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 영화광 가네시로 가즈키의 열혈 액션 드라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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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작가들의 작품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몇몇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이름은 더욱 그렇다. 사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사진을 처음 본순간 [레볼루션 No.3]의 표지가 떠오른다. 그의 작품 [영화처럼], [연애소설], [Speed]를 읽으면서 그가 전해주던 편안함과 유머 속에 들어있는 깊이있는 느낌!이 무척이나 좋았다. 귀를 쫑끗 세운듯한 그의 모습에 우리도 언제나 그의 작품을 읽을 때면 웃음으로 흘려보내지 말아야할 무엇가를 찾기 시작한것 같다. 

 

오랫만에 다시 만난 가네시로 가즈키와 김난주! 이번에는 좀처럼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시나리오집으로 돌아왔다. 경시청 경비부에 소속된 주인공 이노우에와 테러리스트들의 한판 승부를 다룬 이 작품 <SP>는 이전 그의 작품이 그랬던것처럼 재미와 웃음이 함께한다. 책의 제목인 SP는 'Security Police' 요인 경호관을 뜻한다. 책속에는 이노우에가 경호를 맡은 다섯건의 사건들과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다.

 

심상치 않은 포스를 가진 이노우에의 초인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재미가 더해진다. 다섯가지 서로 다른 사건들 속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비밀을 한껍질 한껍질씩 풀어가는 접근방식도 이 작품이 가진 매력임에 틀림없다. <SP>는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네임밸류가 주는 특별함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그 이름에 거는 기대를 충족시켜줄 그런 작품이다. 또한 '김난주' 라는 이름이 주는 확실성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움직이는 벽이 되어 VIP를 보호하라'

이 작품은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앞서 가네시로 가즈키의 [GO]나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국내에서도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지만 그렇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지는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작품들이 담고있던 경쾌함속에 담아낸 여러가지 고민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된다. 일상속의 다양한 고민들을 그는 그만의 색깔로 싱그럽게 채색해나간다.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이름속에 바로 그런 특별함이 숨겨져있다. 그리고 이 작품 또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 보인다.

 

재일교포로서 그가 가졌던 수많은 고민들, 삶을 살아가면서 겪었던 아픔들을 그는 그가 가진 특유의 유쾌함과 쾌활함으로 새롭게 채색한다. 시나리오집 이라는 익숙하지 않는 작품을 통해 그가 열어가는 가네시로 가즈키표 문학의 매력을 새롭게 발산하고 있다. 사랑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도 그의 경쾌함이라는 매력을 뚫고 나서면 전혀 새로운 포장의 옷을 입게된다. <SP>는 시나리오 라는 익숙하지 않은 옷을 입었음에도 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벌써 그의 이름을 알게 된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흐른것 같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의 이름이 담긴 작품을 대할때면 다가오는 설레임을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다.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유쾌하고 경쾌한 이름이 김난주라는 또 다른 이름을 만나 설레임을 최고조로 만든다. 글로서 만난 이 작품을 드라마로 다시금 만나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그런 생각에 또 다른 설렘의 시간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제 첫 테잎을 끊었을것 같은 SP 이노우에의 또 다른 멋진 활약들을 앞으로 더욱 기대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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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최인자 옮김, 제인 오스틴 / 해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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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것이다. 소설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좋아하는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의 영화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사랑, 언제들어도 가슴 떨리는 설레임과 풋풋함을 선물해주는 이름이다. 나쁜남자? 에 대한 '오만'하다는 첫인상 하지만 그것이 '편견'이었음을 깨닫는 한 여인의 사랑이 책의 제목속에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 바로 [오만과 편견]이다. 키이라 나이들리, 엘리자베스의 커다란 눈망울과 싱그러운 미소가 아직도 선명히 기억되는 작품이지만 이제 조금은 낯선 새로운 버젼의 [오만과 편견]을 만난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속에 갑작스레 좀비가 등장한다. 원작의 작품속 배경이나 등장인물, 로맨스까지 비슷한 구성을 가지지만 역시 좀비라는 특별한 까메오의 등장으로 전혀 색다른 색깔로 옷을 갈아입고 만다. 베넷가의 다섯자매, 빙리와 다아시와 사랑에 빠지는 제인과 엘리자베스... 작품의 포맷은 [오만과 편견]을 따르지만 좀비의 등장으로 다섯자매는 영화 [미녀삼총사]의 그녀들과 같은 전사로 돌변해버린다. 하지만 그녀들의 로맨스는 계속된다.

