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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 필드가이드 - 골수팬과 예비선수를 위한
장 방스보.비르예르 페테르센 지음, 김태훈 옮김 / 보누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열기가 지구의 온도를 적어도 1℃ 이상은 높여놓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예상했던대로 우승 후로로 거론되던 팀들의 승리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하위팀들의 반란으로 축구팬들을 더욱 흥미진진한 승부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리스戰에서의 승리에 도취한 우리 대표팀의 아르헨티나전 졸전으로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이제 16강을 위한 마지막 대결이 내일 새벽 벌어진다. 월드컵 첫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이번에는 또 어떤 선수들이 어떤 포메이션과 전술을 선보일지 자못 궁금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리스戰 경기를 보면서 이상하리만치 무거운 선수들의 발놀림은 그렇다고 치더라고 수비위주의 전술과 후반 교체 타이밍, 선수 교체에 대해서 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난들이 일기 시작했다. 축구를 좋아하던 한 개인으로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교체 타이밍과 상대팀에 맞는 적절한 선수 기용에 의문을 가진것도 사실이지만 선수의 상태와 컨디션을 가장 잘 체크할 수 있는 위치가 감독이니만큼 올바른 결정이었겠지 하는 믿음을 가지려한다. 이제 운명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2차전의 실패를 떨쳐버릴 기회로 삼아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축구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이들은 축구장을 찾거나, 축구 중계를 목놓아 보려하는 골수 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냥 뉴스에서 결과만 보면되지...' 하고 말이다. 축구는 결과를 놓고 보는 경기가 아니다. 축구는 그 과정을 보는, 즐기는 스포츠인 것이다. <축구전술 필드가이드>는 즐기는 축구, 단순히 눈으로 쫓는 축구가 아닌, 더 깊이 생각하고 다양한 전술과 스타일을 배워가는 축구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월드컵에 맞춰 이 책을 만나게 된건 어쩌면 더 멋지고 재밌고 이해하는 축구를 즐기기 위한 선택이라고 할까....
모두 6장으로 이뤄진 <축구전술 필드가이드>는 축구 골수 팬들과 예비 선수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만큼 전술에 대해 집중적이며 깊이가 있는 책이란 말이 될것이다. 4-4-2, 4-3-3 등 다양한 포메이션에 대한 조직, 선수 구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포메이션을 적용했던 역사적인 경기들을 통해 포메이션의 이해를 돕고 그 훈련방법까지 기록하고 있다.
2장에서는 플레이 스타일을 이야기한다. 공격형, 수비형 스타일에서 국가별 특성까지... 조금 아쉬운 것은 라틴, 잉글랜드, 남미, 아프리카 스타일까지 각 대륙의 플레이 스타일을 이야기하면서도 아시아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아직까지도 인정받지 못하고 축구 변방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 될것이다. 머지않아 대한민국 축구가 아시아의 축구스타일을 대표하는 팀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
3장에서는 수비와 공격에 따른 데드볼 상황을 설명하고 그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4장부터는 전술에 대한 부분이다. 팀전술과 감독의 역할, 전술 훈련과 지도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남아공월드컵 2차전에서 아쉬웠던 감독의 역할과 전술에 대해서 다시한번 되짚어보고 우리가 부족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아본다. 상대팀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선수 선발기용과 교체, 적절한 전술의 사용이 축구경기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오늘날 축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상업성과 맞물려 거대한 조직을 이룬 이익집단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이번 월드컵의 총수익이 30억불을 넘어서고 순수익도 10억불을 넘어설거라는 전망이 나온다는데... 그만큼 돈의 축제가 되어버린 월드컵이지만, 아직까지 축구가 그만큼 사랑받는 이유는 쉬운 경기규칙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많은 장점들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성과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선수들의 몸값은 언젠가 적절한 심판?이 있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순수한, 열정적인, 매력있는 그런 축구의 본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 순수한 축구, 열정적 축구의 모습이 이 책 <축구전술 필드가이드>속에 보이는듯하다.
기본적인 것들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고, 포메이션을 이해하면 더 신나게 즐길 수 있고, 전술을 이해하면 경기를 게임하듯이 가지고 놀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보는 스포츠를 떠나 이 책을 통해 미리 있을 선수를 뽑아보고 자기 나름의 포메이션을 정하기도 하면서 그 축구 경기에 자신도 직접 참여해보는 즐거움, 그 즐거움은 축구란 스포츠가 가진 매력을 새삼 특별하게 해주는 기쁨이 될 것이다. 골수팬, 예비선수, 지도자도 이 책을 읽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와 함께 하고픈 이들이라면 쉽고 재미있게 빠져들수 있을 것 같다. <축구전술 필드가이드>를 통해 과학적이고 인간적인, 예술적인 스포츠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