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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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차고 딱부러지는 성격의 오다 나오미, 부드럽고 조신한 핫토리 가나코! 조금은 다른 이 두 아가씨들이 오쿠다 히데오가 풀어내는 오쿠다식의 '여성 하드보일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소설과 영화를 좋아하고 사치스럽지 않으며 연애에도 신중하다는 공통점도 있어 평생 '친구'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가나코는 은행원 남편을 둔 전업주부로, 나오미는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싶었지만 예상치못하게 백화점 외판부에서 일하고 있다.


<나오미와 가나코>를 통해 오쿠다 히데오와 오래 간만에 만나는 것같다. 지난해 '침묵의 거리에서'를 통해 만나고 일년이 넘었으니... 평범해보이던 사건에 몰입하게 만드는, 역시 오쿠다 히데오는 이야기꾼이구나 하는 감탄과 찬사를 더하게 만들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처음 그를 만났을때 그에게 빠졌던 매력은 기분 좋은 웃음과 유머 였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이 단순히 가벼운 웃음이었다면 그 이름이 쉽게 잊혀졌을지도 모른다. 웃음속에 담겨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면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그의 이야기에 우리는 매료당하고 만다.


나오미가 하는 외판부의 업무라는 것은 부자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내어 놓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기분전환이 필요해보인다. 그리고 마주친 가나코의 모습에서 나오미는 과거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에게 맞은 듯한 폭력의 흔적이 가득한 가나코, 어린시절 아버지의 폭력으로 얼굴이 퉁퉁부은 엄마를 보아왔던 나오미! 나오미는 그런 가나코를 도와주려 하지만 가나코는 연약하게도 자신의 모습을 참고 살아가려 한다. 
 

'Clearance Plan' 결국 그녀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가정 폭력에 분개하면서 가나코의 남편, 다쓰로를 사라지게 만들 공상에 빠지게되는 나오미. 이혼을 한다해도 계속적인 위험에 노출될 가나코를 생각하며 나오미는 '제거'라는 극단적인 반격을 준비한다. 소극적이던 가나코 역시 그런 나오미의 계획에 동조하게 되고, 그녀들의 선택에 특별한 도움을 줄 한 사람을 차이나타운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렇게 서서히 그녀들의 클리어런스 플랜은 실체를 갖추어간다.


 

 

책을 들고있는 내내,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이야기의 구성상, 크게 나오미의 시선과 가나코의 시선으로 구분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바로 가정폭력이라는 하나의 포인트에 있다. 가정폭력의 당사자인 가나코의 남편을 제거하려는 두 여자! 그들의 계획은 완벽하고 치밀하게 이루어져 완전범죄로 보였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인해 하나씩 하나씩 허점이 발견되고 플랜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들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수잔 서렌든과 지나 데이비스가 호흡을 맞추었던 '델마와 루이스'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왠지 이 작품과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평범한 가정주부, 웨이트레스의 일상에 대한 일탈, 거기에서 벌어지는 우연한 사고,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을 짜릿하게 만들었던 클라이막스 부분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 구성과 포맷들이 왠지 많은 부분들이 <나오미와 가나코>와 닮아있다고 느껴진다. 물론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가가자면 서로 다른 부분들이 꽤 있지만, 느낌상 꽤나 비슷하다는 인상으로 다가오는것은 어쩔수가 없을것 같다. 그리고 예상치못한 마지막의 반전까지... ^^


'가나코는 고개를 숙였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녀에게 인생은 전쟁일 것이다. 자신도 싸워야만 한다. 이 여사장처럼, 강하고 씩씩하게. 하지만 지금은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 P. 392 - 


부자들과의 만남으로 삶이 추레해지려하는 나오미의 일상에 대한 탈출, 혹은 과거 자신의 가정 폭력의 상처에서 벗어나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친구를 도와주려는 그녀의 모습이 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다가 나오미의 도움으로 잘못된 상황을 헤쳐가려는, 가정 폭력의 당사자인 가나코의 모습이 대조적이면서도 그속에서 동질감이 느껴진다. 그늘진 세상 한구석을 바라보는 오쿠다 히데오의 날카로운 시선에 독자들은 좀처럼 긴장감을 내려놓지 못한채, 그의 이야기속에 빠져들게 된다.