 

베넷씨의 평생임무는 딸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었고, 베넷 부인의 평생 숙제는 딸들을 결혼시키는 것이었다. - P. 9 -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소설과 영화속에서 볼 수 있었던 인물들이나 시대상황에 조금더 사실적이고 솔직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으로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속에서 영국사회에 강조되어온 예의범절과 여성으로서 강요받아오던 것들을 뛰어넘는 당당한 여성상을 [오만과 편견]에서 보여주었다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에서는 그보다 더 사실적이면서 등장인물들이 가진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나 제인,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등 등장인물들의 실랄한 대화나 표현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속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것이 사실이다. 예절과 제한된 감정표현 등에 갖혀서 자신의 의사 표현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그 시대적 삶속에 역병처럼 등장한 좀비들로 인해 조금더 현실적이고 실랄한 그들의 속마음 또한 밖으로 나타나게 된것이다. 변화를 겪던 시대적 분위기속에 보여지는 사람들의 속마음이 무덤을 뚫고 뛰쳐나온 좀비처럼, 허울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속내를 보이기 시작한다.



[오만과 편견]은 우리를 쉽게 사로잡을 수 있는 오해와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편견은 단순히 어떤 특정인들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 부모, 자녀에 대해서 이러이러 해야한다는 편견 또한 우리가 쉽게 바로 잡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원작속에 담긴 변화하는 시대상황과 좀비라는 특별한 존재들로 인해 접하게되는 극한 상황으로 조금더 등장인물들은 독한 삶을 살아가야 하고 그렇기에 말과 행동 조차 독한? 이미지로 표현된다. 조금은 더 허위와 위선을 벗어던진 홀가분한 그들의 모습을 통해 조금은 우리 곁에 가까워진듯한 친근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작품은 영화로 제작된다고 한다.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까메오 좀비들의 등장으로 상상과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로맨스와 함께 액션과 코믹까지 겸비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을만한 작품이란 생각이든다. 책의 표지를 보고는 원작과 무엇이 다를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겠다면 책의 겉 띠지를 열어보기 바란다. 예쁘고 편안해보이는 모습속에 감추어진 추악하거나 혹은 위선에 쌓인 모습을 열어볼 수 있으리라.

 

워낙 원작을 좋아하던 터라 원작의 향기와는 전혀 다른 색과 향에 약간의 아쉬움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시도와 풍자를 가미한 작품들에게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원작의 아류가 아닌 원작과는 새로운 색깔을 창조해내는 그들의 땀도 특별하기 때문이다. 키가 크지 않아 고민일것 같은? 나탈리 포트만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질 이 작품을 한번 기대해보아도 좋을것 같다. 웃음, 사랑, 액션을 가득 담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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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전쟁 -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과 세계 최강 육군국 일본의 격돌 우리역사 진실 찾기 2
백지원 지음 / 진명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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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몫이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현재에도, 또한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린시절 위인전을 통해 만났던 이순신 장군, 지금은 모두에게 잊혀진 오백원짜리 지폐속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위인의 모습 그대로이다. 임란 기간 중 23전 23연승의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장군의 위용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 위대함을 인정받기에 충분해보인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알고있던 임진왜란이란 소설같았던 시간의 기록들, 그 기록 사이에 등장하는 인물들, 16세기말 동아시아를 혼란에 빠뜨렸던 전쟁의 상처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 책 <조일전쟁>속에서 새롭게 재조명된다. 역사를 넘어 신화로 이어지던 임진왜란이 이제 그 실제 모습을 드러내고 신화로 포장되었던 다양한 영웅들의 모습이 조금은 친숙하고 사람냄새나는 실제 모습을 드러내게된다.

 

저자 백지원은 [왕을 참하라]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조선시대를 벗어나 조금은 낮은 곳에서 바라본 조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조선'이란 국호에서 시작된 작가의 딴지는 우리가 알던 조선이 아닌 조금은 충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작품 <조일전쟁>역시 위인전을 통해, 학창시절에 배웠던 임진왜란과 이순신이란 이름을 새롭게 인식하게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상식을 넘어서 딴지로 이어진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새롭게 펼쳐진다.



<조일전쟁>은 모두 13장으로 구성된다. 16세기 동아시아 국제전 조일전쟁이 일어나기전 조선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상황과 조일간 무기, 병력, 군체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쟁을 재조명하며, 소인배 선조를 비롯한 당시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전쟁의 전개와 반격, 의병의 활약을 조명하며 조선의 해군력과 정유재란인 제 2차 조일전쟁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역사서에서 다루는 내용을 넘어 조금은 낮고 조금은 쉬우며 조금은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의 전쟁을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소재는 4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임진왜란이라 불렸던 전쟁을 조일전쟁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사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인정하지만 23전 23승의 신화적 활약이 조금은 과장되었고, 신의 경지에 올라있는 장군을 우리가 사는 땅으로 내려야 한다는 사실들, 그리고 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이해,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바로 그것이다.



