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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Feynman
짐 오타비아니 지음, 이상국 옮김, 릴런드 마이릭 그림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양자역학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천재적인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그리고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물리학 강의' 등의 책을 썼던 저명한 작가.... 실제로 이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런 몇 가지의 단편적인 지식에도 불구하고 괜시리 '파인만'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은, 그나마 물리학에 대해서 조금 관심이 있다는 것과 그가 쓴 책들을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얼마 전부터 보관함에 담아 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며 살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듯 합니다. 상대성 이론 자체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물과 상대성 이론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고, 역학에 대한 이해가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뉴튼이라는 사람과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용어가 전혀 거부감 없이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QED에 대해서는 텔리비젼 과학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기억이 전부이고 이해를 위한 기본지식도 노력도 없었지만, QED라는 용어가 양자역학에 대한 용어이고 파인만이 이 분야에 업적을 남겼고 일반인을 위한 책을 쓰기도 했다는 사실만은 내 머릿속에 또렷이 친근함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대로 안다는 것과 알고 있다는 듯이 느끼는 것과의 괴리가 생각보다 훨씬 크겠지만, 어쨌든 파인만과 양자역학, 그리고 QED라는 말들이 낯설지만은 않은 상태에서, 그의 인생을 만화로 다룬 이 책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만화라면 그가 심취했던 물리학에 조금 더 쉽게 다가설 수 있으려니 하는 기대도 있지만..... 결국 다 읽고 나서 느끼는 것은 이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는 조금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그가 했던 물리학의 영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하얀 백지 상태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해야 할까나 봅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1918년 5월 11일 뉴욕시 퀸즈의 파 락어웨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책에서도 티라노사우르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나오지만, 유대인이었던 그의 아버지 멜빌 파인만은 파인만이 어렸을 때부터 단편적인 대답보다는 많은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왔던 훌륭한 선생님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실험실을 가지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단순한 물리학자로서의 삶만이 아니라, 라디오를 수리하거나 금고와 자물쇠를 여는 일, 작가나 화가, 그리고 악기 연주자로서의 재능도 함께 지니고 있었고 유머와 재치도 출중하였습니다. 1939년 MIT를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였고, 전쟁 후인 1945년에는 코넬대학교 이론물리학 조교수로, 1950년 캘리포니아 공대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코넬대학 시절부터 양자전기역학(QED)를 연구하였으며 이후 '재규격화이론'을 완성하였는데, 1965년에 이 업적을 인정받아 J.S. 슈윙거,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이 책에서 파인만이 자신이 완성한 재규격화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이상한(?) 그림은 파인만이 직접 고안한 '파인만 다이어그램(Feynman diagram)'인데 이론 물리학에서 널리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업적 이외에도 그가 행했던 캘리포니아 공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물리학 강의로도 유명한데, 후에 '물리학 강의'라는 책으로도 출간되었고, 이 책에서도 파인만이 물리학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책들을 출판하여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20세기에 거시적 세계를 다루는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이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미시적 세계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파인만을 대표적인 인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형식과 권위를 거부하고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끝까지 유지했던 그의 삶의 모습 또한 많은 이들에게 매력으로 남았습니다. 1988년 암으로 투병 중 69세의 나이로 사망하하였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한 사람의 인생을 깨알같은 글씨로 채워진 책으로 표현한다 해도 만만치 않은 일일텐데, 만화라는 형식으로 표현한다면 훨씬 단순화시키고 축약해서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림이라는 형식이 주는 장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단순히 어린시절부터 나열하는 연대기적인 방식으로는 복잡스런 인생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니까요. 또한 늘어나는 양도 문제가 되겠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 궁금하였는데, 저자들은 파인만이라는 인물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굵은 주제에 중심을 두고 파인만이 화자로서 직접 현실에 등장하기도 하고 독백과 회상을 통해서 직접 화자로서 말한 내용과 연관된 사건이나 생각들을 곁들임으로서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방식으로 그러한 어려움을 해결한 것 같습니다. 파인만의 삶 자체가 아니라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하면서 물리학의 영역을 헤쳐나가던 삶의 맥락에 더 포인트를 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요하다면-실제 가장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물리학 자체에 대한 설명도 마다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들이밀고 있는데,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가만히 읽고 있노라면 물리는 역시나 어려워하고 물러서기 보다는 그가 했던 학문에 대한 궁금중이 훨씬 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가 쓴 가벼운 책들도 읽어보고 싶지만, QED 강의나 물리학 강의 같은 책들이 더 흥미를 일으키는 것을 보니, 이 책은 단순한 파인만의 일생을 그린 만화라기보다는 물리학의 매력에 흠뻑빠져 살았던 한 괴짜같은 천재 물리학자를 통해서 물리학이 가지는 오묘함과 끝없는 매력을 은근히 내 비춰주고 있다고도 하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대하게 된 파인만.... 이 사람이 살았던 삶도 흥미로웠지만, 그가 빠져살았던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더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독자로서 이리 궁금증이 부푸는 것은 파인만의 삶이 지닌 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삶의 맥락을 멋지게 풀어낸 저자들의 노력의 결실-또한 이 책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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