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 지는 마을
유모토 카즈미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혈연으로 맺어진 집단, 사랑과 행복의 다른

이름이 되는 곳, 이혼과 폭력으로 대변되는 상처, 추억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공간?!!

돈만 벌어오면 되는 아빠, 이제 가사가 지겨워 일탈을 꿈꾸는 엄마, 물질에 길들여진

딸과 아들, 갈곳잃은 할아버지 할머니... 황혼이혼, 기러기 아빠가 일반화되고 싱글맘

가정이 더이상 특별해보이지 않는 요즘의 현실속에서 '가족'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

일지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웃음과 행복, 아름다운 미래가 넘실대는 소중한 공간

에서 상처와 아픔, 공존을 잃어버린 삐걱거리는 모습으로 변해버린 우리의 가족의

모습을 돌아본다.

 

언젠가 남쪽에 있는 섬에서 매일 물고기를 잡으며 살자는 어머니와 나의

소중한 꿈. 우리 모자는 이불 안에서 끝없이 '언젠가'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1970년대 제철공업이 번창한 K라는 마을, 쇠퇴는 아니지만 어느 시점을 경계로

발전이 멈춰버린 지역, 소란스러움도, 활력도 없고 모든것이 케케묵고 움직이지 않는

마을 K. 그곳에 엄마와 내가 산다. 작지만 소중한 꿈을 키우며 사는 작은 가족.

그 공간속으로 슬며시 찾아 들어온 짱구영감! 자신의 외할아버지를 누구나 그렇게

불렀다. 7살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는 아들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속에 하루

하루를 지낸다. 3년후 짱구 영감의 등장, 말 거간꾼, 노동판, 한국전쟁당시 미군의

시체를 처리하는 일 등 여러가지 일에 전전하던 짱구영감은 어느날 홀연히 집을

떠나버리고 가끔 나타나 외할머니의 돈을 훔쳐 달아나는 일을 반복한다. 그리고

엄마와 나에게 나타난 짱구영감. 엄마는 밤이되면 짱구영감이 보란듯 그의 머릿

맡에서 손톱을 깍곤한다. 그를 증오하는 엄마, 아무말 없는 짱구영감. 두 부녀의

애증관계는 그렇게 짧지도 길지도 않은 1년이란 시간동안 이어진다.



 

"지금 교수실의 내 책상위에는 그날의 조개껍데기가 하나 놓여있다."

청소기로 툭툭 치기도 하고, 싫어하는 반찬을 만들기도 하고, 밤이되면 그의 죽음조차

지키는 것이 싫다는 듯 미워 하며 손톱을 깍아대는 엄마, 한마디 대답없는 외할아버지,

엄마의 불륜과 뱃속의 동생, 자신의 딸을 위해 피조개를 잡아 먼 거리를 지고 돌아온

짱구영감. 가족은 그런것이다. 미워도 미워도 미움이 사랑을 이기지는 못하는...

가끔 TV속 해외에 입양된 아이들이 자신을 버린 부모를 찾는 모습을 보게된다. 왜

자신을 버렸을까 하는 미움이 앞서지만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인가보다. 서로 다른 언어

로 말 한마디 통하지 않지만 자신을 버린 부모와의 만남은 아무 말이 필요없어보인다.

눈빛 만으로도 손끝만으로도 느끼는 사랑이 바로 가족이다. 짱구영감을 그토록 증오

하지만 묵묵히 병실을 지키는 엄마, 엄마의 머리를 지긋이 어루만지는 외할아버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있다. 가족의 사랑이란 화해란 그런것이리라. 쑥스러워 사랑한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너무 미안해서 말한마디 건네지 못하지만 눈빛에서 행동에서

그대로 사랑을 느낄 수가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께 크게 혼났던 기억이 있다. 외출에서 돌아오신 아버지께 어느 누구

하나 잘 다녀오셨냐고 내다보지도 않는다고 화를 내시던 아버지. 그때는 뭐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그러신다고 투덜댔었다. 하지만 이제 그 마음을 조금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외로우셨을 거다. 너무 커버린 아이들, 무관심했던 엄마, 그 속에서 아빠는 자신

의 존재감을 찾고 계셨는 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 부모님께

그 말한마디 하지 못했는데 곁을 떠나버리셨다. 짱구영감의 조개 껍데기 처럼 내게도

아버지의 라이터 하나가 있다. 그렇게 가끔 아버지를 추억한다.