<조일전쟁>은 역사책일까?하는 의문이든다. 개인적인 대답은 아니다! 이다. 전작 [왕을 참하라]에서도 그렇지만 작가는 기존 우리 사학계나 독자 혹은 국민들이 만족해하는 역사왜곡, 오류에 대해 질타를 가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하는데 너희는 왜 제대로 알리고 배우려하지 않느냐?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작가가 싸우고 싶은 대상은 독자가 아니어야 한다. 작가의 말대로 멍청한 독자들은 역사학자들이 고증해낸, 혹은 만들어낸 역사의 틀안에서 움직일 뿐이다. 식민사관의 틀안에서, 나뉘고 싸우는 사학계의 틈바구니 안에서 만족이 아닌 무지속에 틀어박혀 있는 독자들도 가슴이 아프다. 빼앗기는 고조선도 고구려도 마음이 아프다.

 

간도협약 100년이 되는 올해 새롭게 간도 되찾기 운동이 일어났지만 손끝도 꼼짝않는 정부, 식민사관에 휩쓸려 올바른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사학계, 분열과 혼란속에 아직도 역사의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쉬운 요즘이다. 간도 뿐만이 아닌, 왜곡되고 단절된 역사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국민들의 모습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이다. 역사 딴지걸기가 많아야 한다. 기존의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진정한 역사의 참 모습을 찾고자 하는 노력들이 많아지는 것은 참 보기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딴지걸기는 서로의 발목을 잡을뿐이고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소위 제 영역다툼을 위한 까기식 역사인식 또한 우리를 위험속에 노출시키는 일이 될것이다.

 

새로운 역사인식, 다양한 시각의 역사 재조명은 바람직해 보인다. 광화문 광장에 서계신 이순신 장군의 동상의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는 국민들을 질타할 것이 아니라 갈라지고 찢겨진 사학계가 하나가 되어 지금이라도 흩어진 역사의 흔적들을 되모으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현재를 모을 수 있는 땀과 열정들이 되살아나기를 바래본다. <조일전쟁>과 같은 딴지는 좋다. 하지만 대안없는 딴지는 단순히 말장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정체가 아닌 발전을 위한, 미래를 위한 역사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심과 열정이 그런 역사의 재도전을 이끌수 있으리라 믿는다. <조일전쟁>! 아쉬움이 남지만 역사에 대한 다양하고 편협한 관점을 벗어날 수 있는 재미를 주었던 작품이라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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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용설명서 - 단 한 번뿐인 삶을 위한 일곱 가지 물음 인생사용설명서 1
김홍신 지음 / 해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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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휴대폰은 단순히 전화통화에만 그치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게임, 인터넷, DMB, MP3, 데이터저장, 녹음기, 카메라, 동영상, 교통카드.... 그 사용 방법만해도 수십여가지에 이른다. 터치폰이 보편화되고 그 사용방법도 쉬워진듯 하지만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께는 좀처럼 쉽지않은 물건?이 되어버렸다. 휴대폰 사용설명서가 없다면, 아니 한참을 들여다봐도 요술방망이 같은 이 녀석의 기능들을 모두다 사용해보는것은 쉽지않아 보인다. 컴퓨터와 인터넷, 각종 기기들이 물밀듯이 쏟아져나오는 우리 사회의 모습들, 다양한 목소리, 정책, 세계 경제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현대인들은 그래서 더욱더 힘겹고 고단해 보일때가 있다.

 

얼음은 차가운 물을 부으면 잘 녹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야 잘 녹습니다. 뜨거운 물은 사랑이고 배려이고 베풂이고 나눔이고 어울림이고 동행이고 감사이고 기쁨입니다. 뜨거운 물이 될 수 있어야 진정한 벗을 얻습니다.    - P. 123 -

 

가끔은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행복이 무엇일까?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지금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 걸까? 그런 잡다한 몽상에 잠겨있을때 한번쯤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생의 사용설명서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삶을 살아가는데 우리는 언제나 수많은 결정의 순간 앞에 놓이게 된다. 수많은 질문과 물음 앞에 놓은 우리에게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 라는 자세하고 세부적인 삶을 살아가는 설명서가 있다면..하고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봤을 줄 믿는다. 그렇게 바라고 꿈꾸던 일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온다. '김홍신'이란 익숙한 이름을 가진 이의 손끝에서, 가슴에서...

