아놓은 책이 아니다. 얼마전 읽었던 오타 다다시의 [기담수집가]와 같이 기담은 이 책속에 없는지도 모른다. 마타이치 일행들이 만들어낸 추악한 인간들에 대한 심판이 바로 이 책속에 담긴 괴담의 실체인 것이다. 하지만 절묘하고 기괴한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속으로 빠져들게하는 매력을 흠뻑 발산한다. 인륜을 저버리고 사악하고 추악한 인간들에 대한 마타이치 일행의 복수와 응징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기묘한 분위기속에 빠져있다가 통쾌한 쾌감으로 책을 내려놓는다.



교고쿠 나쓰히코라는 작가는 개인적으로 조금 낯설다. 학문이 끝이없듯 일본 작가들, 다양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을 가진 일본 문학의 깊이는 이제 서서히 '책'이라는 재미에 빠져 있는 나에게 깊은 물에 살짝 발을 담그는 수준에 불과하단 생각을 갖게 만든다.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그의 작품들은 일본 특유의 민속과 종교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표지가 만들어내는 기괴하고 특별한 이야기 <항설백물어> 이 한작품만으로도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추악한 인간들의 군상이 있다.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을 통해서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이라는 감정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면 이 작품속에서는 인간이 가진 추악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기도 하지만 그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운 슬픔 또한 느끼게 된다. 기괴한 이야기들로 시작된 이야기의 구성을 따라가다 보면 마타이치 일행이 교묘하게 쳐놓은 그물에 휘감기게 된다. 기묘한 이야기와 소문들속에 숨겨져 있던 사건의 실체, 탄탄하고 기막힌 설정과 사건 해결의 통쾌함에 짜릿한 전율이 밀려든다.  

등장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풀어가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마타이치 일행이 준비해 놓은, 악한들을 제거하기 위한 장치속에서 현실이 아닌 괴담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리하게 된다. 기묘하고 기괴한 이야기들속에 빠져있다가 고개를 들어 눈을 크게 떠보면 괴담은 괴담이 아닌 사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괴담속에서 공포와 미스터리의 미로속을 헤매이다 현실로 돌아와 악당을 응징하게 되는 특이한 구조가 읽는 이들에게 이중의 재미를 선물해주고 있는것이다.

<항설백물어>에 대한 작업 비화를 만나보는것도 이 책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된다. 비채의 카페에 소개된, 삽화에 대한 이야기, 표지 용지 결정에 대한 고민과 번역시 용어 선택의 어려움, 번역가와 작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 작품에 대한 재미와 매력을 더해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나보는 재미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것같다. http://cafe.naver.com/vichebooks/796  

사악한 마음 어둠에 빠지니 세상에 남는 것은 괴상한 소문 뿐이다. 

과학문명이 발달한 현실속에서도 이런 기괴한 일들은 벌어진다. 기괴한 일들의 실체는 귀신도, 요괴도, 정체불명의 어떤 존재도 아니다. 바로 인간이 가진 추악하고 사악한 마음에 있는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추악한 잘못으로 인해 평범한 소리도 괴기스런 소리로 변하고, 일상적인 것들도 무서운 존재들로 변해버린다. 인간의 추악한 마음이 만들어낸 공포와 미스터리의 실체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책을 내려놓으며 통쾌함과 함께 왠지 모를 쓸쓸함이 밀려온다. '슬프군요 인간이란 존재는...'이란 마타이치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여운처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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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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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왜 오르십니까? 라고 묻는 것처럼 우매한 질문이 있을까? 사람의 마음을 끌고 시선을 끌고 발길을 끄는 것들에는 어떤 이유가 물론 있다. 하지만 그 대답은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좋으니까.. 즐거우니까.. 편안해지니까... 이 안에 그 답이 모두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재미가 있으면 즐거우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되고 찾지 말라고 해도 발걸음이 먼저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겠지...외로움을 달래주든지, 소중한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건, 또는 새로운 활력을 위한 준비이건 간에 그곳에는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무엇인가가 자리한다.  