저녁놀이 지는 풍경속 멈춰버린 듯한 시간은 영원한 추억속에 자리할 것이다. 엄마와

나의 생활속에 찾아든 짱구영감과의 일년 남짓한 시간이, 잃어버렸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사랑과 행복이라는 가족의 이름 속에 용서와

화해라는 소중한 가치까지 더해주고 있다. 오늘 부모님께, 가족에게 꼬옥 안아주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표현하는 사랑이 더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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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소녀, 인도를 삼키다 - 무일푼으로 버틴 44일간의 첫 배낭여행기!, Nomad of Passionate series 1
한송이 지음 / 에이지21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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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려움, 기다림, 그리움, 그리고...따뜻함! 인도는 내게 그런 곳이었다.


인도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힌두교, 소를 무척이나 아끼고 숭배한다는 사실,


인더스강과 문명, 떠오르는 IT강국, BRICs로 대표되는 신흥 강국중 하나, 타지마할


... 한반도의 15배나되는 거대한 크기의 땅과 10억이 넘는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나라 인도. 하지만 카스트제도라는 계급사회와 빈부의 격차 등으로


아직까지 세계의 중심에 서지 못한 나라 인도. 그 미지의 나라속으로 뛰어든 한 소녀


의 좌충우돌 인도 여행이 시작된다.


 


그래, 인도에 가는거야!!


직장인이 되었지만 '인도'라는 나라 '그림'이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무작정 뛰어들었던


한 소녀의 인도 여행이 시작된다. 인도로의 출발과정, 그곳에서 겪었던 웃지못한 에피


소드와 인도사람들, 인도의 문화와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진다. 한 소녀가 삼켜 버린,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속으로 들어가보자. 여행과 사랑의 공통점이 있다면 아마도 시작


이전에 다가오는 '설레임'이 아닐까? 미지의 세계속으로 빠져들기전 물밀듯이 밀려드는


설레임과 기대. 하지만 그 기대는 시간이 지나고 그 설레임의 대상에 발을 딛는 순간


무너지고 만다. 기대와 실망은 거의 같은 크기의 관념과도 같다.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


까지 몰고오는, 이상한 악취까지 진동하는 인도 간디 국제공항에서 만난 인도와의 첫인사.


낯선 곳에서 느낀 첫느낌은 바로 이런 '두려움' 이었다. 말못하는 벙어리 신세의 나그네


에게 다가온 사기꾼, 왕 바가지... 어느곳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Crazy driving로


이어지는 끝없는 기다림과 실망의 기운들.. 보고싶은 가족들...하지만 그속에서도 소녀는


다음 인도를 찾을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인도에서의 환전이나 전화사용,


시카라나 릭샤와 같은 인도의 고유 운송수단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하고 여행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여러가지 것들과 바라나시, 푸쉬카르, 타지마할 과 같은 여행지들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고 세심하게 전해주고 있다.





 


짜파티, 난, 쵸우민, 짜이 등 다양한 인도의 먹거리 소개와 섀비나와 무스타파와 같은


인도의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도 있다. 고향을 집을 떠난 사람에게 가장 먼저 드는


감상은 아무래도 가족에 대한 소중함일 것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인도로 떠난 다는


자식에게 '담배는 면세점에서 사가라'라고 말해주는 아빠의 따스함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한국것에 대한 그리움과 소중함이 새삼 밀려온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


가 된다고 했던가.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잊고 지내왔던 우리것, 가족, 친구들...