 

<인생 사용 설명서>는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우리네 삶의 수많은 질문 중 일곱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내어 놓는다. 인생에서 어느것 하나 중요치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것들 조차도 우리의 짧은 삶속에서 선택되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물음들에 대한 답이 필요한 것이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에게는 [인간시장]이란 작품으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대발해]로, 혹은 국회의원이란 호칭으로 알려진 김홍신이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인생의 물음들에 큰 이야기로 답하고 있다.

 

강아지 목에 왜 목걸이를 채우는지 아십니까? 주인 마음대로 다루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에 끌려다니는 것은 스스로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슬퍼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 P. 27 -

 

<인생 사용 설명서>는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면 던지는 물음이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왜 사십니까, 인생의 주인은 누구고,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누구와 함께 하여야 하며, 당신이 지금 괴로운 이유, 어떻게 그런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에 대한 일곱가지 물음에 답한다. 무엇으로 자신의 삶을 찾고 올바로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희망과 행복을 꿈꾸수 있는지 묻고 답하고 있다.

 

목걸이가 걸려진 강아지처럼 누군가에 의해 끌려가는 삶을 살것인지, 그렇지 않기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첫번째 질문은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왜 살아야 하느냐하는 두번째 물음은 '열정' 이라는 말로 되돌아온다. 열정은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다른이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며 세상을 바꾸고 희망의 바이러스로 되살아난다. 인생의 주인인 자기 자신에게 있어 중요한 한가지 자존심의 깊은 의마와 자만심과 차별화된 사랑, 용서, 베풂, 희망이 곧 자존심임을 일깨우는 시간을 세번째 물음속에서 일깨우게 된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포용, 자기 낯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 걸렸다.'    - 故 김수환 추기경,   P. 109 -

 

'더불어 사랑'을 통해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인 네번째 물음과 마주하고, 누구와 함께라는 물음에 스승, 벗, 이웃, 동료와 같은 인생의 동반자를 말한다. 그리고 이런 동반자를 만나기 위해 '뜨거운 물'이 되라고 <인생 사용 설명서>는 답하고 있다. '진정한 용서는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미움을 선택해서 스스로를 고통속에 빠뜨린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여섯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이 '용서'속에 들어 있다. 나를 내려놓고 수없이 비워가며 채울 수 있는 마음, 용서라는 말과 함께 마지막 물음인 흐트러진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어진다.

 

믿음과 희망, 사랑과 용서, 나누고 감사하는 맘, 함께 할 수 있는 행복을 꿈꾸는 삶에 대한 길잡이가 바로 <인생 사용 설명서>이다. 작가로서 기억되는 이름 김홍신, 잠시 떠났던 외도를 접고 우리 곁에서 힘겨운 삶의 지팡이가 되어 줄 멘토로서 그가 돌아왔다. 그 어느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가는 나를 돌아보고 우리를 생각하고 함께 힘겹고 어둡기만한 황량한 거리를 헤쳐나갈 용기와 희망을 기꺼이 내어놓는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지만, 헤쳐나가야 할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할 우리의 것입니다.     - P. 35 -                                                          

 

[인간시장]을 통해 인기 작가가 된 자신에 대한 반성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대하역사소설 [대발해] 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느낀 중국의 동북공정과 미약한 우리의 대응에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펜끝에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가볍지 않지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니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 무게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각자의 특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인생사용설명서' 라는 말에 한번쯤 눈을 맞춰 보게된다. 하지만 쉽게 설명서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지도 모른다. 실천이라는 단어의 무거움을 다시한번 느끼게 될 것이기에...

 

작가가 우리에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결코 늦지 않았다' 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늦어버렸어... 라는 탄식과 아쉬움이 아닌, 아직도 진행중인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용기, 희망, 꿈, 행복을 위해 기꺼이 두 팔을 걷어 붙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늦지 않았음을 그대 내게 말하여 준다면...' 하는 오래된 유행가 가사처럼 <인생 사용 설명서>는 그렇게 우리에게 속삭여준다. 우리의 삶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하고,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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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고스트
조힐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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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로 가득 찬 오늘날의 현실 세계를 가장 예리하게 통찰하고 잘 묘사하는 천재적인 작가' 라고 한국현대영미소설학회 회장이자 서울대 교수인 김성곤 교수는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를 표현했다. 일상적이고 현실에 와닿는 문제들을 공포로 끌어내어 죽음이라는 위협으로 몰아가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표현한 말일 것이다. 그의 이름을 내세우고 싶어하지 않지만 그의 이름과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한 작가가 있다. '조 힐'이 바로 그렇다.