언제나처럼, 재미있게 읽어내려간 소설은 마지막이 정말 궁금해진다. <나오미와 가나코> 역시 그랬다. 이렇게? 아니면 이렇게? 하지만 역시 오쿠다 히데오!구나 라는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어진다. 마지막까지 독자와 호흡하고 독자의 마음을 소통하는 그의 모습이 진심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왠지 책을 내려놓으며 뭐라 표현하기 힘든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조마조마, 두근두근, 그리고... 카타르시스! 오쿠다 히데오, 그를 만나는 일은 참 즐겁다. 그가 사랑 받는 이유를 이 작품을 통해 다시한번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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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홍유미 옮김 / 시공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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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벼운 날개로 이 담벼락을 뛰어넘었지요. 돌로 된 한계가 사랑을 내쫓을 수는 없으니, 사랑이 할 수 있는 것을 사랑은 감히 시도하지요. 그러니 당신 가문 사람들이 나를 멈추게 할 수 없소.'

- P. 100 , 로미오의 대사 中에서 - 


'1590년부터 1616년까지 37편의 드라마(10편의 비극,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와 2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 를 집필.'  450년이상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대문호가 창조해낸 문학적 산물이 바로 이것이다. '그는 한 시대가 아닌 모든 시대의 시인이다.' 라고 칭송되기에 이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로 이어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1604년부터 단 2년만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고, 한번쯤 그의 작품을 만나보지 않은 이가 없을 만큼, 전세계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이번에 만나 볼 작품은 바로 (두구두구두구...)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4대 비극과는 또 다른 청춘들의 운명과 사랑, 그리고 안타까운 이별을 그려낸 비극이 표지부터 강렬한 색깔로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든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볼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존의 작품들과는 차별화되는 특별함이 있다. 이제 그 특별함을 하나하나 만나보자.


이번에 만나볼 <로미오와 줄리엣>은 RSC 셰익스피어 판본으로 우리가 기존에 만나왔던 셰익스피어 번역본과는 조금 다른 차이가 있다. RSC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약자로, 오래도록 '셰익스피어 공장'으로 비유되며 셰익스피어 관련 연구와 출판, 공연, 그리고 연극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기업이자 학교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RSC에서 편집한 셰익스피어 판본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진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원형에 더 가까울 것이라 기대되고, 그만큼 셰익스피어의 숨결이 더욱 가까이 느껴질 것이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친숙한 고전이면서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탄생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셰익스피어라는 이름 이외에는 어떤 것도 없었다. 이 작품을 계기로 몇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이 이탈리아 설화를 바탕으로 아서 브룩에 의해서 발표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이란 서사시가 그 시작이었다는 사실이 그 처음이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는 이를 바탕으로 조연급 등장인물들의 비중을 늘려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희곡으로 완성 시켰다고 한다. 그때가 바로 1590년대 였다.


 

 

셰익스피어가 10대들의 사랑을 창조해낸 그 시기를 우리의 시간으로 돌려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임진왜란이 1592년이니까 아마도 <로미오와 줄리엣>이 등장할 시기로 짐작할 수 있다. 자유연애란 상상조차 힘겨운 우리 역사의 시간속에서, 셰익스피어는 운명적인 사랑, 젊은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물론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의 존재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조차 서양의 사회적 코드에 거스르는 도전적인 작품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RSC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희곡집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이 주를 이루면서 작품에 대한 소개, 희곡의 장면별 분석과 공연속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작가 셰익스피어의 삶과 연극에 대한 것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단순히 대화들이 오가고 장면 장면이 전환하는 희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나왔던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그 숨겨진 뒷 이야기,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숨결까지 담아낸 특별한 작품으로 말할 수 있을것 같다.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읽고 싶은 생각이 없는 그런 것이다.' - 마크 트웨인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만나는 고전은 어쩌면 그가 말하는 것처럼 쉽지 않을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상기술의 발달은 고전의 만남을 다양하고 폭넓으며 조금더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책을 통해 이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난 이들도 많겠지만, 그 설레이는 이름의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줄리엣과 로미오를 기억하는 이도 상당할 줄 안다.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던 마블의 어벤져스 캐릭터들이 우리 극장가를 점령하고 어른들을 매혹시킨 것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는 고전의 힘은 이렇듯 시대를 이끄는 건전한 힘으로 존재한다. 그럼에도 고전은 종이의 향기속에서 함께 하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감상이 분명히 있다.