여행 기간동안에 함께했던 사람들, 그리고 인도라는 낯선 나라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들이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소녀가 그려낸 알콩달콩한 인도 이야기들이 담긴 그림


들은 책속 또하나의 재미다. 인도의 소를 보고 아이라인이 짱이라고 말하는 한쏭의


이야기에 한참을 웃었다. 이렇듯 생기발랄함과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한 소녀가


보는 인도의 솔직한 모습이 이 책 만의 매력이다. 그림과 사진들, 그리고 자신이 본


모든 것들에 대한 솔직 담백한 표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읽는 내내 즐거움과


웃음이 함께 한다.


 


인도는 정말 NO! Problem 이야!!


깜 까로나! (깍아주세요!) 이말 만큼은 꼭 알아두어야 겠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사람


하면 돈많은 관광객으로 인식되어 바가지가 일상화 되어있는것 같다. 서울에서만


사람의 코를 베어가던 시대는 이미 지나 버렸나보다. 깜 까로나! 인도여행 필수 언어!


한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단순히 눈만 즐겁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진정


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방법은 그 나라의 언어를 조금은 익히고, 그들의 문화를 작은


것이라도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다. 문화 속에는 그들의 역사, 삶의 방식, 현재와 과거


를 어우르는 모든 것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두려움과 그리 좋지 못했던 첫인상


을 가진 인도. 하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진정한 인도의 모습과 그 속에


녹아있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44일간의 솔직


하고 피부로 함께 느낄 수 있는 인도여행이 너무 부럽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두려움은 어느새 따스함과 이별의 아쉬움, 그리움으로 변해버린다.  


'꼭! 다시올께요. 잊지말아요. 안녕! 인디아' 하며 그리움으로 떠나가는 소녀.


인디아도 그 소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돌아와요~ 꼭!'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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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1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1
조완선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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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권의 한국 고서, 전설의 책....' HCD+227,  전설의 책의 비밀을 밝혀라!!

1996년 느낌표라는 TV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위대한 유산 74434, 제목이 나타내는

것은 외국으로 약탈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의 숫자였다.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 방영

되었던 이 프로그램은 국민들에게 우리 문화재의 중요성, 반환 요구와 노력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기에 충분했다. 병인양요때 약탈당한 외규장각도서, 일본으로 유출된 많은

문화재들. 아직도 우리의 손을 떠나 이국의 어두운 수장고에서 신음하는 우리 문화재들의

존재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심경, 그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전해지는 고금상정예문, 우리만이 아닌 세계속 위대한 유산이지만 그 실체를 보기도 어렵고

현재로서는 그 존재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과거 프랑스의 TGV도입과 관련하여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 움직임을 보이던 프랑스와의 협상은 잊혀진듯 자포 상태에 와있는듯 하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전설의 책과 문화 선진국들의 국수주의, 그리고 살인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놀라운 역사속 비밀의 문이 열린다.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은 프랑스 국립도서관(BNF) 관장인 세자르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는 한국과의 외규장각도서 반환 협상의 책임자이면서 3년전 죽은 동료 왕웨이가 남긴

수첩속에 담긴 암호의 비밀을 풀게되고 그로인해 죽음을 당하게된다. 반환협상을 몇일

남긴 시점, 세자르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되는 그의 친구였던 정현선 박사와 AP통신의

기자 토마스, 토트라는 조직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헤럴드 박사... 이 세사람은 세자르가

죽으면서 명함에 남긴 게마트리아 숫자, 세자르의 줄무늬 넥타이속 따오기 문양, 왕웨이가

남긴 의문의 암호...들을 통해 살인사건의 실체와 배후를 찾아 나선다. 세자르 살인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던 그들은 BNF를 그만 둔 상트니와 마사코의 의문의 죽음과 차례로 마주하게

되고 그 죽음의 그림자는 그들에게도 서서히 다가오는데...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재 반환을

위한 비밀협상, 왕웨이와 중국간의 모종의 거래, 사건을 담당한 에시앙에게 다가오는 압력,

살인사건을 풀어갈 단서를 제공하는 익명의 제보자.. 숨가쁘게 살인사건의 배후를 밝히는

헤럴드와 정박사, 전설의 책과 HCD+227의 실체와 문화재를 두고 벌이는 각 나라들의 숨막

히는 소리없는 전쟁,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책을 읽는 내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이 함께한다.



