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춘을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미스터리라는 장르에서 주인공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연령대가 바로 청소년이 아닐까싶다. '청춘' 이란 단어속에는 참 많은 의미들이 담겨져있다. 질풍노도로 시작해서, 만남과 이별, 방황, 사랑, 고민과 고독, 상처, 희망, 미래... 등등 수도 없이 많은 단어들이 공존하는 시가가 바로 청춘의 시간이다. 한마디로 미스터리한 시간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 자체가 바로 미스터리 장르의 주인공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리라. 이런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그 시간을 걷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우리 가슴을 따스하게 만든다.
나나세 구리코! 스물두 살, 의류잡화 수입판매회사의 계약직 사원에서 정직원이 된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해고된 청춘!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조차 이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 그녀에게는 짝사랑이 있다. 유미타 유즈루, 넉달전 갑작스레 조리사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 녀석. 남동생 마코토도 대학에 진학해 자신의 일을 찾고, 유미타도 한걸음씩 앞을 향해 나서는데 구리코는 혼자만 한자리에 멈춰선 기분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는 불합리한 일이 아주 많거든. 잊어버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 - P. 61 -
<청춘을 부탁해>는 스물두 살의 나나세 구리코의 암울한 청춘의 시간들이 그려진다. 갑작스런 해고와 남자 친구와의 이별 아닌 이별... 젊음이란 이름앞에 놓인 가녀린 청춘의 고민가득한 시간들을 몇가지 사건들과 함께 그려낸다. 책속에는 세가지 정도의 커다란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하나는 갑작스런 해고와 그속에 예상치도 못했던 숨겨진 비밀이, 두번째 이야기는 연인 아닌 연인 유미타와의 특별한 사랑 그리고 그들을 연결시키는 소녀 아스카의 이야기가, 마지막은 미스터리한 인연이자 달을 지키는 할아버지 아카사카씨와 연관된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 속에서 그녀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따스한 감동속에 그려진다.
곤도 후미에와는 두 번째 만남으로 기억된다.2009년쯤인가 만났던 '새크리파이스'란 작품을 통해서 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녀는 문단과 독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개인적으로도 인상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스포츠를 통한, 승리와 패배가 아닌 희생과 그 이면의 보이지않는 것들을 깨닫고 이해하는 특별한 시간을 전해준 작품이었다. 그리고 곤도 후미에라는 이름도 새롭게 각인시킨... 그리고 3년! 청춘의 문을 두드리는 따스한 감동으로 다시금 곤도 후미에라는 이름과 마주한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하죠?' ... '자신의 마음이 정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돼' ... '불행해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댁 무언가를 자신에게 해주기를 기다리지. 상대가 무언가를 해주면 지금의 상황도 달라질지 모른다며 기다리는 거야. 헌데, 그러지 말고 자신의 마음이 정해지길 기다려보시게. 그 두 가지는 크게 다르거든.' - P. 286
<청춘을 부탁해>는 청춘소설이지만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 많은, 의미있는 언어들이 등장한다. 구리코의 멘토 역할을 맡은? 아카사카의 입에서, 아픔과 상처를 겪어가면서 끝없이 느끼고 고민하는 구리코 자신에게서, 깊은 감동이 묻어나온다. 불확실한 미래,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한 노력, 사랑의 의미를 일깨우는 과정... 아스카와 아카사카씨를 통해 일과 사랑이라는 청춘의 가장 소중한 가치와 방향을 조금씩 찾아간다.
'비록 그 분야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뭔가 다른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데가 있을 거야. 배워서 쓸모 없는 건 없어. 쓸모가 없었다면 그건 스스로 유용하게 쓰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지.' - P. 229 -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란 건 없어.' - P. 181 -
요즘 거리를 지나다보면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멘 아이들이 화장을 진하게 한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아이라인은 짙게 하고 화장을 겹겹이 덧칠한... 그 나이때라면 아무것도 안해도 예쁠텐데... 라는 소리가 너무나 해주고 싶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것을 모른다.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고, 돈을 벌었으면 좋겠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혼자만의 삶을 살았으면... 하고 생각하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깨달을땐 너무 늦어버리고, 그렇게 삶은 돌고 도는것 같다. 쉼없이 방황하고 고민하고 경험하는 청춘, 그렇게 하고나서야 어른이 된다. 청춘의 시간, 그것이 바로 어른의 과정인 것이다.
청춘들에게는 가슴 깊이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경험한 이들에게 구리코의 이야기는 공감 그 자체가 아닐까? 가치 없는 사람이 없듯, 가치 없는 시간이란 없는 것이듯, 우리의 아이들에게, 너희 자신이 가장 소중하고 가장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의미에서 <청춘을 부탁해>를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어진다. 더불어 청춘의 시간을 이미 겪은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참으로 따스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곤도 후미에는 섬세한 감성으로 청춘의 문을 노크한다. 그렇게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일과 사랑,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두 번째 달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얼굴로 빛나고 있었다.' 라는 말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어 여운이 진하게 오래도록 남는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 작가는 우리에게 힘없이 쓰러져가는 청춘에게 커다란 힘을 전해주라고, 두손을 꼭 쥐며 청춘들을 부탁한다고 소리친다. 일과 사랑과 행복을 위해 경험하고 달리는 모든 청춘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