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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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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집단동일시라는 것을 가장 먼저 의식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아마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들어와 학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활동들을 보는 순간부터가 아닐까? 
그리고 가장 '자신'의 테두리를 건드리고 피해를 본다고 느껴지는 순간 
본인의 주장과 동일한 것을 제창하는 집단에 들어가 힘을 보탠다.
이는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정치적인 동물인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맹신자들의 저자, 에릭 호퍼는 이 책에
그 집단동일시가 표출되는 대중운동의 실상을 아포리즘으로 가득채웠다.

- 야유암 白 -

대한민국 대학가에서 99년도까지는 학생운동이 대세인 시기였다. 그리고 00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 그 학생운동의 의문을 갖기 시작했으며, 03년도에 넘어서는 대학에 갓들어오는 새내기들이 사회 자체에 대한 생각, 아니 행동적인 운동을 왜 해야하는지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학내에서 외부 진보 집단과 연결맺은 총학에 대해 거부운동이 벌어졌으며, 학내 복지 및 수업 환경 등에 정책 기조를 내세운 후보들이 줄곧 당선되었고 이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 부분에 대해 민주화 이후의 학생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방황하여 바뀌었다는 측면이 있어 지금의 대학 총학이나 학생들의 움직임을 비판하는 00학번 이전 세대들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학내의 학생 운동은 시대의 고민이 담겨있다. 

맹신자들에 담긴 핵심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변화가 필요하거나, 변화로 인해 피해를 받을 때 본능적으로 대중운동의 광신자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전에 겉치레로 나는 정치가 싫어, 나는 비권이야 등을 주구장창 자신을 비호하여 나름 중립을 지켜려는 사람들마저 이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치'를 좁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 뿐. 생활 정치의 범위에서는 다 포괄된다). 잘사는 사람이든 못사는 사람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맹신자가 될 수 있다. 언제, 왜, 어떻게 맹신자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샅샅이 이 책은 솔직한 어조로 담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나? 너무나도 솔직하게 사람과 대중의 심리를 까발리다보니 자신을 나름대로 변호했던 보호막이 사라졌다고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불온하고 불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정하고 인정해야한다. 지금까지 무관심을 중립으로 생각했던 사람들, 자신이 증오하는 부분을 외부 눈치에 의해 뭔가 지적(?)으로 보이기 위해 직접적인 불호 표현을 자제하고 평가를 보류함으로써 중립을 표현했던 사람들 등 허세를 벗어 던져야 한다. 세상을 불편하게 하는 여러 가시가 자기를 직접 찌르기 시작했을 때 이들도 맹신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중립은 없고 광신자가 된다.   

이 책은 전형적인 사회과학적 연구방법에 의해 쓰여진 글은 아니다. 다소 비전문가적 기술로 쓰여졌고, 에세이처럼 느껴져서 낯설 수가 있다. 또한, 용어도 인문사회에 대한 기초 소양이 없으면 독해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인간 사회를 꿰뚫는 통찰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여러 시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는 대중 운동의 본질에 눈을 뜨게 해 준다. 한 인간의 통찰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고 싶으면 이 책 일독을 권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이 책만큼 세상을 읽는 통찰력을 주는 책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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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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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치고 방황 중이신가요? 
단순한 자기계발서라 여기지 말고, 진짜 인생의 멘토를 시인과 철학자에서 구해보세요. 
그들이 손을 내밀어서 당신의 세심한 마음 속으로 들어갑니다.
20대 후반으로 들어선 시점에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행운일 겁니다. - 야유암 白 -

사람이 태어나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지내는 동안 다른 여타 사람과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유사한 점은 많다. 배가 고프면 무언가 먹고 싶고, 추우면 따쓰함을 찾고 싶는 등 기본적인 욕구부터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거나 지향점으로 나아가는 것, 또는 사람을 사랑하고 돕는 마음으로 표현되는 이성적인 욕구까지 다양하지만 공통된 점이 많다. 단지 그 방법 면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자기만의 언어로 풀이한 사람들이 시인들과 철학자들이다.  

그 동안 우리가 시와 철학을 어렵게 다가온 이유는 하나다. '언어'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기에 어렵게 다가왔을 뿐이다. 하지만, 그 언어를 일상적 언어로 풀이될 때, '어라, 생각하는게 차이가 없네', '이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네!', '나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등으로 느껴진다. 시인과 철학자들의 괴리되 언어를 우리의 일상용어로 풀어준 책이 바로 강신주씨가 지은 '철학적 시잃기의 괴로움'이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교육과정을 밟아온 사람이라면 시는 문학이나 국어시간, 철학은 윤리시간의 윤리사상에서 처음 접한다. (참고로 이 책에서 언급된 철학자들은 대학교 철학 교양 시간을 통해서야 이름을 들어본 사람들이 많음). 그리고 바로 문제풀이를 위해 그들을 이해하지 않고, 그 분들의 용어를 통째로 외운다. 그래서 처음부터 시인과 철학자들의 만남은 폭력적으로 접한게 우리들이 접한 교육과정이다.  