그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두번째 마음의 여행을 떠난다. 지난 2월 즈음 첫 만남이 있은 후 벌써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눈도, 마음도, 귀도 즐거운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이 다시금 시작된다. <내마음의 여행> 첫번째 이야기가 그리움을 품은 추억 여행이었다면 그 두번째 여행은 우리시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해 보이는 희망을 담아 떠나는 여행이다. 힘겨운 어깨에 놓인 짐을 잠시 내려놓고, 무겁고 지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땀을 식힐 수 있는 여유와 새로운 미래, 시간에 대한 에너지를 담고 돌아오는 여행길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사람들 사이엔 섬이 있다고. 외로움과 쓸쓸함을 견디게 해주는 섬...세상살이에 건조해진 몸과 마음을 안고 찾아간 그 바닷가 어느 섬에서 잠시 파도를 베고 누워본다. [P. 33] 

외로움과 쓸쓸함에, 고된 삶에 무게에 힘겨워하던 이들에게 이번 여행은 새로운 삶을 살아갈 희망이라는 선물을 전해준다. 모두 놓아두고 홀가분한 마음에 또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이유를 찾아 돌아올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인것이다. 이번에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정겹고 낯익은 풍경들이 우리를 맞아준다. 학창시절 친구의 고향집이 있어 찾아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보길도의 아스라한 정취에서 눈부신 추억들이 알알이 살아 숨쉬는 두물머리 나룻터, 주남저수지와 재래시장의 정겨움이 떠오르는 창원, 수학여행 길에 찾았었던 여수 오동도의 봄바다가 일렁인다.



기다림을 품은 섬진강변의 매화마을, 충북 괴산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들, 이발관의 낡은 의자, 콩밭을 지키는 허수아비, 세월을 품은 일미 막걸리, 충무로에 자리한 옛날식 다방, 사랑방 칼국수, 하나같이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이 책 <내 마음의 여행>을 즐겁게 만나는 하나의 방법은 각 여행의 끝에 있는 [손지명의 음악여행] 에 나오는 삽입곡들을 찾아서 함께 들으며 떠나는 여행일 것이다. TV에서 삽입되었던 배경음악들을 음악감독이었던 손지명감독이 자세하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눈으로,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은 더 큰 설레임과 감동이 되어줄 것이다.  

배에 가득 실었던 욕망을 내려놓은 후에야 바다의 진정한 맛을 알았다는 노부부, 할 수 없는 것은 놓아두는 삶, 그곳에서 인간은 바다에 취하고 그 파도에 마음을 묻는다. [P. 44] 

여행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것이 아니고서야 추억이다, 그리움이다, 희망이다 나누어서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만은 두번째 여행의 테마가 희망인 이유는 따로 있어 보인다. 이번 여행의 풍경속에서는 유독 강과 바다, 물을 찾는 발걸음이 짙어 보인다. 작은 물이 흐르고, 두 강물이 만나 하나가 되고, 강물은 바다를 만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나듯, 지치고 힘든 삶, 힘겨운 걸음 걸음 속에서 우리가 꿈꾸는 희망이란 녀석도 이런 물이 지닌 속성과 같이 하나되고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가르침이 담겨있는 듯 느껴진다.  

여행이 어울리는 계절이 있다면 아마 여름이 아닐까. 무작정 떠나도 좋고, 하나하나 계획해서 떠나도 좋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들, 놓칠지도 모르는 작지만 가슴따뜻한 감동이 바로 그곳에 있다. 모두 비워버릴 시간과 여유를 <내마음의 여행>을 통해 찾게 된다. 추억과 그리움도 그렇지만 비워진 여백속에 새롭게 살아갈 삶의 희망을 가득히 담아낼수 있을것 같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고 희망을 키워갈 열정을 책속 여행을 통해 배운다. 책속 여행을 통해 힘겨운 시대를 살아갈 꿈을 꾸고, 소망을 만나고, 인연이 되어 감동과 희망 싹틔운다. 내마음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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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교사 도전기 - 아이들이 꿈꾸는 희망 교육 Social Shift Series 6
웬디 콥 지음, 최유강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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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은 참 어려운 질문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그 질문에 대해 한명은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것 같다. 바로 '나의 누나' 이다. 3살 더 많았던 누나는 꽤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교육을 마쳤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대학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막내였던 나에게 용돈과 한, 두학기의 등록금까지 선뜻 내밀었던 누나가 몇년 후, 적지않은 나이에 대학에 진학한다고 했다. 너무나 하고 싶어했던 공부, 누나의 표정은 너무 아름답고 향기로웠다. 너무 기쁘면서도 누나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부유하지도 않았지만 넉넉하지도 못했던 우리에게, 나에게 누나는 그렇게 멋지고 존경스러운 사람이었다.

