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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축구는 왜 사랑받는가? 이런 질문에 '축구는 가장 간단한 스포츠다' 라는 말로 대답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우리를 열광시키는 야구, 농구, 배구... 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 중에서 축구만큼 쉽고 간단한 룰을 가진 경기가 또 있을까 싶다. 시간은 전후반 45분씩, 상대 골문에 골을 넣으면 1득점, 손에 닿지 말아야 하고, 오프사이드 정도가 가장 어려운 룰이랄까. 너른 운동장과 공하나만 있으면 여러명이 모여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축구이기에 그렇게 사랑받는것이 아닌지...
4년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축구의 시간이 다시금 찾아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만 들어도 아직까지 가슴이 설레는 2002년도의 열광! 꽤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도 원정 16강의 꿈을 이루지못해 좌절하고 말았던 독일 월드컵에서의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에서의 첫 월드컵은 우리에게 또 다른 '꿈'을 전해주기 위해서 팡파레를 울리고 있다. 무더위를 이기고, 온 나라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축구'란 스포츠만이 선물할 수 있는 '매력과 열정'이 또 다시 우리 앞에 놓여있다.
'어떤 사람들은 축구를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여긴다. 나는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축구는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 P. 507, 빌 생클리 前 리버풀 감독 -
<축구란 무엇인가>를 펼쳐든 것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이 개막되기 일주일 전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축구만큼 쉬운 룰을 가진 스포츠가 없을 만큼 간단하고 재밌는 종목이지만 축구에 대한 '깊이와 숨겨진 이야기'는 그 어떤 스포츠를 능가할 만큼 거대하다. 이 책은 3부에 걸쳐 축구에 대한 깊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데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룰 오프사이드 규칙을 비롯해 시스템, 팀, 골과 스타디움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2부에서는 축구가 가진 오래된 역사를 왕과 교황, 청교도와 종교개혁자, 관중과 저널리스트 등 대표되고 대비되는 인물들을 통해 재밌게 그려내고 있다.
축구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마지막 3부에서 이야기된다. 전쟁과 상징, 미디어, 신앙 등 다양한 이야기와 어우러진 '축구' 란 스포츠, 축구가 던져주는 삶의, 일상에서의 의미를 새삼 특별하게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부록에서는 최초의 축구 발명자들 중국 등 축구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던 숨겨진 축구의 역사를 전해준다. 600페이지가 넘는 무거운 책속에 담긴 무게를 넘어선 깊이 있는 축구이야기들이 축구매니아를 비롯해, 축구를 더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더 매혹적인 축구이야기를 선물하고 있다.

사실 축구가 무한한 매력을 가진 스포츠이긴 하지만 월드컵 때마다 반복되는 축구의 지나친 상업주의는 사람들의 빈축을 사기에 충분해보인다. 국내에서도 모 방송사의 독점 중계로 야기되었던 방송사간의 갈등은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등 상업성에 입각한 현대 축구가 나아가는 길은 새삼 축구가 가진 순수와 열정을 퇴색시키기도 한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나아갈 길, 세계인의 놀이가 된 축구가 더 사랑받고 더 오랜시간 매혹적인 스포츠로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책속에서 들려오는 조언들에 잠시 귀를 귀울여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축구가 성공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암시했다. 이때 '의미'는 두 가지를 뜻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고, 자신이 이해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 P. 591 -
지나친 상업성에도 불구하고 축구가 가지는 의미는 이 책속에서 보여지듯 단순한 '의미'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혹은 개개인이 가진 '꿈', '희망'이라는 의미로 대변되는 '축구'라는 스포츠는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축구란 무엇인가>는 축구에 대해, 축구를 알기 쉽게 풀어 쓴 책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독자들 마음속에 있는 축구란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를 일깨워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당신에게 축구란 어떤 의미인가?'
오래전 시간속에 묻혀있던 축구 경기들을 눈앞에 불러다 놓고, 축구와 관계된 사람들, 감독,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풀어 놓고, 축구가 가진 본질과 의미를, 축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전해주기도 하는 이 책 <축구란 무엇인가>는 '축구에 관한 최고의 책' 이라는 찬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다.
축구는 '축제(祝祭, Festival)'다!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세계인의 놀이가 되었고, 둥근 공 하나로 종교적, 이념적 이데올로기들은 잠시 제쳐두고 하나가 되는 시간, 힘겨운 현실에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주는 축구라는 이름! 하나가 되고 함께 하고 손을 맞잡을 수 있는 매혹이 되는 스포츠 축구! 축구는 그렇에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된다. <축구란 무엇인가>는 그렇게 축구의 역사를, 시간을 통해 축구가 가진 의미와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월드컵이라는 축구 축제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도 들려준다. 그렇게 축구는 우리의 삶이고 일상임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