철학자나 시인이나 우리와 동일한 사람들이다. 이 부분을 분명 전제로 인식하고 이 책을 접하면 정말 그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성복부터 허연까지, 라캉부터 카뮈까지 다들 이성을 사랑하고 세상을 우리보다 더 사랑했기에 그들만의 관점을 가졌을 뿐이다.  

자, 그러면 뭘 어쩌자는건가? 그 유명한 시인과 철학자들의 관점을 내가 이해하면 그게 다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다. 또 다시 폭력적으로 다가와 우리에게 이해를 구하려고 구걸하는 것은 아닌 것인지 의심할 만하도 하다. 근데 그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저자 강신주는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것을 던져주고 싶기에 이 책을 저술하였다.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라는 부재답게 삶의 지혜를 건제준다. 여타 자기계발서로 습관으니 지식을 던져주는 것이 아닌 지혜를 던져준다. 사랑을 하고 사랑에 아퍼하고, 사람에 웃고 사람에 슬퍼하고, 세상을 구하고 세상에 상처받는 모든 분들에게 각각 상황이 다가 왔을 때 우리보다 현자인 멋진 시인들을 어떻게 표현했고, 철학자들은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 표현과 해석으로 우리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다.

이 책이 당신을 위로해주었으면 좋겠다. 사랑과 자유를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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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0월의 추천도서입니다.  
다시 한 번 희망을 품게 만드는 좋은 책들이 나왔네요.

 

 1.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우리나라의 복지에 대한 기본생각은 '자기'에게 손해를 주지 않은 선에서 입장이 정해지고, 그에 따른 논리를 만들어간다. 재미있는 부분은 경제성장론자나 복지중심론자 모두 제대로 된 복지를 사실 잘 모른다는 점이다. 책에서 어떻하든지 자기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나 찾으려고 하지, 실생활에서 어떻게 사람의 삶과 연결지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역으로 경제 성장만 목격하며 살아왔다. 천박한 탁상공론에 빠진 양측에게 복지의 실상과 체계, 현사회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실제 미국인이 유럽인의 삶을 보면, 우리 삶 또한 반추할 수 있지 않을까?

  

 

2. 학교란 무엇인가 
 
  사회가 무질서의 좌표 속에서 헤매일 때, 우리는 Back to the basic을 외치며, 그 현장으로 교육분야를 제 1순위로 택한다. 그리고 이는 공교육으로 이어지고 학교로 스며든다. 입시와 돈벌기를 넘어서 진정한 교육 본연의 자세로 가기 위한 교육 주체들 사이에 역할을 재점검하는데 이 책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묻고 있다. 개념이 아닌 실천 가능한 대안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미래를 꿈꾼다.  

 

 

 

3. 왜 리더는 거짓말을 하는가? 
 
 이 책의 핵심은 충격적이다. 지도자가 자국 국민에게 행하는 거짓말이 더 많고 위험하며, 이런 거짓말의 유혹은 오히려 민주주의 국가 지도들에게 더 많다고 경고한다. 속지 않고 똑똑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도층의 매번 똑같은 논리에 당하지 않은 권리를 배양하기 위해 이 책은 필독서입니다.  

 

 

 

 

4. 닥치고 정치 
 
 통쾌한 정치 교양서리 칭하고 싶다. 통쾌의 후면에 역설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거기서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다. 정치 지형을 유쾌하게 바라보고, 개인과 정치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5.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시계의 발명과 근대성, 산업화가 맞물려 일상 생활이 점점 획일화되어졌다. 물질적 풍요는 얻었지만, 자신의 생체 시간을 담보로 잡혔다. 학교, 회사 등에서 이렇게 사회적 강요에 의한 증상을 저자는 사회적 시차증으로 말하며, 현대인 둘 중 하나가 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의 전제로 자기 본연의 생체 시간을 회복해야하지 않을까 감히 의견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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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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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신간도서 추천 목록입니다. 

추천기준은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면 강력 추천,  
단순한 현상의 나열이지만 생각을 정리하게 도와준다면 추천. 

