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형제라고는 오빠와 나, 이렇게 단 둘..
어릴 땐 죽어라 싸우고, 싸우고 반쯤 죽고(ㅋㅋ) 그렇게 40년 세월이 흘렀다.

이제야 시집, 장가 다 가고 애 둘씩 낳고
한달에 한번쯤 얼굴보면서 살고 있지만

형만한 아우 없다고,
마음 쓰는 거 보면 진짜 이 인간이 나보다 훨씬 낫다는 걸 맨날 느낀다.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49제하는 동안
얼굴 못보고 살았는데...
엄마랑 통화하는 옆에서 소리를 지른다...
"뚱땡~ 보구 싶다~~"

그놈의 뚱땡 소리에 20년을 싸우고 지냈는데,
새삼스런 그 소리가 왜 이다지 정겹더냐~

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나한테 가르쳐준 것도 딥따 많기는 하다.
고스톱, 포카, 섰다 등등 보드게임(ㅋㅋ)들이며
중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놀던 연필로 땅따먹기 같은 놀이들이며... ㅋㅋ

뭐~ 삶의 질이며, 인생철학같은 고차원적인 거야
지나 나나 벼얼로 친하게 지내지 않던 인간들이니..

시집가기 바로 전까지도 주말에 집에 가면
오빠랑 레슬링하면서 놀았으니... 고차원은 무신~~~

대학다닐 때도 나보다 좀 나이먹은 남자 선배들이 "이 오빠가~"하고 말하면
"오빠 좋아하네~ 나한테 오빠는 하나밖에 읎다~"하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남편도 나보다 어리다. ㅎㅎ
덕분에 남편이랑 오빠랑 서로 연공서열이 확실해져서 나이때문에 오는 어색함도 없어서 이것 또한 좋더라.

돈도 잘 번다.
대기업다니다가 외국인회사 들어가서 연봉이 세배로 뛰었다.
이직이 빈번한 그 회사에 8년째 다닌다.
어디던지 들어가면 참으로 잘한다. 공부는 아니었는데...(ㅋㅋㅋ)
지금 집안 일으켜 세웠다.
신문에 나오는 떠들썩한 사람은 아니지만,
왠만한 의사보다 잘사니 옆에서 보는 나도 덩달아 기분이 훌륭해진다. 시댁에서도 뽐나고~~~

그래도 난 우리 남편같은 사람이 좋다.
오빠나 나나 승깔머리 드러워서... 너무 많이 알아서 질린다. ㅎㅎ

오빠야,
건강하게 알콩달콩 잘 살자~
엄마 잘 모셔줘서 나도 행복한 거 너 아냐?
(이게 내 글이니까... 나도 반말 좀 해보자... 메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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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0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오빠가 계서 부럽습니다^^ 에고 울 만순이, 만돌이가 배워야 하는데... 아, 제가 배워야 하는 군요^^;;;

이등 2005-06-20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오빠요? 오빠가 좋기보다는 좋은 여자랑 결혼을 해서 온 가족이 평안한 것 같습니다. 오빠야 핏줄이니까 빌빌 싸고 살아도 봐주지만, 올케언니가 싫으면 땡~이쟎아요. 가정이 편안하려면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불끈~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