만나기 쉽지 않지만 항상 독자들을, 관객들을, 시청자들을 설레이게 하는 고전희 힘! 그 한 축을 담당하는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으로, 이 강렬한 붉은 표지로 <로미오와 줄리엣>과 다시금 사랑에 빠진다. 조금은 유혹적이고, 관능적이기까지도 한 그들의 대사와 표현들이 우리가 지금까지 만났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게 해줄 것이다.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은 이 작품 외에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도 만날 수 있다. 셰익스피어와의 만남으로 그를 이해하고, 그의 문학을 만나고, 오랫만에 진정한 고전의 향기에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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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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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단기 대학을 졸업하고 오사카에 위치한 오지 초등학교 교단에 선지 5년. 스물 다섯살의 독신녀 다케우치 시노부는 6학년 5반 담임을 맡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이 어릴적 꿈이었다는 그녀! 꿈을 이룬 그녀지만 그녀의 주변에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들을 뛰어난 추리로 해결해가는 그녀는 탐정의 위용을 갖추고 있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의 실질적인 에이스, 주인공 탐정 역인 다케우치 시노부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책의 표지에 버버리를 입고 중절모를 쓴,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는듯 얼굴을 가린 그녀가 바로 탐정 그녀, 시노부였다.

 


거의 일 년만의 조우인 것 같다. 에도가와 란포상, 나오키상,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등 수없이 많은 미스터리 작품들로 내놓으라하는 상들을 휩쓸고,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탐정 갈릴레오'... 등 가히 다 열거할 수도 없는 익숙한 작품들로 사랑받고 있는, 일본 미스터리계 최고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만남이 어언 일 년만인것 같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난에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거의 10여권이 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서스펜스 액션 미스터리로 표현하면 좋을까, '질품론도'를 통해 지난해 그를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이번 작품으로 오랫만의 만남을 갖게된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은 오사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상의 소소한 미스터리들을 초등학교 교사인 주인공이 날카로운 추리와 활약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코지 미스터리할 수 있을것 같다. 시노부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들과 미스터리 사건들이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제목에서와 같이 왜 소년 탐정단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지 이 책속에 들어가는 다섯편의 단편들로는 설명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개인적으로는 [오사카 탐정, 그녀 시노부!]라는 제목이 오히려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제 그녀의 활약이 펼쳐진다. 6학년 5반인 후쿠시마의 아버지가 경트럭에 죽은채로 발견된다. 무직이었던 그의 죽음에 아들 후쿠시마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같은반 다나카 뎃페이는 게임 CD를 사지만 골목에서 검은 그림자에게 CD를 빼앗기고, 그 근처에 세 살던 세입자가 살해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아들이 실종되는데... 시노부와 맞선을 보기로 한 남자를 주선했던 사장이 공장에서 살해당하게 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욕실에서 발견된 시신의 살인 사건, 러브호텔 뒷편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신! 다섯가지 사건, 다섯가지 색깔로 명탐정 시노부는 미스터리를 만난다.

 


 

오사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고향이기도 한, 도쿄를 이은 일본 제2의 도시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오사카에 가본적은 없지만 화려한 오사카 성의 모습은 언듯 그 도시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오사카만의 독특한 사투리가 있고, 일본에서 세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우리 교포들도 30만이나 거주한다고 한다.

이 작품의 해설을 쓴 미미 여사는 오사카 사투리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활력 넘치는 오사카를 매력이 넘친다고 말한다. 이래 저래 비교해볼 때 우리의 '부산'이라는 도시 정도로 오사카를 표현할 수 있을까?

 


 

어쨌든 이런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시노부 선생의 이 미스터리들은 초등학교와 학생들, 선생이라는 등장인물들이 주도하는 작품이기에 그런지, 그리 살벌하고 첨예한 미스터리라기 보다 일상의 코지 미스터리의 형식을 취한다. 사건이 터지면 나타나는 우루시자키와 신도 형사,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바로 그녀, 시노부 선생이다. 수사 드라마 광팬이라는 그녀의 독특하고 놀라운 추리는 언제나 사건을 쉽고 말끔하게 해결한다.