이 두 가지에 부합하는 것만 추천하며, 이 외적인 것은 냉정하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1. 예능은 힘이 세다  

  예능은 힘이 센 '현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왜 예능이 힘이 세게 되었는지에 대한 규명이 없어서 아쉽지만, 1단계로 그러한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종의 문화 사회학/미디어 사회학적인 기술로 현재의 예능 세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그러한 Power를 가능케 한 것으로, '미디어' 자체를 고찰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2. 많아지면 달라진다

 통찰력을 주는 책으로서 강추 도서. 
 우리나라 대다수 전자회사들이 TV와 SNS을 결합하여 스마트TV 를 표방하여 판매하고 있지만, 왜 SNS와 TV와 연결되어야 하는지 근본적 물음, 세부적으로 말하면 소비자에 대한 인식이 사실 전혀 없다. 

 SNS가 사회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으며, 대중의 시간이 점점 TV소비에서 SNS에 더 많이 할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한 관점하에 사회 다방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예상하고 그에 대한 답으로 상상력을 제시한다.  

 

 

 3. 발칙한 진화론
 최근 심리학의 대세인 진화 심리학에 대한 대중 알리기용 도서다.

 그 동안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데, 사회학이나 인문학 등이 본원적 본능으로 이해한 반면이 상당히 컸으나, 최근에는 진화론적 관점으로 인간을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사회과학, 경영학 마케팅 등으로도 이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4. 생각의 완성
 전혀 새로운 생각을 전해주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창의력-설득 및 비판-소통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생각이나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가볍게 익히고자 하시는 분에게 권하고 싶다.

 

 

 

 

5.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심리학과 뇌과학 분야 베스트 오브 베스트 선정도서. 

무한도전 김태호 PD도 이미지로 생각하는것에 익숙해서 활자에 능숙하지 못하다고 표한 바가 있다. 시각적 언어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창조력도 높으며, 생각의 속도가 빠르다고 평한다.  

새로운 고민의 화두를 던져주기에 강추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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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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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 KBS2TV에서 상반기에 시청율은 저조했지만, 많은 마니아를 만든 드라마 한 편이 있다. 바로 '마왕'이다. 드라마 마왕은 고등학교 시절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두 남자와 사물의 잔상을 읽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17부 중반부를 보면 태성(주지훈 분)과 오수(엄태웅 분)가 주고받는 장면이 있다. 오고 간 대화는 다음과 같다.

   
 

태성:
당신이 파헤치는 진실이 당신을 찌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미 살인자에 대한 모든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석진씨의 핸드폰 통화내역 그리고 사진... 언젠가 당신이 나에게 말했었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오수:
눈에 보이는 것조차 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었죠. 당신은...

태성: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눈에 보이는 증거로부터 시작하세요.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은 진실은 거기서부터 찾으면 됩니다. 정말 궁금하군요. 당신이 진실을 알게 되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지식e 시즌 2를 예약구매하고, 다 읽고 난 후에 내 머리 속에 생각 난 것은 마왕 17부의 저 장면이었다. 지식e 시즌 1에 이어서 시즌2 역시 '눈에 보이는 것'을 세심히 살펴본 흔적을 역력히 하나의 시를 감상하는 문학 책처럼 고이 담았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큰 축으로 하여 각각 단어에 10개의 이야기를 담아 총 40개의 이야기가 가슴을 적신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담지는 않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독자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조차 보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무작정 감정적으로 마음을 낮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을 상세히 세부 설명으로 달아둠으로써 인식의 휘어진 선을 곧게 만드려는 취지를 살렸다고 해야할까? 머리말에 지식은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낮게 하는 것이라고 기술은 했지만, 이 책은 보면 볼수록 마음을 낮게 만든 동시에, 머리는 마음을 향하도록 해 주었다.