 

실제로 직지심경(直指心經·직지심체요절)의 존재를 처음 세계에 알린 사람은 재불 역사

학자인 박병선 박사였다. 이 책속에 정현선 박사의 모델이 바로 박병선 박사인 것이다.

그녀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을 찾아냈고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 시킨 일등공신이다. 그녀는 1979년 조선왕조의궤를 찾아낸 직후 비밀을 누설

했다는 이유로 파리국립도서관을 그만두게된다.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과거역사와 현재의

가공된 상상이 가미되어 한편의 멋진 추리소설이 완성되었다. 책속에는 [다빈치 코드]와 닮아

보이는 설정이 엿보인다. 살인사건, 역사학사이자 고서전문가, 프리메이슨과 비슷한 토트라는

조직, 마지막의 반전, 하지만 차이점이라면 다빈치코드에서 보이던 액션이나 비밀조직과의

대결 보다는, 추리에 더 힘을 싣고 단순한 한 조직이 아닌 문화재와 관련된 여러나라와의

관계에 더 촛점이 맞춰진 것이 이 작품의 특징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 더불어 세계 최고

문화재를 가졌다는 민족적 자부심을 일깨우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속에는 문화를 사랑하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 어두운

이면과 문화재를 대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들이 약탈한 문화재의

반환에는 소극적이면서도 자신들의 문화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반환을 위해

노력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뚜렷하다.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약탈해간 문화재 반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프랑스, 독일이나 중국 또한 우리의 문화재를 제공하는 대신

자신들의 문화재를 얻어내려는 추악한 모습이 책속에 나타난다. 책속에서 나타난 내용

이지만 현실도 그리 다르지 않을것이라 생각된다. 대영박물관이난 루브르 박물관을 약탈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그들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대부분이 이집트를 비롯한 그들이

제국주의 시절 약탈에 의해 얻은 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 약탈문화재 반환의 선례가 그들

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라는 것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한 나라의 존재이유, 그리고 민족적 자긍심까지도 담겨

있는 것이기에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닐까?

 

한편의 거대한 추리소설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시원한 아이스라떼처럼..

우리의 역사속에서 깨어난 세계문화유산, 직지, 그리고 고금상정예문, 왕오천축국전!!

민족적 자부심이 이런 우리의 문화재속에 함께한다. 더불어 우리의 문화재에 대해서 소홀

했던 우리자신에 부끄러운 마음을 갖게된다. 국보1호를 잃어버린 국민들의 가슴에 아직도

눈물이 흐른다. 아직도 어둠속에 묻혀있을, 고국의 품에 안기기를 소망하는 많은 문화재들.

잃어버린 문화재를 찾고 우리 품으로 되돌리려는 더 많은 노력들이 절실해 보인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많은 이들에게 올 여름 휴가계획이 되었으면 좋겠다. 긴장감

넘치는 한편의 역사추리소설을 통해 조상의 숨결속에서 문화적 자긍심을 일깨우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많은 일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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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 개정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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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처럼 불행한 사람이 세상에 또 어디 있냐고???"