 

더불어 시노부 선생을 좋아라 하는 신도 형사와 이야기의 중간 그녀와 맞선을 보며 삼각관계 구도를 형성하는 혼마의 등장으로 미스터리속에 피어나는 로맨스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그 속에서 시노부의 제자인 악동 뎃페이와 하라다의 엉뚱한 활약은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아이들의 이런 저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소년 탐정단'이라는 제목은 아마도 쪼...끔... 어색하다. 드라마라도 제작되어 사랑받기도 했다는 이 작품은 시트콤 처럼 즐거운 웃음을 전해주는 활력 넘치는 미스터리이다.

 

수많은 미스터리를 잉태하는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이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거의 한 달, 두 달만에 어떻게 책 한 권을 뚝딱 만들어 내는지 정말 의아할 때가 많다.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는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러면서 조금은 독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들이 양산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있어서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은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그의 작품이라면 꼭 만나야만 될 것 같은 어떤 약속과도 같은 충성심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가 없을것 같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은 긴장감 넘치고 트릭과 반전이 이끄는 섬세한 미스터리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소소한 일상속 사건들을 유머와 위트, 기발한 추리로 풀어가는 캐릭터들이 선물하는 즐거움이 있는 미스터리라 할 수 있을것 같다. 나름의 색다른 재미를 갖춘 작품이기에 아쉬움 보다는 또 다른 매력넘치는 재미를 담아낸 미스터리 이기도 하다. '일이 그렇게 됐어요. 그럼 다녀올께요.' 하고 잠시 떠나는 시노부 선생의 뒷모습이 그리워질 것 같다. 뎃페이를 비롯한 악동들도, 그려를 사랑하는 신도 형사도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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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밀리언셀러 클럽 137
가노 료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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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그시 두 눈을 감은 한 여인이 있다. 무슨 깊은 사색에 잠겨있는지 그녀의 얼굴 속에는 햇살이 걸린 숲과 나무들이 어지럽게 늘어서 있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그녀, 그녀에게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가노 료이치의 <환상의 여자>는 표지부터 이렇게 뭇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녀가 누굴까? 제목에 담긴, 환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수많은 물음표들이 두터운 책의 페이지를 넘기기 전부터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고바야시 료코! 그랬다, 그녀의 이름은... 5년전 갑자기 사라져버린, 그가 사랑했던 여인, 고바야시 료코! '안녕!' 이란 두 글자로 아무렇지 않은듯 우연히 지하철 역 계단에서 그런 그녀를 만났다. 스모토 세이지!,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이면서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화자가 바로 나, 스모토 세이지다. 변호사이고 2년전쯤 아내와 헤어졌다. 아내와 결혼 생활중 만난 화류계 아가씨가 바로 료코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료코는 그렇게 한순간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만나게된다.


설레이는 만남도 잠시, 다시 연락하겠다던 그녀는 다음날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만다. 그의 자동응답기에 의뢰할 것이 있다는 마지막 음성을 남기고 그녀는 그의 곁을 떠나버렸다. 지웠다고 생각했지만 선명하게 자리고 있던, 사랑했던 그녀의 모습와 흔적들이 스모토 세이지의 모든 세포들을 자극한다. 료코는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녀의 살인은 폭력조직이 연계된 치정살인으로 경찰과 언론은 보도한다. 살해 현장에서는 료코의 혈흔 이외에 다른 이의 혈흔이 발견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자신들이 사건의 범인이라 자수하는 이들이 나타나는데...


<환상의 여자>는 제52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을 수상한 가노 료이치의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작품이다. 5년여만에 만난 사랑했던 여인, 하지만 다음날 그녀는 죽음을 맞게 되고, 변호사인 주인공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내는 미스터리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가 알고 있던 그녀의 실체는 거짓이었고, 하나씩 하나씩 사건의 진실로 다가가는 여정이 긴박하고 스릴 넘치게 그려진다. 환상에 쌓여 있던 여인의 실체를 쫓는, 폭력조직에 맞서고 그 어떤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 환상적인 남자의 모험?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그가 사랑했던 여자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이 작품의 소재가 된 미스터리한 여인의 존재는 이미 국내에도 소설과 영화로 사랑받았던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라는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었다. 결혼을 앞둔 애인의 갑작스런 실종,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사건의 진실과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결정! 충격적이기도 하고 숨쉴틈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이 미스터리처럼 <환상의 여자>의 소재 역시 비밀스러운 여인의 과거이다.