이번 시즌2에는 인식의 전환을 시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린 듯 하다.(특히 '락'부분에) 당시에는 비난과 야유 등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인정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즌1에 비해 많이 실렸다. 단순하게 사는 법을 알려준 데이빗 소로우, 음악을 통해 사회참여를 했던 첨바왐바, 전위적 자유로운 음악가 찰스 아이브스, 빛의 흐름을 탁월하게 포착하여 변화하는 세계상을 보여주고자 시도했던 렘브란트,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작가 故 권정생씨까지. 용기를 많이 얻은 부분이었다. 좀 뭔가 다른 방향으로 내 길을 만들려고 있는 나에게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꿈을 버리지 않게 해 주고, 끊임없이 의지를 다시 가다듬도록 일깨워주었다. 이 분들의 삶 역시 당시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으로부터 자기의 길을 찾아서 만들어 갔다. 단지, 그 사람들이 만든 것이 당시 사람들이 이해하고 바라보는 인식의 눈에만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 역시 이어졌다. 진정 사람을 위하고, 따쓰함이 느껴지는 지식은 사회적 약자에서부터 파생하기 때문이다. 동대문으로 쫓겨나 또 다른 곳으로 쫓겨날 형편에 처해 있는 청계천 상인들, 교육 인권이 전무한 대한민국 초등학생들(사실 '학생'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에게 인권은 없는 것 같다), 저임금에 착취 당하는 노동자들, 멸시를 받는 탈북자들, 여기저기 다니기 어려운 장애인들까지. 그분들을 향한 시선이 곧 사회 시스템의 문제임을 '눈에 보이지 않은 사실'을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신자유주의를 더욱 더 고수해가는 우리나라 현실 상 앞으로 88만원 세대로 전략할 현재 젊은이들에게 사회는 밉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희망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 직접적으로 행동의 필요성과 권유 등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행동표출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바람직한 시민상을 그려 주었다고 해야할까? 뉴미디어로 소통하여 서울 중구 태평로 1가에 모여 시민의 생각을 보여주자는 정도?! '엄지의 귀환'과 '서울 중구 태평로 1가'는 무기력해가는 현대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대한 불만을 어떻게 표출해야하는 지 보여준다. 온라인에서만 시끄럽게 떠들어봤자 사회지도층들은 그 불만을 그냥 씹으면 그만이다. 일일이 답글 달며 대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 더 나아가 겉으로 표출되는 뭔가가 더 필요하다.

2007년 미국에서 개봉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SICKO(식코: 앓는 이)'를 보면 전 영국의회의원이었던 토니 벤과 무어가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토니 벤은 무료 의료 복지가 시행되고 있는 영국의 현실을 말하면서 민주주의와 통치자에 대해 의견을 내 놓는데 아래와 같다. 마치 얼마 전 대선이 있었던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현실을 말하는 듯 싶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에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참고로 마이클 무어 감독의 SICKO는 08년 상반기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될 예정이고, 무어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 또한 환영한다고 말했다. 완전한 의료보험이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가 차차 의료보험에 대한 규제를 풀고 민영 보험 업자들의 배를 채우려고 하는 이 시점에서 이 다큐멘티리 영화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왜 현재 미 대선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공약으로 전국민들에게 의료보험제도실시를 걸고 있는 지에 대한 내막을 알고 싶으면 꼭 감상하길 바란다. 사실 이거 보고 유럽의 의료보험제도가 많이 부러웠다)

   
 

빚을 진 사람은 희망을 잃고 절망한 사람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자, 그들(지도층)은 늘 온 국민이 투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만약 영국이나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만약 영국이나 모두 들고 일어나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후보들에게 표를 던지면 민주투쟁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그런 일이 없도록 국민들이 계속 절망하고 개탄하도록 하는 거죠. 국민을 통제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공포를 주는 것이고 둘째는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것입니다. 교육받고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국민은 휘어잡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을 대하는 특별한 자세가 있지요. '저 사람들은 배워도 안 되고 건강해도 안 되고' '사기 충전해도 안 된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는다'라고요. 인류의 상위 1%가 세계의 80%의 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은 사람들이 그걸 참는다는 겁니다. 그들은 가난하고, 어지럽고, 겁을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최선이란 시키는 대로 일하며 소박한 꿈이나 꾸고 사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갑니다.

 
   

이 책은 올바른 것을 보려는 우리의 마음과 그러한 의지, 그리고 휘어진 선을 곧다고 믿어 왔던 자신에 대한 반성을 무겁지 않은 말투로 소근소근 이끌어낸다. 그래서 거부감마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실 옳기 때문이다. 맨 위에 인용 대사에서 말했듯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행동한다는 것 자체와 거기서 나오는 진실이 우리를 찌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를 찌를 수 있다는 말은 기득권으로 대표되는 현재 본인이 가진 것에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다들 겁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당신이 있기에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 자. 눈에 보이는 것부터 시작하자.

추신: 책에 오자나 탈자가 곳곳에 보인다. 내가 가진 책이 초판이어서 재판 때는 이미 수정이 되어 있을련지 모르겠지만, 139페이지의 '정신분열증이예요'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정신분열증이에요'라고 수정되어야 한다. 예요는 이에요의 준말이기 때문이다. 읽을 때 다른 부분에서도 눈에 띄는게 2~3군데 더 있었는데, 읽을 때 체크를 안 해서 어디에 문제 있는지 다시 찾기가 어렵네요; 다시 처음부터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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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buriya 2008-02-1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야유암 2008-02-23 12:46   좋아요 0 | URL
+_+

정상 2008-02-27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배 안녕하세요^0^

저 5반 예슬이요~

야유암 2008-02-27 23:08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ㅎㅎㅎ +_+

수아빠 2008-06-0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