평범한 일상에 조용하게 찾아드는 최악의 상황과 사건들...  오쿠다 히데오가 선사

해온 기발한 블랙 유머와 삶의 치유가 이번엔 기발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설상가상

(雪上加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상황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듯한 사람들, 혹은 나의 모습이기도 한 등장

인물들과 그들이 처한 상황들속에 쉽게 빠져든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꼬여가기만 하는

상황들이 반복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돈을 움켜쥐고 크게 입을 벌려 고함을 치는 듯한 표지속 인물이 인상적이다. 얼핏

보면 야쿠자 같기도 하지만 콧물을 흘리고 있는 어른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불황을 이겨내면서 18년동안 어렵사리 철공소를 유지해가는 47살의

기와타니 신지로. 월요일과 비오는날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갈매기 은행의 직원인

23살 후지사키 미도리. 결손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몰린 갈데없는 외톨이 신세의

20살 노무라 가즈야. 이 세 사람의 인생에 다가오는 최악의 상황과 최악의 사건이

그들을 표지속 인물의 험상궂은 얼굴로 만들어버린다.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인물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삶의 무게는 도무지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한가정의 아버지로서 평범하게 작은 철공소를 유지하기를 원했던 신지로. 이웃인 오타

씨와 소음문제로 다투게되다 예기치않은 사고가 발생하고 거래처에서는 설비 증설을

요구로 은행에 대출을 의뢰하지만 일은 자꾸 자꾸 꼬여만 간다. 알콜중독자 아버지의

폭력과 집을 나간 어머니, 불행한 가정환경과 소외감으로 파칭코에 빠져지내고 톨루엔을

훔쳐팔다 야쿠자에게 걸려 돈을 마련하기위해 더 큰 일을 저지르고 점점 어두운 나락으로

빠져드는 가즈야. 맏딸로서의 부담과 은행에서 지점장의 성추행, 그리고 동생의 탈선

등으로 역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미도리. 사회의 소시민이자 자신의 의견조차 떳떳이

내세우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이 애처럽다. 강한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는 정말

냉정하리만치 강한 우리사회의 모습이 그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평범함속에 드러나는

극단의 상황들, 최악의 상황속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안 좋은 일이 있다는 건 인생의 중심에 서있다는 증거야" - P. 218

세명의 주인공을 '최악' 으로 이끄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신지로를 괴롭히는 오타씨,

대출 문제와 여직원을 먹잇감으로 삼는 다카나시, 성추행을 일으킨 지점장, 미도리의

여동생 메구미, 가즈야의 친구 다카오와 야쿠자들....

우리 삶에서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우리를 가장 힘겹고 아프게 만드는

것도 바로 우리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다. 신지로의 말처럼 그가 철공소를 18년동안

하면서 배운 것이 다름아닌 남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것이라는 말이 인상

적이다. 가까운 이웃, 직장의 동료와 상사, 피를 나눈 가족, 믿었던 친구...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면 클수록 상처는 더 커지게 마련이다. 세 주인공의 가슴속 상처, 최악

의 상황을 이끄는 것도 다름아닌 그들의 주변인들이다. 자신의 주장 한번 떳떳하게

내세우지 못하는 주인공들. 그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불신과 어두운 그림자.

시바타 노인의 진실된 모습은 오히려 외면당하는 현실. 우리 사회와 정말이지 많이

닮아 보인다. 그런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시바타 노인의 말처럼 인생의 중심에 서있어서 안좋은 일들로 엄청난 사건에 휘말려

들었던 세사람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설상가상으로

일이 꼬이고 꼬이더라도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고, 쨍하고 해뜰날도 있는 것이리라.

<최악>은 우리의 삶을 그대로 담아놓고 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객관적 시각으로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 속에 어떤 구체적인 답도, 나름의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지만 '최악'의 상황을 통해 우리는 '최선' 혹은 '차선'의 길을 찾아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특별함이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함으로

더 공감이 가고 쉽게 빠져드는 <최악>을 담은 이야기들. 최악이었다는 말은 이제

앞으로는 이보다 더 나쁠수는 없다는 말과 같다. 오늘 당신에게 있을 지 모르는 최악을

어떻게 풀어낼지 이 책을 한번 만나보는건 어떨까?