우리 사회가 가진 화려한 이면의 비열한 모습과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야 했던,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거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만든다. 더불어 이 작품속에는 '가족'이 담겨져 있다. 어떤 모습으로든 가족의 붕괴를 경험한 이들의 헤아릴 수 조차 쉽지 않은 마음과 안타까운 공감, 하지만 그대로 주저 앉지 않고, 운명을 거부하고 개척하려 했던 이들의 애절한 이야기가 미스터리의 형식을 통해 긴장감 넘치게 그려진다. 


'그녀는 내 안에 살아 있었다. 울고 싶으면 울고, 몸부림치고 싶으면 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내 안에서 죽어버린 누군가가 계속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는 결코 사라지지는 않고, 조금씩 멀어져 갈뿐이다. 그렇게 지독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눈을 감고 바라기만 하면 언제든 그녀를 만날 수 있다.' - P. 685 -


스모토 세이지의 료코에 대한 사랑은 정말 열정적이고 맹목적이고 극단적이기까지 하다. 사실 그들의 사랑은 '불륜' 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지만, 그들 사이에서 피어난 사랑은 자신들의 안타까운 가정사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어 쉽게 표현되지 못할 특별한 사랑이라는 말로 이어진다. 폭력조직과 어둠의 세계, 한 남자의 맹목적 사랑, 그런 의미에서 <환상의 여자>는 조금더 남성적인 느낌에서 공감이 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든다.


섬세하고 치밀한 심리묘사와 사건을 풀어가는 추리와 반전, 촘촘하게 짜여진 구성, 개인적으로는 가장 매력적이었던 사요코를 비롯한 기요노, 하세와 같은 등장인물들, 뭐 하나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특별함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가노 료이치와의 만남이 처음 했던 기대 그 이상임을 확인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70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무게가 즐거움의 무게로 새롭게 변화됨을 책을 내려놓으며 느낄 수 있을거란 확신을 갖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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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한글놀이 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놀이
아이즐북스 편집부 엮음 / 아이즐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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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새 여섯살! 아직도 조그맣고 깜찍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이렇게 많이 커버렸네요. 여섯살은 어쩌면 눈 앞에 펼쳐진 세상 모든 것들이 정말 더 궁금하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게 다가오는 그런 나이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다름 아닌 '글자'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 그 커다랗고 새로운 세상에 내딛는 또 다른 첫발이 아닌가 합니다. 6살 딸아이의 이름은 '슬' 입니다. '이 슬'! 슬이도 요즘들어 이런 글자 공부가 아닌, 놀이에 푸욱 빠져 지내는데요.

 

그래서 얼마전 마트에서 보드 칠판을 구입 했답니다. 저녁 시간, 식사후 아이와 함께 글자 놀이를 시작했지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아빠 입장에서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난감하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공부가 아닌 놀이적 관점에서 즐겁게 시작해보자 마음 먹었지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눈에 보이는 것부터!' 놀아보자 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음과 모음을 배우면서, 슬이가 일상에서 쉽게 쓰는 단어 위주로 글자 놀이를 시작한거지요. '우유, 국, 엄마, 사탕....' ㅋㅋ 삐뚤 삐뚤 이지만 그래도 제법... ^^

 

 

 

그리고 얼마전 슬이가 좋아라 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핸드폰에 담았는데요. 이것 저것 만질 줄 아는 아이에게 네가 듣고 싶은거 들어라고 했는데 정작 글자를 모르니까 찾지를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글자로 먼저 알려줘야 겠다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는 요즘 즐겨만나는 이름들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는데요... '슈퍼윙스, 미나, 아리, 호기, 도니..., 또봇, 카봇, 라바...' 이렇게 말이죠. 그러던중에 너무 너무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됐는데요. 바로 <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한글놀이>! 랍니다. ^^ 짜잔~~~!!