 

Joseph Hillstrom King, 조 힐, 스티븐킹의 둘째 아들인 그는 아버지의 이름과 함께 하기를 원한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곁에 언제나 아버지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사실 조 힐의 작품과는 첫만남이 된다. 그러면서도 시선이 가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의 아버지 이름이 책의 표지에서도, 책에 대한 소개에서도 중심되게 들어있기 때문인것도 사실이다.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 이전 작품들을 찾아보았다. [하트모양의 상자] 정도 밖에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의 이 작품은 예쁜 제목과는 다르게 호러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독자들의 평가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20세기 고스트> 역시 그 표지가 매력적이다. 가지런히 놓인 토슈즈, 그리고 20세기 귀신이라고 했으면 조금 무서웠겠지만 고스트라는 이름은 왠지 오래전 영화 [사랑과 영혼]을 떠올리게해 호러 단편집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드럽고 평화로움속에 드러나는 현실의 공포가 오히려 더 무서움과 공포를 배가시키듯, 책을 열게 되면 이 작품의 첫인상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반전공포?의 재미속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게된다.

 

[신간공포 걸작선]으로 조 힐의 공포는 시작된다. '미국 신간공포 걸작선' 편집자로 일하는 에디캐롤, 그녀에게 배달되어온 '진북문학평론'의 편집자 누넌이 보낸 피터 킬류의 소설 [단추소년].. 이 작품의 매력에 빠져버린 케롤은 피터 킬류를 만나려하고 드디어 피터 형제를 만난 캐롤.. 하지만 그들 형제에게서 공포는 시작된다. 구체화시키지는 않으면서도 공포를 배가시키는 결말이 인상적이다. 로즈버드 극장을 둘러싼 특별한 이야기들 [20세기 고스트]는 전율이 느껴지는 공포, 호러가 아닌 일상속에 녹아내린 평범한 유령이야기를 써내려가듯 잔잔하다.

 



 

공기주입식 친구, 벌레가 되어 버린 어느날, 자폐증, 마법망토... 다양한 소재, 특히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재들이 공포가 되어 우리를 찾아온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기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스티븐 킹식의 공포 호러를 찾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스티븐 킹의 작품들도 우리 일상의 이야기들, 혹은 평범한 주변의 것들이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흉기?로 변하는 현실을 그리지만 그만이 가진 치밀하고 괴기스런 공포가 조 힐의 작품속에서는 찾기 힘들다. 단지 공포가 아닌 '환상'여행 정도의 어감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현실과 맞물려 우리 주변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들고 현실속에서 공포를 끌어내는 그의 아버지의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 환상을 일으키고 상상을 가속화시키는 동화같은 호러, 조금은 상상력이 요구되는 공포가 그의 작품만의 특수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단편은 언제나 읽기가 편해서 좋다. 짧으면서도 그 안에 담아 내어놓은 현실, 혹은 상상의 깊이가 작가만의 역량일 것이다. 조 힐의 이 작품은 그런 깊이를 만들어낸다.

 

'내 이야기 속의 많은 사람들은 불행합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보다 더 재미있는 소재죠.... 우리는 스스로 판 무덤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빠져들게 되죠. 많은 이야기들은 다시 선한 방향으로 돌아로려고 노력하는 나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P. 463 -

 

<20세기 고스트>는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포를, 상상을, 환상을 만들어낸다. 평범치 않은 가족들간의 관계, 자폐증환자, 왕따, 현실에 지쳐가는 사람들의 면면속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속에서 공포가 시작된다. 공포는 상상이 불러오고, 현실에 환상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뾰족하고 날카롭지는 않지만 그가 찔러내는 현실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은 공포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불행한 사람들들의 이야기를 쓴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속에서도 그런 사람들의 현실이 공포가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여운이 된다.

 

스티븐 킹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 힐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는 작가에게 또 미안해진다. 어쨌거나 그의 이름 곁에 언제나 그의 아버지 이름이 붙게되고 독자들 조차도 그에 대한 기대나 환상을 가지게 되며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티븐킹이라는 이름에 너무 기대를 건 측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아쉽기도한 작품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비교한다는 측면에서 그의 작품을 바라본것만 같아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그의 전작 [하트모양의 상자]를 만나보고 싶다. 그의 작품들을 하나씩 만나갈 수록 그를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그때는 누구의 아들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작가 '조 힐'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바라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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