<최악>과 만난 후, 당신에게는 더이상 최악은 없고 '최선' 만이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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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2 - Yes를 끌어내는 설득의 50가지 비밀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노아 J. 골드스타인 외 지음, 윤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설득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사람이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나의 의지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리게 만드는

기술을 설득력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런 설득에 관한 심리학적 법칙들을 설명한 책이

바로 <설득의 심리학>이었다면 이 책 <설득의 심리학 2>는 전작에서 이야기했던

심리학 법칙을 조금 더 세분화하고 과학적인 접근과 현장에서 사용가능한 실천적 노하우

를 생동감있게 표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설득에 관한 6가지 심리학 법칙

을 더욱 세분화해서 50여가지 과학적 접근으로 객관성을 높였고, 현장 지향적이고

실천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킨 놀라운 책!          -  타임즈

기업에 있어 마케팅이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들을 이해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들이 가진 것들의

판매를 통한 이윤창출이 목적인 기업들에게 소비자에 대한 설득은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시장에서 소비자의 심리를 예측하고 파악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만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소비자 심리 파악이나 설득이라는 마케팅의 본연의 모습

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쉽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 2>는 이렇듯 전작

에서 제시했던 이런 설득의 심리학 법칙에 대한 한계를 넘어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

으로 도움을 주고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설득의 기술을 제시한다. 또한 다분히 심리적

으로만 파악하고 이해하던 설득에 대해서, 연구결과와 세부 사례를 통한 과학적 접근

이라는 성과를 이루어 내고있다. 사회적 증거, 상호성, 일관성, 호감, 희귀성, 권위의

법칙 이라는 여섯가지 법칙들을 바탕으로 하면서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접근을

이루어 간다. P&G의 옵션감소로 매출이 증가하는 사례, 암웨이의 기록의 힘, 코카

콜라가 입증한 희귀성의 법칙... 등 각 법칙들에 대한 기업들의 사례연구에 바탕을

두고, 알리시아 그랜디 연구팀의 미소와 고객만족의 관계 연구와 같이 여러 기관과

연구팀들의 소비자 행동연구, 사회과학, 행동과학, 광고효과... 등 구체적이고 과학

적으로 설득을 바라보도록 도와주고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요즘 TV를 보다보면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우리의 실생활속

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소위 눈감고도 척척 그 일을 해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우리는 달인 이라고 칭한다. <설득의 심리학 2>

이 책의 목적은 이런 달인을 만드는데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이끄는 삶을 위한

설득의 달인이 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심리학적 한계를

뛰어 넘고 과학적 접근을 통해 독자가 더 쉽게 이해하고 조금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 많은 흔적이 엿보인다. 50가지 세부적인 지침들속에서 보여지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례와 연구들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이 이끄는 삶의 형태로

지금까지의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이 무대라면, 대사 한 줄만 바꾸어도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책속에 담겨있는 여러가지 세부기법중에 영화 스타워즈 루크가 다스베이더를 설득

시킬수 있었던 라벨링 기법이 인상적이다. 영화속에서 쉽게 보고 지나쳤었던 이런

것들을 전략적 기법으로 구체화 시킬수 있다는 것이 참 재밌게 생각되고 또 이런

기법들을 사업이나 다양한 인간관계속에서 실행 가능토록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가

특별함을 준다. 마지막 에필로그 속에 담긴 설득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에서 언급

되는 글로벌 설득력이 문화에서 나온다는 사실, 그리고 윤리적 설득자로서의 노력

도 참 맘에 들고 깊이 생각해야 겠다고 느껴진다.

설득을 위한 실천지침들의 단순 명료성이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복잡하고 실천

하기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해보고 실험해볼 수 있는 실행력

을 선물해준다. 젊음은 행동하는 열정이 있어 아름답다. 그 열정에 설득의 기법이

가미된다면 우리가 꿈꾸는 행복과 성공의 씨앗이 손에 잡힐 듯 조금더 가까이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단 한줄의 대사만 바꿔도 인생이라는 무대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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