 

 

호기가 맨 앞에 터~억! ^^ 요즘 한창 조아라 하는 애니메이션이 바로 출동 슈퍼윙스!랍니다. 슬이는 호기가 젤 좋다하고, 4살 '한'이는 구조대장 아리가 좋다네요. 어쨌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함께 한글을 배울 수 있다니 정말 좋은것 같아요. 공부가 아닌 놀이로, 한글에 관심을 저절로 가질 수 있어서 제격이라 생각되죠. <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한글놀이>를 만나는 순간! 슬이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아빠 입가에도 미소가 ^^

 

 

호기를 비롯해 구조대장 아리, 멋쟁이 제롬, 잠수비행기 미나, 도니와 제롬...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한글놀이를 시작해 볼까요? 저도 처음 보드 칠판은 아이들에게 사줬을때 걱정이 되는게 있더군요. 아직은 펜을 잘 다루지 못하는데 옷에 다 묻히고 온 집안이 어지러워 지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 말이죠. 하지만 처음에는 어지럽게 낙서만 반복하더니 어느순간 예쁜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배우면서 동생과 재밌게 놀이를 하더군요. 아빠의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거죠.

 

 

<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한글놀이>도 보드펜으로 글자 놀이를 하는데요. 처음에는 서툴겠지만 금방 아이가 재밌게 적응할 수 있을거에요. 책의 페이지 모두가 코팅이 되어 있어 수성펜으로 쓰고, 그리고 마음대로 지울 수 있게 되어있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이하고 쉽게 지우고, 정말 좋겠죠? 처음에는 선을 긋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직 펜 잡는데 익숙하지 않을 아이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겠죠? 슬이는 그래도 유경험자이기에 쓱싹쓱싹 잘도 하더군요. 대부분은 쉽게, 재밌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은 자음과 모음을 차례대로 따라 쓰기를 합니다. 자음에 연관되는 단어들도 함께 공부할 수 있구요. 하나 하나 쓰면서 기억하고 낱말들도 배우고, 그리고는 다시 지우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정말 좋더군요. 책과 함께 수성펜이 들어있구요. 한번 쓴 걸 지우는건 휴지나 헝겁 뭐 다른 것들도 가능한데요. 저희 집에는 마트에서 보드 칠판과 함께 구입했던 보드판 지우개가 있는데요, 그게 참 유용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사용하기도 쉽구 말이죠. ^^

 


 

 


자음과 모음을 배우고 나면 숨은 글자 찾기, 조각퍼즐 찾기, 미로 찾기, 끝말 잇기 등 정말 놀이다운, 즐거움이 가득한 한글놀이가 계속되는데요. 마지막에는 썼다 지웠다 할 수 있는 연습장도 있네요. 아리가 연습을 해보라고 그러네요. ㅋㅋ 아빠에게 책을 건네받은 슬이는 어느새 한번에 끝까지 쓰~~윽 다 써버리고 마네요. 앉은 자리에서 말이죠. 아이들이 다 그런거 같아요. 스티커 북을 사주어도 그 자리에서 다 붙여 버리고, 몽땅 써버리고 마는데요.

 


 

 

이 책을 대하는 슬이의 자세도 마찬가지네요. ㅋㅋ 그래도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썼다 지웠다 무한 반복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슬이가 조아하는 슈퍼윙스, 특히 호기와 함께 한글을 배운다는 즐거움! 슬이의 표정에 웃음기가 가득합니다. 아직 동생 한이는 배울 준비?가 안되어있는데요. 누나가 하는걸 보면 한이도 사달라고 난리겠죠?

 

 

요즘 책들의 재질이 정말 정말 좋더군요. 근데 가끔 엄마들이 걱정하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사실 저희 한이도 얼마전 어린이집에서 손이 살짝 베어서 왔더군요. 조금 두꺼운 책들은 괜찮지만 얇은 책에는 가끔 손을 베일때가 있더라구요. 하지만 <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한글놀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세이프 커팅(Safe Cutting)' 기법을 사용해서 손을 베일 염려가 없어졌다는 장점이... ^^ 작은 배려가 책에게 아이들을 맡기는 부모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네요.

 

어제 슬이는 머리를 잘랐네요. 아직은 머리도, <출동! 슈퍼윙스 썼다 지웠다 한글놀이>를 들고 있는 표정도 어색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글씨를 마스터 하는 슬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리고는 한이를 가르친다나 뭐라나 그러면 또 어떨지 걱정이... ㅋㅋ 슈퍼윙스 친구들과 함께 하는 한글놀이, 재밌는 캐릭터들과 함께해 더욱 즐겁고, 한글 실력도 쑥쑥 자라날 것은 믿어 의심치 않을것 같습니다. 슬아, 한아 오늘도 우리 한글놀이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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