 

<열혈교사 도전기>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누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나에게도 더 많은 기회와 여건이 있었다면 조금더 일찍 그렇게 자신이 하고파 하던 교육의 시간을 갖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고마움, 그리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교차한다. 이 작품은 미국 교육에 대한 해부이자 미국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교육의 불균형, 입시 지옥속에 살고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던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Teach For America, TFA는 비영리 교육단체이다. 웬디 콥이 구상하고 설립한 미국의 교육 개혁을 위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단체이다. 우수한 대학의 엘리트들이 낙후된 지역과 저소득 자녀들의 공부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TFA는 벌써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기존 교육질서에 대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웬디 콥의 험난하지만 열정 넘치고 사랑 가득한 도전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교육! 우리에게도 이 단어는 정말 골머리가 아픈 단어임에 틀림없다. 2008년 우리나라의 사교육비가 18조 7천억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예산의 10분의 1에 맞먹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단순히 돈의 낭비 뿐만아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누리고 경험해야 할 여러가지 다양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교육, 대학에 목 메인 아이들의 신음이 온 나라를 뒤덥는다. 아이들뿐만 아니다. 가구 소득의 20~30%에 달하는 사교육비에 가족경제는 파산지경이고 기러기 아빠가 늘어나고, 조기 유학으로 가족은 해체의 위기에 몰려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교육이라는 분야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커다란 이슈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뿐인가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며 내어놓는 정부의 정책들이란 하나같이 단발성이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고 그로 인해 새로운 편법과 탈법까지 부추기고 있다. 수시로 변화하는 교육정책이 만들어낸 교육의 위기, 사회의 위기는 이제 어디서부터 메스를 델 수 있을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교육의 위기, 우리사회의 위기가 바로 이 교육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우리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은 변화의 바람을 이 책속에서 찾았으면 한다.

 

TFA는 교육부문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Noblesse Oblige 가 아닐까 생각된다. 미국의 내일을 위해 열정과 사랑을 선뜻 내어놓은 우수한 대학생, 그리고 낙후지역과 저소득층의 교육을 위한 지원금을 내미는 깨어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뭉클한 감동까지 느낄 수가 있다. 어쩌면 TFA는 우리의 '야학'과도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다.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한 숨겨진 천사들의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야학과 그 맥을 같이 한다. 평등한 교육기회를 위해 열정을 다한 웬디 콥과 TFA가 잊고 있었던 소외된 우리의 교육현실과 교육의 변화에 새로운 활력소와 롤 모델이 되어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져본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선진국이면서도 그 속에서 보이는 이중적인 구조에 가끔 놀랄때가 있다. 영화 '식코'를 통해 그들의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문제점들을 보기도 했고, 이 책을 통해 교육의 현실도 들여다 보게 된다. 자본주의속에서 소외되고 외면당하는 소시민들의 애달픈 고통들이 느껴진다. 우리의 현실도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현정권들어 점점더 계층간, 지역간 갈등이 격화되고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강부자 고소영 정권이라는 비아냥처럼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들, 더불어 소외되고 외면당하고 짓밟히는 현실이 교육부문에서도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디에서부터 메스를 댈 것인가? 메스를 댈 수는 있을까? 메스가 아니라 더 좋은 방법과 정책, 자구적인 노력들은 가능할까? <열혈교사 도전기>는 교육에 대한 이런 우리의 다양하고 복잡한 질문에 대해서 작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단순한 아이디어를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가꾸고 만들고 정착시킨 웬디 콥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새로운 교육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맞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태풍은 아니더라도 작고 싱그러운 초록 바람이 불어오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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